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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39

지난 봄 떠난 복순이(복수초)를 다시 만나다. 같은 시각, 저하고 똑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더군요. 어제 새벽 4시에 복수초를 만나기 위해 집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똑 같은 시간 부산의 노부부도 저와 같이 집을 나섰습니다. 그리고 같은 장소에서 우연히 만났죠. 노부부 또한 저처럼 몇날 며칠을 벼루다 강원도행을 했다고 합니다. 복수초가 보고 싶어서죠. 이 겨울에 꽃을 보러? 식물원 아니야? 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분명 야생화입니다. 어김없는 자연의 순리는 동토의 땅에 고운 꽃잎을 떨구었습니다. 만지면 부서질 것 같은 가녀린 꽃잎은 이른 아침 찬바람에 잔뜩 움추리고 있습니다. "아이코 너무 일찍 나왔어." 산비탈을 오르자 낙엽더미 뒤로 황금빛 복수초가 얼굴을 내밉니다. 아~ 한마디 탄성도 내뱉을 수 없는 자연의 신비 앞에 순간, 고요가 흐릅니다. .. 2009. 1. 23.
돌배나무 꽃향기 따라 봄햇살 밟아볼까.<평창 봉산리 자개골> 신기천이 합류하는 오대천의 봄 4월이면 저 아래 남도에서는 두어 번의 꽃잔치가 끝나고 봄농사가 한창이다. 허나 심산 골짜기로 대변되는 강원도 땅은 이제 막 피어오르는 싱그러운 이파리에 현기증이 날 정도. 긴 겨울의 기지개를 막 펴고 문밖을 나선 촌부들의 움직임이 바쁘기만 해 보인다. 오대천을 떠나 보내고 신기리로 접어들었다. 흐드러지게 핀 돌배나무 꽃향기에 어지러워 가다 쉬다를 반복한다. 아, 눈이 부실만큼 싱그러운 연둣빛 세상, 내게 있어 그것은 차라리 고문에 가까운 여행병을 도지게 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돌배나무 꽃이 흐드러지게 핀 신기리 민가 무인지경 60리길, 가다 쉬다 느리게 걷기에 딱 좋다. 봉산천과 자개골 만큼 길고 깊은 협곡이 우리나라에 또 있을까, 평창군 진부면 신기리에서 봉산리를 지나 .. 2008. 4. 24.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유홍준 님은 섬진강 하동포구 80리 길과 해남 대흥사 숲길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고 썼습니다. 만약에 유홍준 님이 강선마을 길을 다녀갔다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은 하나 더 늘었을 겁니다.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강선마을 가는 길을, 저는 주저없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고 소개합니다. 점봉산을 오르는 길목으로 마을은 해발 900미터에 위치에 있습니다. 마을까지 걸어가는 2킬로의 계곡을 낀 숲길은 국내 최대 원시림지역으로 손꼽이는 이 땅의 허파와도 같은 곳입니다. 양양에서 진동리를 갈려면 조침령을 넘습니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 길은 사륜구동아니면 엄두도 못낼 만큼 험한 고갯길이었습니다. 그런데! 버스를 만났습니다. 터널이 하나 .. 2008.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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