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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오지

혼자서 통나무집 짓는 할아버지

by 눌산 2010.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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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이 넘은 어르신이 혼자서 통나무집을 짓고 계십니다.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눌산 눈으로 직접 봤으니 사실입니다.

지난 2년 간 약 2천 8백 개의 통나무를 쌓아 올린 어르신의 집은 아직 미완성입니다.
혼자서 들기도 힘든 통나무를 직접 쌓아 올렸다는게 믿기질 않습니다.
차곡차곡 쌓아 올린 나무는 이미 어르신과 한몸이 된 듯 했습니다.
죽은 나무지만 한겨울 온기가 느껴지는, 생명이 숨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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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눌산은 오지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이 땅의 오지는 이미 사라지고 있지만
아직 남아 있는 사람의 마을들입니다.
사람과 자연이 어울린 생명이 숨쉬는 땅 말입니다.

하필 가장 춥다는 날만 골라 다닙니다.
복이 터진 셈이지요.
유난히도 추운 골짜기 깊숙한 곳이지만 그곳에는 사람이 있어 온기가 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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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건너고 산을 넘어 어르신의 통나무집을 찾아가는 길입니다.
남쪽에는 벌써 봄기운이 감돈다지만 강원도 내륙은 아직 한겨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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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바라 본 어르신의 통나무집입니다.
지붕은 미완성입니다.
봄이되면 너와를 올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자연에 딱 어울리는 집이 그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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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드리 통나무를 어떻게 들어 올렸을까요.
하나 하나 들어서 직접 쌓았다고 합니다.
통나무의 숫자는 총 2천 8백여 개.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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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일손을 좀 도와드렸습니다.
산 아래에서 메주콩을 지게에 지고.
눌산도 지게질 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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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의 집은 아직 전기가 들어오지 않습니다.
대신 호롱불과 가스랜턴을 사용합니다.

또 하나.
아궁이가 독특합니다.
엄청나게 큽니다.
사람이 들락거려도 될 만큼.
덕분에 한번 불을 지피면 3일 정도는 뜨근뜨근하다고 합니다.

방 사진은 없지만 저 방 안에 소금찜질방이 있습니다.
아랫목에 소금을 깔아 놓았는데 그 위에 누우면
열기가 온 몸으로 퍼지면서 잠이 솔솔옵니다.
딱 10분 잤는데 두어 시간 잔 듯한 효과가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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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의 유일한 말동무는 돌이와 공주입니다.
녀석들. 참 똑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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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밑 통나무집에 아침이 밝아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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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이 밝아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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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지게를 진 어르신이 산 아래로 내려갑니다.
흐르는 물을 받아 식수로 사용하지만
꽁꽁 얼어붙어 산 아래까지 오르내리며 물을 길러 오십니다.

사람이 사는데 없어서는 안 될 이 두 가지가 다 없습니다.
전기와 물.
어서 봄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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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의 연세는 올해 일흔 넷.
눌산도 감당 할 수 없는 힘이 느껴집니다.
매일 아침 냉수마찰을 하고
물을 길러다 식수로 씁니다.
틈틈이 통나무집 짓는 일을 하십니다.

따뜻한 봄이오면 근사한 통나무집이 완성되겠지요.
좀 더 편안한 모습을 뵐 수 있으리라 기대해봅니다.

눌산은 궁금했습니다.
일흔 넷의 연세에 저런 엄청 난 일을 왜 벌리셨는지...
그것은 바로 어르신에게 남은 마지막 꿈 때문입니다.
남은 여생 오갈데 없는 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꾸미고 싶었다고 합니다.
농사도 짓고 약초도 캐면서 말입니다.

부디 그 꿈 이루시길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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