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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무3

겨울나무 밤새 눈이 내렸다. 연 닷새 째 내리는 눈이다. 치우면 쌓이고, 또 치우면 쌓인다. 오늘 아침 기온은 올 들어 최저인 영하 14도. 꽁꽁 얼어 붙은 눈이, 평생 녹지 않을 것만 같다. 언제나 봄날 뒤란의 520년 된 당산나무에 꽃이 피었다. 나무는, 겨울에도 꽃을 피운다. 눈꽃, 얼음꽃이. 처음 이사왔을때 뒷집 어르신이 그랬다. 70년 전에도 그랬어. 저 나무는 그때나 지금이나 똑 같아. 어릴 적에는 저 나무에서 그네를 타고 놀았지. 지금은, 그네 타는 아이들은 없다. 한 여름 시원한 그늘을 선사하고, 가을이면 활활 불타오른다. 적상산을 찾는 등산객들에게는 최고의 사진 모델이다. 나무에게 겨울은 쉼의 시간이다. 동물들이 겨울을 나기 위해 살을 찌우듯이 나무는 몸 속에 수분을 저장한다. 몸 속 깊숙이 담아.. 2012. 12. 9.
나목(裸木) 겨울 산을 좋아합니다. 풀 한 포기 없는 민둥산에 오롯이 곧추 선 겨울나목을 좋아합니다. 벌거벗은 겨울 숲이 주는 가장 솔직한 모습이 좋습니다. 벌거벗은 겨울나무가 추워보이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속살을 훤히 다 보여줄 수 있는 여유로움이 묻어납니다. 진정한 자유인의 여유가 느껴집니다. 나무는 서로 버팀목이 되어 줍니다. 서로에게 필요한 그늘을 만들어 주기도 하고. 바람을 막아 잘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합니다. 숲은 하나의 공동체입니다. 나무는 이파리 하나 없는 앙상한 가지만으로 겨울을 납니다. 더 단단해진 뿌리는 여름을 나기 위한 준비 과정이고요. 겨울에는 수분을 저장합니다.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지만, 가뭄을 대비하기 위한 준비이기도 합니다. 봄이 되면 나무는 스스로 수분을 배출합.. 2011. 12. 16.
아름다운 길 - 담양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 A양 : 나무는 춥겠다. B군 : 왜? A양 : 이 추운 겨울에 옷을 다 벗고 있잖아. B군 : ... 나무 왈 : 난 춥지 않아. 봄을 기다리는 중이거든. 한무리의 대학생들이 지나가면서 하는 소리입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겨울나무는 추울까요? 그러고 보니 목도리를 했군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담양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입니다. 봄을 기다리는 나무는 춥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곧, 봄이 오면 명품 연둣빛 새 옷을 장만 할 테니까요. 희망이죠. 겨울나무에게 봄이라는 희망이 없다면. 아마도 무지 슬플 겁니다. 그래서 저는 , 저 나무들이 추워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잔뜩 웅크리고 길을 걷는 그들이 더 추워보입니다. 가슴 아픈 뉴스가 더 많은 세상에, 한 그루 나무가 주는 기쁨은 너무나.. 2009.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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