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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금강 사위는 아직 어둠이 짙었다. 일출 시각까지 아직 여유가 있다. 세상 모든 만물이 잠에서 깨어나기 전이다. 침잠(沈潛)의 시간이다. 힘차게 흐르던 여울물도 이 순간만은 ‘쉿!’, 고요히 흐른다. 여명의 순간은 길어야 30분 남짓. 저 멀리 적상산부터 시작된 여명이 금강을 향해 다가오고 있다. 아직은 여린 빛이 새벽의 푸른빛을 서서히 걷어내기 시작하더니 맞은편 산자락을 붉게 물들인다. 그리고는 아주 느리게 산의 낮은 곳을 향해 내려온다. 그 순간, 하늘이 벌겋게 달아오르더니, 찬란한 태양이 앞산 자락에 고개를 내밀었다. 물가에서 숨죽인 채 절정의 순간을 지켜보던 오리 떼들이 그때서야 날갯짓을 시작한다. “나 혼자가 아니었구나.” 2023. 3. 20.
느지막이 피는 '무주 산수유마을' 무주의 봄은 느리게 온다. 섬진강에서는 꽃 잔치가 한창이지만 덕유산에는 아직 잔설이 가득하다. 꽃이 피는 시기도 늦다. 남쪽에 벚꽃이 필 때쯤에 무주는 매화가 피고 산수유꽃이 핀다. 적상산이 한눈에 바라다보이는 ‘밀모 언덕’에 산수유꽃이 활짝 폈다. ‘빨강치마 리조트’가 있는 밀모 언덕에 오르면 맞은편 적상산의 파노라마가 코앞에 펼쳐진다. 2023. 3. 19.
복과 장수를 상징하는, 복수초 복수초는 언 땅을 비집고 눈을 녹여 꽃을 피운다 하여 얼음새꽃이라고도 부른다.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다년생초로, ‘복수초(福壽草)’라는 이름에는 ‘복(福)’과 ‘장수(壽)’를 기대하는 사람들의 바람이 담겨 있다. 꽃말은 ‘영원한 행복’, '영원한 사랑', 슬픈 추억'이다. 눈 속에서 피는 연꽃이라 해서 설연화(雪蓮花), 얼음 사이에서 꽃이 핀다고 해서 ‘빙리화(氷里花)’ 등의 이름도 갖고 있다. 박완서 작가는 그의 에세이 ‘꽃 출석부2’에서 어느 날 아침 화단에 피어 있는 샛노랗게 빛나는 복수초를 보고 “순간 (중학생 아들의) 교복 단추가 떨어져 있는 줄 알았다”라고 했다. 이처럼 복수초는 빛을 받으면 황금빛으로 보이기도 한다. 2023. 3. 16.
잘 늙은 절, 화암사 “어지간한 지도에는 그 존재를 드러내고 밝히기를 꺼리는, 그래서 나 혼자 가끔씩 펼쳐보고 싶은, 작지만 소중한 책 같은 절이다. 십여 년 전쯤에 우연히 누군가 내게 귓속말로 알려 주었다. 화암사 한번 가보라고, 숨어 있는 절이라고, 가보면 틀림없이 반하게 될 것이라고” 안도현 시인의 ‘잘 늙은 절, 화암사’ 잘 알려진 관광명소지만 꼭꼭 숨은 절, 완주 9경 중에 제7경인 화암사는 시인의 표현처럼 작고 소박하지만, 특별함이 가득 채워진 절이다. 화암사로 오르는 불명산 숲길은 협곡 사이 실개천을 따라가는 운치 가득한 길이다. 철재로 만들어진 147계단을 올라서면 보물 제662호인 우화루가 보인다. 매화 향기 가득한 우화루 앞 의자에 앉아 바라보는 풍경이 화암사 1경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2023. 3. 13.
3월의 야생화, 노루귀 꽃이 먼저 피었다가 지고 난 후 잎이 나오는데, 그 잎모양이 노루의 귀를 닮았다. 2023. 3. 13.
3월에 피는 야생화 4종 (너도바람꽃, 복수초, 노루귀, 얼레지) 숲에서 만난 봄의 전령…. 이른 봄 가장 먼저 피는 너도바람꽃, 복수초, 노루귀, 얼레지 남쪽에서 꽃소식이 연일 들려온다. 매화, 산수유, 심지어 벚꽃 소식까지…. 하지만 무주의 봄은 아직 이르다. 섬진강에 벚꽃이 흩날릴 즈음에서야 무주에서는 매화가 피고 산수유꽃이 핀다. 긴 겨울 끝에 만난 봄 날씨 때문인가? 봄의 전령을 기다리는 심정이 더욱 간절하다. 오래전, “봄은 숲으로 먼저 찾아온다”라고 했던 강원도 두메산골에서 만난 심마니의 말이 떠올랐다.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도 지났으니, 야생화의 보고(寶庫)인 적상산으로 향했다. 야생화의 보고, 적상산 우리나라의 들과 산에서 나는, 먹을 수 있는 나물이 무려 300종이 넘는다고 한다. 흔히 우리가 잡초라고 불리는 것들도 이른 봄에 나는 새순은 .. 2023.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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