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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여행

전라선, 그리고 17번 국도 <곡성-가정마을>

by 눌산 2008.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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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6월의 섬진강 도보여행 기록입니다.

 

 

산 아래로 전라선 열차가 달립니다.

나란히 17번 국도가 뱀처럼 구불구불 이어지고,

그 아래로는 섬진강이 한없이 흐릅니다.

기차와 자동차, 강이 나란히 달리는 길입니다.

눈을 지그시 감고 그 그림을 그려봅니다.


협착한 골을 쉼 없이 달려와 비로소 강다운 면모를 갖추는 곳,

전라남도 곡성입니다.

강은 넓다지만 아직 협곡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넘어야 할 산이, 지리산이 기다리니까요.

아마, 강의 끝, 바다를 만날 때야 그 답답함을 벗어나겠지요.


섬진강 도보여행을 시작하고,

장맛비를 만났습니다.

한참을 노닥거리다 다시 걷기 시작한 길이

이 전라선과 17번 국도와 섬진강이 만나는 곡성구간입니다.


지난 밤, 가는 비가 내렸지만 열대야를 방불케 할 정도로 무지 더웠습니다.

이른 새벽이지만 몸은 젖어 무겁기만 합니다.




지난 밤, 가는 비가 내렸지만 열대야를 방불케 할 정도로 무지 더웠습니다.

이른 새벽이지만 몸은 젖어 무겁기만 합니다.







전라선 복선화 공사로 폐선이 된 철로.
지금은 섬진강 기차여행의 증기기관차가 다닙니다.

 

 

 

 

 


묘천과 오곡천, 섬진강이 만나는 오곡면 오지리.
실핏줄 같은 크고 작은 도랑이 힘이 합해 강이 됩니다.
퍼가도 퍼가도 마르지 않는 전라도 강 섬진강은
곡성에서부터 비로소 강의 모습으로 변합니다.

 

 

 

 

 


강 양쪽에 줄을 묶어 잡아 당기며 오가는 줄 배나
긴 대나무 장대를 강 바닥에 짚어가며 건너는  나룻배가 사라진 섬진강에는
크고 작은 다리가 놓여 있습니다.
자동차는 다닐 수 없는 오지리 강변 다리.

 

 

 

 

 


곡성군 오곡면 오지리 마을 돌담.
소설가 공선옥 님의 고향입니다.

 

 

 

 

 


오지리 동문 터.
사대문 중 하나로 정유재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모병길에 지난 길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더러 빈 집이 보입니다.
특이하게도 담장에 문이 달렸네요.

 

 

 

 

 


고달池 연꽃

 

 

 

 

 


곧, 붉은 융단이 깔리겠지요.

 

 

 

 

 


호랑이가 살았다는 호곡리 앞 호곡나루.
섬진강 530리 길 중 유일하게 줄 배가 놓인 곳입니다.
불어 난 물에 몸을 피한 나룻배는 보이지 않지만
잠시 파란 하늘이 보입니다.






호곡나루에서 바라 본 곡성 동악산

 

 

 

 

 








오랜만에 보는 은어 낚시꾼입니다.
어릴적엔 저도 은어 낚시를 많이 했지요.
은어 낚시법은 참 특이한데요.
은어의 미끼가 바로 산 은어입니다.
바위 틈에 낀 이끼를 먹고 사는 은어는 미끼가 따로 있을리 없지요.
은어 낚시를 '놀림낚시'라고 하는데요.
산 은어(씨은어)의 코를 뚫어 그 옆에 바늘을 매답니다.
씨은어를 풀어 놓으면 먹이를 찾아 움직이면서
먹이 영역을 지키기위해
바위 틈에 있는 은어와 먹이 다툼을 하게 되는데,
이때 낚시에 은어가 걸려들게 되지요.

그 많던 은어가 다 어디갔는지....
요즘 섬진강변 횟집에서 내 놓는 은어의 대부분은 양식이라고 합니다.
제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30년 전 얘기지만 그때는 은어가 너무 많아
은어를 잡으면 배를 갈라 지붕 위에 말렸습니다.
반찬이나 간식으로 그 은어를 기름에 튀겨 먹으면 참 맛있었지요.
아, 은어 맛 아시나요?
수박내 싸하게 도는 그 향이 독특합니다.

 

 

 

 

 


섬진강 기차여행의 종착역은 가정역입니다.
두가리 가정 마을에는 자전거 대여소가 몇 있고,
쌍쌍이 커플용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1인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라고 다 솔로는 아니겠지만요.
자전거 코스는 여럿 있습니다.
하류로는 압록까지 아스팔트 포장도롭니다.
대부분, 열에 아홉은 이 코스를 탑니다.
자동차가 달리는 코스라 위험하기 짝이 없지요.

가장 좋은 코스는 사진에 보이는 저 곳입니다.
가정마을에서 호곡나루까지 약 8킬로 코스로
말랑말랑한 흙길에 자동차도 거의 다니지 않는 길이죠.
초가 정자도 두어군데 있고, 그늘도 있고, 산에서 흐르는 물도 있습니다.

 

 

 

 

 


마천목 장군의 전설이 전해오는 도깨비살.
웬 도끼비냐구요?
전설이 하나 전해옵니다.

‘옛날 옛적 전남 곡성 섬진강변에 훗날 장군이 될 마천목이란 소년이 살았다.
소년은 어느 날 어머니에게 드릴 물고기를 잡으러 강변에 나갔다가
반짝이는 푸른 돌 하나를 주웠다.
그날 밤 소년의 집 앞에 푸른 불을 번쩍이며 도깨비들이 나타났다.
“당신이 주워간 돌은 우리 대장이니 돌려주시오.” 그러자 소년은
“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강에 독살(물고기를 잡기 위해 돌로 쌓은 방죽)을 쌓아주면
너희 대장을 놓아주겠다”고 답했다.
그날 밤 도깨비들은 방망이와 불로 조화를 부려 독살을 쌓았다.’
그 후 이 곳에 놓인 어살(독살)을 도깨비살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도라지꽃

 

 

 

 

 


두계리 외갓집 체험마을 앞 잠수교

 

 

 

 

 


나리꽃

 

 

 

 

 


두가리 가정마을 앞 강변에 농악소리가 울려퍼집니다.
비가 내리지만 기차여행을 온 여행자들이 많이 보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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