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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꽃

지난 봄 떠난 복순이(복수초)를 다시 만나다.

by 눌산 2009.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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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각, 저하고 똑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더군요.
어제 새벽 4시에 복수초를 만나기 위해 집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똑 같은 시간 부산의 노부부도 저와 같이 집을 나섰습니다.
그리고 같은 장소에서 우연히 만났죠.
노부부 또한 저처럼 몇날 며칠을 벼루다 강원도행을 했다고 합니다.
복수초가 보고 싶어서죠.

이 겨울에 꽃을 보러? 식물원 아니야? 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분명 야생화입니다.

어김없는 자연의 순리는 동토의 땅에 고운 꽃잎을 떨구었습니다.
만지면 부서질 것 같은 가녀린 꽃잎은 이른 아침 찬바람에 잔뜩 움추리고 있습니다.
"아이코 너무 일찍 나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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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비탈을 오르자 낙엽더미 뒤로 황금빛 복수초가 얼굴을 내밉니다.
아~ 한마디 탄성도 내뱉을 수 없는 자연의 신비 앞에 순간, 고요가 흐릅니다.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복순이는 알까.
아니. 알아도, 알지만 제 할 일에 열중하는게 아닐까.
어김없는 자연의 순리 앞에 고개가 숙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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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해를 보는 건 일찌감치 포기한 터라 빛을 기대하진 않았습니다.
흐린 날씨에, 아직은 겨울 기운이 가득한 산자락에는 냉기만 가득합니다.
가녀린 어깨가 애처러워 보입니다.
더 이상 다가갈 수 없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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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에서 새순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몸에서 내 뿜는 열기로 얼었던 땅을 녹이며.
자세히 보면 새순 주위의 흙은 보들보들합니다.
참으로 신기하죠.
이 날씨에 꽃이 핀다는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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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아침해가 가까이 왔더라면 활짝 피었을텐데.
아쉽지만. 그나마 고마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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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을 전후해 대지의 언 땅을 뚫고 움을 틔운 복수초는
강인한 생명력 만큼이나 황홀한 황금빛 색감을 자랑합니다.
복과 장수를 상징하는 복수초(福壽草)의 꽃말은 '영원한 사랑'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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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04시 무주 출발 - 08시 복순이네 도착(휴게소에서 1시간 잤습니다.) - 다시 국도만 타고 무주 도착
딱 10시간 운전을 했습니다.
몸이 예전 같지 않군요.
뜬금없는 여행도 이젠 좀 자제해야 될 것 같습니다.^^  


"봐라, 기다리니 봄이 오잖아."

복순이의 눈에는 세상이 아귀다툼으로 보였을 겁니다.
자연의 순리에 역행하는 물의 흐름까지도 바꾸는 것을 보면.
복수초도 공장에서 기계로 마구 찍어내겠다고 하는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눈이 옵니다. 아주 많이요.
고향가시는 분들, 잘 다녀오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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