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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는 여행

알 수 없는 세상, 알 수도 없는 세상

by 눌산 2008.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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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결석'을 했습니다.
요로결석요.^^ 아퍼서 병원 가 본적은 치통때문에 치과 몇번 다닌 게 전부라 병원하곤 별로 안친합니다. 뭐, 누군 친하고 싶어 친하냐고 하시겠지만 병원은 웬지 싫습니다. 의사도, 간호사도  싫습니다. 얼마나 통증이 심한지 "죽는게 이런거구나..."하는 생각까지 했을라고요. 아무튼 요로에 박힌 돌멩이를 '파쇄'라는 무지막지한 시술 방법으로 치료를 했습니다.

한나절을 응급실에서 누워 바라 본 하늘이 노랗더군요. 뭐니뭐니해도 건강이 최고란 생각도 들고.... 응급실 침대에 누워 있는 사람은 많이 봤지만 막상 내 자신이 누워있는 모습은 차마 보기 힘들었습니다.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었으니까요. 누워있다는 자체가 짜증이 났습니다. 건강 하난 자신있다고 생각했는데, 허리가 뒤틀리는 통증으로 나뒹구는 모습은 내가 아는 '나'는 아니었습니다.

'알 수 없는 세상'이란 말이 떠오릅니다. 겸손해야 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2005년 가을 52일 간 낙동강 도보여행을 했습니다.

강원도 태백에서 부산 을숙도까지요. 그때 마산 마금산 온천에서 밀양 구간을 걷다 소낙비를 만났습니다. 온 몸이 흠뻑 젖어 버스정류장에서 오도가도 못하고 있을때 '알 수 없는 세상'이란 찻집을 만나 한나절 잘 쉬다 온적이 있습니다. 사진은 그때 모습입니다. 아래 사진은 그후 다시 찾았을때 담아왔습니다.






갑자기 내린 비로 오도가도 못하고 있을때 바로 저 간판을 만났습니다. '알 수 없는 세상'이 아닌 '쉘부르'니 '로즈 카페'니 하는 흔한 이름이었다면 절대! 들어가지 않았을 겁니다.^^






'알 수 없는 세상'의 실내 모습입니다. 말이 찻집이지 낙동강 변 옛 본포나루에 있는 오두막을 개조해 만든 집입니다. 대들보를 봤더니 우연히도 제 나이하고 오두막의 나이가 같았습니다. 큰 배낭을 둘러 매고, 더구나 비에 젖은 모습은 누가봐도 안스러웠을 겁니다. 찻집 주인인 묻지도 않고 미숫가루 한사발과 커피를 내왔습니다. 어디서 왔고, 목적지가 어딘지도 묻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더 편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릅니다.






찻집 주인입니다. 사진 찍어 드린다 그랬더니 이왕이면 이쁘게 찍어 달라십니다.^^

 찻집은 마산 지역 예술인들의 아지트였습니다. 아..그런데 사연이 있더군요. 무허가 건물이라, 주변 음식점에서 불법이라고 고발을 했답니다. 건물 자체가 무허가였답니다. 관청에서는 당연히 철거명령이 떨어졌고, 옛 나루터 찻집을 사랑하는 마산지역의 문인들은 철거 반대 서명운동과 함께 다양한 홍보도 하고 있었습니다. 언론을 통해 알리고 음악회를 하고..... 그렇게 대접을 받고 도보여행은 잘 마쳤습니다.

도보여행을 마치고 꼭 다시 찾아보리라 마음 먹고 있었지만 쉽지가 않았습니다. 그러다 마산을 지날 일이 있어 일부러 찾아보았습니다. 혹 사라지지나 않았을까 걱정했는데 다행이 그대로더군요. 하지만 곧 떠나야 한답니다. 버티다 버티다 한계에 도달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음악회를 하고 문을 닫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작은 도움이나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신문과 잡지에 소개를 하기도 했습니다. 법을 지키고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은 기본이지만 수십년 나루터를 지켜 온 오두막이 사라진다는 것은 참 슬픈 일입니다.


안다고 다 알 수 없고, 알려고 한다고 다 알아지는 것도 아니겠지요. 그냥 모르고 살아가는 세상이 더 속 편하지 않을까. 알 수 없는 세상이 아니라 알 수도 없는 세상이잖아요. 눈 감고, 귀 막고, 입 다물고, 마음으로 느끼면 되는게지요. 안 그렇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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