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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집

'마음을 씻는 집' 장성 세심원(洗心院)

by 눌산 2009.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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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장성 축령산 자락에 가시면 누구나 자유롭게 무료로 이용하라고 지어 놓은 집이 있습니다.


무료라고? 그렇다면 아주 부자이거나 특별한 사연이 있을 법한데, 그렇진 않은 것 같습니다. 스스로 빚이 3억이나 있다고 하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그동안 이 땅 구석구석을 여행하면서 만난 사람도 많고, 별종들도 많지만 이 처럼 무료로 이용하라고 지어 놓은 집은 처음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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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장성 축령산 자락에 자리한 '세심원'입니다. 이 집의 주인은 스스로를 관리인이라고 말하는 청담 변동해 씨입니다. 30년 간 공무원으로 재직하다 퇴직해서 지난 1999년에 세심원을 완공 한 이후 수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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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심원 가는 길은 온통 편백나무와 삼나무로 가득합니다. 전라남도 장성 축령산 편백나무 숲하면 아! 거기. 하실 겁니다. 영화마을로 알려진 금곡마을 바로 뒷산이지요. 세심원은 금곡마을(http://ozikorea.tistory.com/440)에서 1km 쯤 편백나무 숲길로 들어가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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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백나무 숲이 끝나는 곳, 장성 땅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고갯마루에 자리한 세심원입니다. 누구라도 무릎을 탁 칠 만큼 전망이 좋습니다. 한때는 20여 가구가 살았다는 곳이지만 지금은 모두 떠나고 세심원만이 홀로 서 있는 오목한 분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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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호가 걸린 세심원 처마 끝에 고드름이 맺혔습니다. 제가 찾은 날은 장성과 정읍 일대 폭설이 내린 후라 이래저래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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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그저 평범해 보입니다. 세심원이라는 당호만 뺀다면 흔한 농가주택으로 보이겠지요. 알고보니 변동해 씨의 피와 땀으로 지은 집입니다.

9급 공무원이던 지난 1980년도에 구입한 터에 남아 있던 누에치던 잠실을 손수 개조한 집이라고 합니다. 바닥에 숯 2톤을 깔고 편백나무로 마루를 깔았습니다. 벽은 죽염을 섞은 황토를 발라 말 그대로 친환경 주택이 되었지요.
방 3칸에 주방 겸 거실, 별채 2칸을 다 지어 놓고 전원생활을 꿈꾸는 지인들과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열쇠 100개를 만들어 나누어 주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세심원은 지난 10년 간 수많은 사람들에게 마음의 안식처가 되었던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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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작이 가득 쌓인 뒤란 풍경입니다. 보기만 해도 흐믓합니다. 집 주인의 마음이 담겨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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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심원의 주인장 변동해 씨. 세심원에는 금기사항이 있습니다. 그것은 술과 고기인데요, 그동안 알게 모르게 술과 고기를 갖고 오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변동해 씨는 단호하게 그것만은 반입금지라고 합니다. 고요히 쉬어가라는 의미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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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안에는 다기 세트와 먹감나무 탁자가 놓여 있습니다. 밤새 차를 마시며 좋은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보내면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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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드름 너머로 편백나무 숲이 내려다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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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의 세심한 벼려가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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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해 씨는 오지랍이 참 넓은 분입니다. 아랫마을인 금곡마을에는 구판장을 개조해 그가 세운 '금곡 미술관'이 있습니다.

'문화보시'를 평생 업으로 삼고 산다는 그의 발품으로 세운 금곡 미술관은 30여 평 초가한옥 전시장에 남농 허건, 조계종 4대 종정 서옹 큰스님, 대한민국 미술대전 대상 수상 작가인 황순칠 등 호남 남도 화맥을 이끈 대가들이 작품들이 걸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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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해 씨가 직접 미술관을 안내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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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고 나는 사람들로 한가할 시간이 없다는 변동해 씨가 또 다른 손님을 마중나가고 있습니다. 제가 간 날도 마침 광주에서 오신 분이 있어 함께 차를 나누고 왔습니다.



왜 무료일까? 를 고민했던 어리섞음은 굳이 그의 입에서 무료로 개방하는 이유를 듣지 않아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 혼자 쓰기 보다는 전원생활을 꿈꾸는 이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어서."로 시작된 그의 나눔 인생은 내가 가진 작은 여유를 나눌 수 있는 여유로운 자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겠지요.

세심원은 여느 숙박시설 처럼 미리 예약하고 갈 수 있는 집이 아닙니다. 연락처를 알지만 공개할 수 없는 것은 마음이 있으면 길도 있는 법이기에 혹여라도 세심원을 찾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훌쩍 떠나시면 됩니다. 영화마을로 알려진 금곡마을만 찾아가시면 세심원은 바로 코 앞이니까요.


[tip] 무료로 개방하는 집이지만 숙박비를 놓고 가는 분들도 있다고 합니다. 편안한 휴식에 대한 보답의 의미겠지요. 그런 분들이 있기에 지난 10여 년 수많은 사람들에게 마음의 안식처가 되었을 겁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작은 성의 표시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면 모르겠지만요. 적당한 장소에 슬쩍 놓고 오면 되겠지요.

승용차도 금곡마을을 지나 세심원 앞 마당까지 들어갑니다. 하지만 꼭 걸어서 가십시오. 불과 20분 내외 거리니까요. 세심원을 더욱 값지게 해주는 것은 바로 편백나무 숲길이기 때문이니까요.

금곡마을 자료 보기 ---- >>
http://ozikorea.tistory.com/440
편백나무 숲 자료 보기 ---->> http://ozikorea.tistory.com/177
휴림 --->> http://nulsan.net/456


지난해 늦은 가을 변동해 씨는 세심원에서 200m 거리에 있는 들독재 너머에 '휴림(休林)'이라는 또 다른 마음의 안식처를 세웠습니다. 휴림은 유료 시설입니다. 휴림 자료는 따로 포스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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