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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집

어머니의 손맛을 느끼다, 구례 '영실봉' 갈치요리

by 눌산 2009.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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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덕분에 갈치나 조기 같은 생선은 많이 먹고 자랐다.
대신에 돼지고기는 1년에 한 두번, 마을에 잔치가 있거나 아주 특별한 날에만 먹을 수 있었고.
아궁이 잔불에 노릇노릇하게 구워 먹었던 군산 먹갈치 맛은, 아마도 죽어서도 보기 힘들 것이다.
세상이 변했다고, 음식 맛까지 변할 필요는 없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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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에는 맛집이 많다. 소문난 집만 해도 손가락 열 개가 모자란다.
지리산과 섬진강이 있어 옛부터 먹을거리가 풍성했을 것이다.
한 달 전에 우연히 이 집 앞을 지나다 자리가 없어 나오는 손님들을 보고
"이 집은 무조건 맛있는 집이다."고 단정하고 들어갔지만
자리가 없어 맛을 보지 못했다.

어제, 다시 찾았다.
메뉴가 단순하다. '꾸고 지지고', 갈치구이와 갈치 조림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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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숙이고 들어가야 할 만큼 허름한 집이다.
노란 주전자에 보리차도 소박하다.
분위기 만으로도 맛있는 집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오랜 경험에서 얻은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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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차례대로 나온다.
먼저 갈치조림이 가스불에 올려진다.

정확히. 갈치탕이다.
국물이 없는 조림과는 다른 것이다.
남도에서는 조림보다는 적당히 국물이 있는 이런 탕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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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빠진 갈치를 건져보았다.
오동통한 살결이 부드러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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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살은 더 부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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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반찬이 차려지고 다음으로 나온 '꾸고'의 주인공, 갈치구이다.
연탄불에 구워 나오지 않을까 기대를 했는데, 튀겨서 나온다.
약간 실망했지만. 맛은 옛맛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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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반찬은 유채 이파리 무침을 제외하고는 평범하다.
나중에 누룽지에 먹는 묵은지 맛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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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치탕 국물에 밥을 쓱쓱 비벼먹는 맛이 어릴적 어머니가 해주시던 그 맛이다.
조미료 맛이 아니라는 얘기다.
주인공 갈치보다 무우와 감자가 더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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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는 가마솥에서 득득 긁은 누룽지다.
배가 터질 것 같다.^^

'꾸고 지지고'는 양이 많다.
갈치탕만 시켜도 충분 할 만큼.
갈치탕만 시켜도 좋을 것 같다.
이 집 갈치요리의 진수는 갈치탕에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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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실봉 식당> 구례 우체국 골목에 있습니다.
전라남도 구례군 구례읍 봉동리

영실봉, 한라산의 그 영실봉?
주인 아주머니가 제주도에서 시집왔나 보다.
물어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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