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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여행111

막걸리나 한잔 하고 가시게나. <三江-풍양> 52일(2005/10/2-11/22)간의 낙동강 도보여행 기록입니다. 경북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 낙동강, 내성천, 금천, 세 물길이 만나는 곳. 그래서 지명이 '삼강'이다. 지금은 다리가 생겼지만 세 강이 만나는 삼강나루에는 50여년 간 한자리를 지켜 온 주막집이 있다. 주모는 유옥연 할머니, 아쉽게도 지난 봄 돌아가셨다. "막걸리나 한잔 하고 가시게나." 그렇게 부르는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지난봄 돌아가신 유옥연 할머니가 50여년을 지켜 온 주막집. 세 물길이 만나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 20년 전 제방이 생기면서 나룻배도 운명을 다했다. 내성천과 금천이 먼저 만나고, 다시 낙동강으로 흘러든다.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삼강교. 삼강 마을은 세 물길 뿐만이 아니라 예천군 용궁면과 풍양.. 2008. 4. 24.
하회보다 낫네! <지보-회룡포> 52일(2005/10/2-11/22)간의 낙동강 도보여행 기록입니다. 낯선 땅 여관방에서 첫 서리 내린 아침을 맞는다. 작은 도시의 아침은 고요하다. 자판기 커피 한잔으로 몸을 어루만져 보지만 차가운 바람까지 녹이진 못한다. 여관문을 나서 골목길을 돌아나가면 곧바로 들로 나간다. 텃밭 배추에 하얀 서리가 곱게도 내려 앉았다. 지보의 아침 눈내린 듯, 하얀 서리가 내려 앉았다. 결국, 서리에 고개숙인 애기똥풀. 덕재 마을, 아침을 녹여주는,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 오른다. 덕재를 넘어서면 만촌마을이다. 좁은 골짜기를 빠져나간다. 구태 마을에서 만난 노인. "집에가서 밥이나 한술 뜨고 가소."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 모두가 반갑다. 첫서리는 농부의 마음을 바쁘게 한다. 낙동강의 한 지류인 내성천. 산을 넘고 .. 2008. 4. 24.
길에서 만난 사람들. <안동 풍천-예천 지보> 52일(2005/10/2-11/22)간의 낙동강 도보여행 기록입니다. 안동 땅을 벗어났다. 예천 땅. 상주 이정표도 보이고..... 점점 가까워오는 느낌이, 좋다, 싫다, 구분이 잘 안된다. 오히려 멀어지는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안동 풍천면은 작은 면소재지다. 이른 아침이라 마땅하게 요기할만한 곳도 없다. 가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날씨까지 춥다. 상록다방. 커피 한잔에 계란 후라이 두개. 따뜻한 물을 거듭 채워주는 인심이 좋다. 시골 다방하면 짧은 스커트에 진한 화장을 한 여인이 떠오른다. 하지만 넉넉한 마음 씀씀이가 누님같은 주인 아주머니다. 파란 물빛이 겨울 강을 닮았다. 잠깐의 휴식, 맑은 하늘을 보았다. 정확한 일기예보. 신풍리까지 가신다는 노인, 걸어가는 모습이 안쓰러운지 한참을 바라보신다... 2008. 4. 24.
낙동강 총각 뱃사공. <하회마을> 52일(2005/10/2-11/22)간의 낙동강 도보여행 기록입니다. 병산서원에서 산길을 걸어 고개를 넘어서면 하회마을이다. 호젖한 산길을 홀로 걷는 재미가 있고, 무엇보다 좋은 것은, 뒷산을 넘어 마을로 바로 들어가기 때문에, 입장료를 내지 않는다. 마을 주민들이 아니면, 최초의 무료 입장객이 아닐런지.... 또, 줄지어 늘어선 관광객 꽁무니를 따를 필요도 없다. 들 일을 하는 마을 사람들을 만나 볼 수 있는 행운도 따른다. 그러니, 좋은 길이네..... 고개를 내려서면 하회마을 황금들녘이 펼쳐진다. 일손이 부족한 대부분의 농촌에서는 기계로 벼를 벤다. 하지만 하회마을에서는 아직도 손으로 벼를 베는데, 이는 초가지붕을 이기 위하여 그렇다고. 20호 민박집을 하시는 류석하 어르신. 평일이지만 사람들이 많.. 2008. 4. 24.
2005-11-02 <27일째> 52일(2005/10/2-11/22)간의 낙동강 도보여행 기록입니다. 달성군 구지면입니다. 행정상으로는 아직 대구시지요. 3분의 2 정도 온 것 같습니다. 앞으로 15일 정도, 아니면 좀 더 늦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대구 땅을 벗어나면 창녕, 창녕하면 화왕산과 우포늪이 유명하죠. 우포의 아침을 보고, 화왕산의 억새밭을 꼭 보고 싶습니다. 해질녘 황금빛으로 물든 억새면 더 좋겠지요. 그러면 하루 이틀 더 일정이 늦어지겠지요. 구지면에는 민박도 여관도 없군요. 어제 잤던 현풍까지 다시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좀 일찍 발걸음을 멈추었습니다. 며칠째 발가락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는데, 점점 심해지는게 좀 쉬라는 뜻 같아서요. 사실 오늘은 아침부터 일이 좀 꼬였습니다. 음식점 사진을 찍는데 허락없이 찍는다.. 2008. 4. 24.
뱀(?)이가 많아. <풍산-병산서원> 52일(2005/10/2-11/22)간의 낙동강 도보여행 기록입니다. 안개가 자욱하다. 일기예보는 분명 오후 늦게부터 아침까지 비가 옴. 이었는데,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때론 우중 트레킹도 좋다. 너른 들녘에 가득 찬 풍요로움, 비단 이 풍산 들녘만의 일은 아니리라. 가는 비가 내린다. 안개로 흐린 시야, 고요한 들녘, 나 혼자네. 점점 굵어지는 빗방울, 간간이 지나가는 자동차만 있을 뿐, 온 세상에 나 홀로인 느낌이다. 풍산 평야를 거로질러 병산서원으로 향하는 길. 중간에 만난 포장도로보다 이런 비포장 길이 훨씬 낫다. 비는 그치고, 하늘은 점점 밝아온다. 잠시 내린 비로 촉촉해진 대지에 생기가 돈다. 병산서원. “여기는 옛날에 선비들이 공부하던 곳이니까, 우리 잠시 선비의 마음으로 돌아가 봅시다. .. 2008. 4. 24.
시속 40km 인생. <美川-풍산> 52일(2005/10/2-11/22)간의 낙동강 도보여행 기록입니다. 다운시프트(Downshift)족이라고 있다. 자동차의 기어를 저속으로 한 단계 낮춘다는 의미로 경쟁과 속도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삶을 사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와 비슷한 의미의 슬로비족, 더블라이프, 웰빙 등 모두가 삶의 질과 관련 된 신조어들이다. 하루 세끼 먹기도 힘들었던 시절이라면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말들이다. 이는 살만해졌다는 얘기가 되겠고, 또 다른 나에 대한 관심이기도 하겠다. 며칠 전 지인으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12월에 월정사 단기출가 체험에 참가한다고. 산사체험 등 종교를 통한 또 다른 세상을 보는 눈을 기르고 몸으로 마음으로 느끼기 위한 체험들을 한다. 삶의 질, 어떤 삶이 잘 사는 삶인가. 그 답은 을숙.. 2008. 4. 24.
얼굴이 빤딱빤딱해지니더. <안동대교-검안리> 52일(2005/10/2-11/22)간의 낙동강 도보여행 기록입니다. 안동시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안동대교를 건너야한다. 이른 아침 출근길 차량 행렬이 길게 이어진다. 걷는 게 일이고, 둘러 맨 배낭이 직장인에게는 서류 가방쯤 되겠지. 강변을 걷거나 산길을 걸을 때는 보는 이들이 없어 오로지 나흘로가 된다. 하지만 이런 시내 구간을 지난 때면 지나는 차량이나 사람들의 눈길을 피할 수가 없다. 굳이 피할 이유야 없겠지만 어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걸음은 빨라진다. 안동댐을 지나면서 강폭은 훨씬 넓어진다. 해수욕장을 닮은 너른 백사장이 익숙하다. 섬진강에서 어릴 적을 보낸 나에게 이런 백사장은 놀이터나 다름없었으니까. 수초 섬을 휘감고 돌아, 모래톱을 적시고 흘러가는 느리게 흐르는 강. 안동대교 위에서 바라.. 2008. 4. 24.
달 밝은 밤 그대와 함께 걷고 싶네. <안동댐-안동철교> 52일(2005/10/2-11/22)간의 낙동강 도보여행 기록입니다. 바다를 닮은 거대한 호수, 안동댐을 위에서 내려다 본 느낌은 고즈넉했다. 잠시, 나들이 나온 사람들 틈에 끼어 여유를 부려 본다. 동악골을 빠져나와 만난 안동댐, 천천히 걷는 이들과 소풍 나온 아이들의 웃음소리, 이따금 스치는 바람소리는 걷는 자의 발걸음을 자꾸만 붙잡는다. 초가 도토마리집과 토담집, 그리고 ㅁ자 기와집. 대부분 안동댐 수몰로 이전 된 가옥들로 가벼운 산책과 함께 우리의 전통 가옥을 둘러볼 수 있다. 힘들게 올랐건만. 왕건 드라마 세트장은 대대적인 보수 공사 중이다. 가을을 마중 나온 사람들. 산책하기 좋은 길이다. 안동댐 주변에는 이런 산책로가 많다. 임금에게 진상하는 은어를 보관하던 석빙고 역시 산 위에 있다. 호수.. 2008.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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