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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꽃

'바람난 여인' 얼레지와 바람난 남자

by 눌산 2009.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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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난 남자가 있습니다.
'바람난 여인'이 있으니 바람난 남자가 있을 수 밖에요.
그 주인공은 얼레지입니다.

제 고향 섬진강에 얼레지가 막 꽃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무릎팍이 다 까지도록 뒹굴며, 한나절 잘 놀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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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지의 꽃말은 '바람난 여인'입니다.
누가 붙였는지 기가막힌 꽃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봄에, 얼었던 땅이 막 녹기 시작하는 새봄에,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녀석이니.
그것도 어여쁜 여인이니. 바람 안나고 배길 남자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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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 좋은 자매군요.

이른 봄에 피는 땅꽃 중에 얼레지 만큼 화려한 꽃이 있을까요.
복수초나 노루귀, 바람꽃 따위는 아주 작습니다.
색감 또한 단색이고요.
하지만 저 얼레지는 분홍, 연보라, 흰색 등 색깔도 다양합니다.
치렁치렁한 치맛자락을 휘날리며 곱고 화사한 색감을 뽐내는 자태가 요염하기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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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굴 유혹할라고.
저리도 고울까요.
단정하게 빗어 넘긴 머리카락이 얌전한 척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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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포시 고개 숙인 모습까지 영락없는 여인의 자태군요.

얼레지는 제 팔자를 바꾼 녀석입니다.
20여 년 전 점봉산에서 처음으로 만난 저 녀석들에 반해 여행이 직업이 되었으니까요.
그렇다고 저 녀석들 한테 책임을 떠 넘길 생각은 없습니다.
덕분에 바람 잘 날 없이 자~알 살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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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을 따라 같은 방향으로 향한 복수초와는 달리 얼레지는 똑같은 모습이 하나도 없습니다.
빳빳히 고개를 쳐들기도 하고.
저 녀석 처럼 고개를 숙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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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아한 옆모습까지.

저 속에는 무서운 끼가 숨겨져 있습니다.
꽃뱀도 울고 갈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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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크러진 머리까락 까지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헤어스타일인가 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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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에서 만난 얼레지의 대부분은 이런 산죽밭에서 만났습니다.
이유는 모르지만. 하나의 특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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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남쪽으로 내려 갈수록 이파리는 파랗습니다.
이파리고 크고, 화려합니다.
치렁치렁한 치맛자락 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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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와 나무틈에 핀 녀석도 있군요.
그 틈에 막내도 꽃을 피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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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에 만나는 얼레지의 대표 얼굴입니다.
꽃잎이 뒤로 재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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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에는 꽃잎을 오무리고 있습니다.
그러다 햇살을 받으면 저렇게 변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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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무리지어 피어납니다.
오죽하면 '얼레지밭'이라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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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꽃을 피우지 않은 녀석들도 있습니다.
이번 주말이면 활짝 피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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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드려 사진 찍느라 무릎이 다 까질 정돕니다.
그래도. 좋습니다.
저런 여인이라면. 바람 날만 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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