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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는 여행

태안사 홍매(紅梅)

by 눌산 2009.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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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고향은 전라남도 곡성 동리산 자락 태안사입니다.
그럼. 중2세요?^^ 아뇨. 워낙 귀한(?) 아들이라 부처님 곁에서 태어난 것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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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사 일주문

각설하고.
어릴적부터 절은 절하는 곳이다.라고 배웠습니다. 걷기 시작하면서 부터 108배를 했으니, 절 하나는 똑소리나게 잘 합니다.^^
지금의 태안사 매표소 앞집이 제 생가입니다. 어머니를 따라 태안사까지 걸어 다녔던 기억이 많습니다. 외할머니 댁이 지금의 태안사 부도탑 옆이라 더불어 무던히도 다녔던 길입니다. 그 길은 그때나 지금이나 매 한가집니다. 먼지 폴폴나는 비포장 길에 사철 마르지 않는 계곡이 옆으로 흐릅니다. 봄이면 얼레지가 지천으로 피어나는 아주 아름다운 길이지요. 대부분의 절집 가는 길이 포장이 됐다지만 태안사 길은 그대로 남아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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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사 계곡

어머니가 불공을 드리는 동안 대웅전 마룻바닥에서 잠을 자기도 했고, 절 마당은 전용 놀이터가 되곤 했습니다. 요즘처럼 절집을 찾는 여행자들이 거의 없던 때였으니까요.
어느날 갑자기 불사를 하고, 그 아름답던 나즈막한 배알문이 거창하게 새로 단장되면서 옛 풍경은 사라져버렸습니다. 다행이도 여름이면 발담그고 놀던 능파각만은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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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사 능파각

누구나 고향이 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갈 수 없게 되었거나, 사라져버리기도 합니다. 그런면에서 저는 행복한 사람이지요. 아름다운 고향이 그대로 남아 있으니까요. 아무때고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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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사 대웅전 옆 양지바른 곳에는 고목이 다 된 홍매 한 그루가 있습니다. 언제나 가장 먼저 꽃을 피우곤 합니다. 저 윗동네 살땐 이맘때면 저 홍매를 보기 위해 먼 길을 달려가곤 했습니다. 아버지도, 아버지의 아버지도 그랬던 것 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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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금둔사 홍매 사진이 떴더군요. 봄이면 더 부지런해 지는 것 같습니다.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봄소식에 안달이 나서 참을 수 없겠지요.


저 터질 듯 부풀어 오른 꽃망울이 몇일 안았으면 꽃을 활짝 피울겁니다. 금둔사 홍매보다 보잘 것은 없지만 올 봄에는 태안사 대웅전 옆 늙은 고목에 핀 뽀얀 홍매의 아름다움에 한번 취해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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