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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칼럼

기차로 떠나는 섬여행…여수 거문도·백도

by 눌산 2009.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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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내일신문 기획] 자연·사람·역사에 취하는 거문도 탐방



평생 섬을 노래해온 이생진 시인은 거문도를 “적어도 열흘쯤의 여유가 있다면 사흘은 자연에 취하고 사흘은 인물에 취하고 나머지 나흘은 역사에 취해 볼 만한 곳이다.”라고 했다. 얼마나 아름다운 곳이면, 얼마나 깊은 역사가 스민 곳이면 열흘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을까. 필자는 2월초 때이른 봄 풍경을 찾아, 남해로 향했다. 코레일 경남지사와 전남지사의 도움으로 전라선 열차, 버스, 배를 갈아타고 거문도와 백도에 찾아든 초봄 풍경을 스케치하고 왔다.


쪽빛 바다를 배경으로 더욱 선명한 색을 머금은 동백꽃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최남단에 위치한 섬인 거문도는 고도, 서도, 동도 세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고도와 서도 사이에는 연도교(삼호교)로 연결되어 있고, 옛 이름은 삼도 또는 거마도로 불렸다. 중국 청나라 제독 정여창에 의해 학문이 뛰어난 문장가들이 많다는 뜻의 ‘거문도(巨文島)’가 되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1박 2일의 짧은 여정으로 거문도의 모든 것을 만날 수는 없지만, 신이 내린 선물이라는 ‘백도’와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거문도의 등대’, 그리고 ‘동백 숲’만은 꼭 보고가야 한다.

이생진 시인은 거문도의 동백을 “거문도엔 조용한 고독이 있고, 동백 숲에는 안개처럼 자욱한 시가 있다.”고 표현했다. 거문도의 동백은 겨울이 없는 아열대성 기후 덕에 1월부터 피기 시작해 3월 초면 절정을 이룬다. 섬 전체가 동백숲을 이루지만, 거문도 등대까지 이어지는 1.1km 산책로가 가장 아름답다. 30분 남짓 걷다보면, 발아래로 탁 트인 쪽빛 바다가 펼쳐지고 숲은 동백나무로 빼곡하다.

동백 숲으로 들어서면 이내 검붉은 동백꽃봉우리가 바닥을 뒹굴고 있다. 동백은 꽃이 질 때가 더 멋지다. 흐드러지게 피었다가도 아쉬움에 한참을 맴도는 다른 꽃들과는 다르게 꽃 덩어리 채로 툭 떨어진다. 그 모습이 마치 매몰차게 뒤돌아서는 자존심 강한 노처녀 같다. 바닥에 떨어진 동백은 땅에서 또다시 꽃을 피운다. 그 처연한 자태는 먼 길 달려 온 여행자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100년 역사의 거문도 등대를 마주하다

동백 숲길 끝에는 1905년부터 불을 밝힌 ‘옛 등대’와 점등 100주년을 맞아 지난 2006년에 임무교대 한 ‘새 등대’가 수월산 끝머리에 우뚝 솟아 있다. 옛 등대(6.4m)에 비해 훨씬 높은 34m의 새 등대에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어 거문도와 삼부도, 멀리 백도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거문도는 섬 산행지로도 명성이 높다. 불탄봉에서 기와집 몰랑을 지나 신선바위, 보로봉, 수월산, 거문도 등대로 이어지는 거북이 등 같은 긴 능선은 섬 산행의 묘미라 할 수 있는 장쾌한 조망과 함께 거문도의 명물 동백 숲을 원없이 만날 수 있다. 섬 최고의 절경으로 꼽히는 ‘기와집 몰랑’은 유람선을 타고 바다 쪽에서 보면 마치 기와지붕의 용마루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연이어 높이 115m의 신선바위가 바다를 향해 우뚝 솟아 있다.

일반적으로 거문도 등대 주변을 한 바퀴 도는 유람선 코스와 병행하면 천혜의 비경들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 또한 대부분 해발 200m 정도의 나지막한 능선과 능선을 잇는 코스가 많아 산행에 자신 없는 사람들도 충분히 돌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두어 시간 코스부터 6시간의 완주 코스가 있어 각자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사람이 살지 않는 ‘백도’의 숨겨진 비밀을 찾아라

거문도 여행의 백미는 거문도항에서 쾌속 유람선으로 30분 거리에 있는 백도에서 정점을 찍는다. 국가 명승 제 7호로 지정된 백도는 상백도와 하백도를 중심으로 39개의 무인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생태계 파괴를 막기 위해 직접 오를 수는 없다. 천연기념물 215호인 흑비둘기를 비롯해 동박새, 가마우지 등 수십 종의 야생 조류와 매바위, 서방바위, 각시바위, 병풍바위, 촛대바위 등 기묘한 형상의 바위들이 장관을 이룬다. 백도의 또다른 자랑거리는 풍란이다. 옛날 중국이나 일본의 무역선들이 이곳에서 짙은 안개를 만나 방향을 잃게 되면 멀리서도 풍기는 짚은 풍란향 덕분에 길을 찾아갔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유람선은 8자형의 코스로 돌며 한 시간 가량 백도의 기암괴석과 절경을 보여준다. 모진 바람에 깎이고 닳은 그 흔적들은 신비로운 자태를 자랑한다.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여행자들의 탄성과 카메라 셔터 소리에 1시간은 짧기만 하다.


글·사진 최상석   ※ 취재협조 : 남해안투어(061-665-4477)  
 
http://blog.naver.com/korailblog
http://blog.daum.net/korailblog

==교통정보==
섬여행의 특성상 개별 여행보다 단체로 이동하는 기차여행상품을 추천한다. 코레일은 지역별 출발하는 여행상품을 운영 중이다. 일정별 거문도 여행상품은 코레일 홈페이지(www.korail.com)의 ‘기차여행’ 코너나 철도고객센터(1544-7788, 1588-7788)로 문의하면 된다.

전라선 여수역이나 호남선 벌교역에 내려 배로 갈아탄다. 거문도행 배는 여수항(07시 40분, 13시 40분)과 고흥 녹동항(08시, 14시)에서 청해진해운 소속의 3천 톤급 쾌속선이 하루 두 차례씩 운항한다. 여수항에서는 2시간 20분, 녹동 항에서는 1시간10분 소요되며 1인 편도 요금은 36,600원과 24,000원이다.
백도는 거문도항에서 연계 운항한다. 백도행 요금은 왕복 29,000원
☎ 녹동항(061-844-2700) ․ 거문도항(061-666-2801)

==맛집정보==
거문도의 은갈치는 가을이 제철이다. 하지만, 영하 40도로 급냉보관된 은갈치가 있어 사시사철 맛 볼 수 있다. 거문도항 주변 식당 어디를 가나 두툼한 생선살이 생명인 갈치조림이나 갈치구이를 맛 볼 수 있다.
겨울에도 비교적 따스한 기온 덕분에 전국에서 가장 먼저 출하되는 거문도의 약쑥도 별미이다. 나른한 봄엔 향긋한 쑥국이 기운을 돋우는 데는 제격이다. 거문도항 뒤편 수협골목에 있는 번지식당(061-666-8133) 삼도식당(061-665-5946) 산호식당(061-665-5802) 등에서 백반을 시키면 약쑥국이 나온다.

==숙박정보==
거문도 등대에는 여행자를 위한 콘도형 펜션이 있다. 20평형으로 1일 최대 8명(1팀)만 숙박이 가능하며, 반드시 2주전에 여수지방해양항만청 홈페이지(yeosu.mltm.go.kr)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할 것.(061-650-6091)
대부분의 숙박시설은 거문도항 주변에 몰려 있다. 영빈장(061-666-8150) 삼도민박(061-665-5946) 고도민박(016-650-0778) 백도민박(061-666-8017) 등 깨끗한 모텔과 민박을 이용해도 좋다.

==문의처==
여수시청 http://www.yeosu.go.kr/
거문도 관광여행사 061-665-7788
삼산면사무소 061-690-2607
여객선터미널 관광안내소 061-690-7532


[코레일 기획]  /
내일신문에 기고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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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자료(사진 포함)는 저작권에 의해 보호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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