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눌산의 뜬금없는 여행1257

따뜻한 봄날 걷고 싶은 길, 여덟 곳 살아 숨 쉬는 모든 생명체는 동면을 한다. 사람도 예외일 수는 없다. 그런 이유로 봄은 생명의 계절이다. 긴 겨울 축적 된 기운을 모아 새순을 돋고, 꽃을 피운다. 사람은, 가슴을 열고, 오감으로 대지의 힘찬 기운을 받아들인다. 문 밖으로 나가고 싶은 욕구가 넘쳐나고, 움츠린 어깨와 굳은 몸에 생기가 돈다. 자연과 가장 가까이 마주하는 방법으로 걷기만큼 좋은 수단이 또 있을까. '걷기'의 의미는 죽자 사자 이를 악물고 걷는 고행의 길과는 다르다. 굳이 거리와 시간에 의미를 부여할 이유도 없다. 보고 싶은 만큼, 걷고 싶은 만큼만 걸으며 자연과 호흡하면 되는 것이다. 오래 묵을수록 좋은 것들이 많다. 길도 그렇다. 사람의 발자국을 먹고 자란 옛길은 발바닥으로 전해져 오는 감촉이 다르다. 길에서 향기가 난다.. 2017. 3. 3.
방 안에 바위가! 포항 선류산장 문득 그리운 풍경이 떠오를 때면 달려가는 곳이 있다. 경상북도 포항, 해발 822미터 수석봉 골짜기 끄트머리에 자리한 선류산장이다. 17년 동안 오롯이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산장은 나무와 흙과 바람이 만든 걸작이다. 농암재와 운유당, 그리고 차 마시는 공간인 산장 본채가 조붓한 골짜기에 옹기종기 모여 있다. 흙과 나무 같은 자연적인 소재로 지은 집은 사람의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탁월한 효과가 있다. 가만 앉아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자연으로부터 얻은 먹을거리를 즐긴다. 선류산장의 가장 큰 매력은 군불 지피는 구들방에 있다. 단 하룻밤만으로도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방 안에 바위가 있다! 집을 짓다가 큰 바위가 나왔다. 굳이 깨지 않고 그대로 둔 상태에서 방과 거실을 만들고 벽을 쌓았다. 겨울에는 온기를.. 2017. 2. 21.
[주간조선] 이야기가 있는 소읍(小邑) 기행 5 / 강원 양양·경북 춘양 이야기가 있는 소읍(小邑) 기행 다섯 번째 / 강원도 양양·경상북도 춘양 폭설 내린 골짜기서 만난 겨울 이제, 겨울답다. 춥고 눈 내리는 날이 잦다. 동·서해안을 중심으로 꽤 많은 눈이 내렸다. 영동지방에는 올겨울 들어 세 번째 폭설이 내렸다. 양양에 사는 후배에게서 연락이 왔다. “선배! 50㎝야, 빨리 와서 눈 치우는 것 좀 도와줘야겠어.” 말이 그렇지, 눈 치워 달라는 얘기가 아니라 눈 핑계 삼아 하던 일 멈추고 좀 쉬자는 얘기렷다. 후배는 요즘 손수 집 고치기에 바쁘다. 열일 제쳐 두고 동쪽으로 달렸다. ▲50㎝가 넘는 폭설이 내린 강원도 양양 어성전 마을. 강원도 양양 / 폭설 속에서 만난 따뜻한 겨울 양양 가는 길은 고속도로와 국도로 나뉜다. 목적지 중심의 여행자라면 고속도로를 탈 터이고, 과.. 2017. 2. 21.
신라와 백제 천 년 옛길 '사선암 옛길' 한국판 유토피아 십승지(十勝地) 마을 철목리에서 벌한마을까지 조선시대 예언서 정감록(鄭鑑錄)에 따르면 한국판 유토피아라 할 수 있는 십승지(十勝地)에 대한 기록이 전해져 온다. 정감록의 '정'은 정씨를, '감'은 천도(天道)와 풍수지리를, '록'은 계시록 같은 예언서를 뜻한다. 십승지란 일종의 ‘피난처’로, ‘숨어서 살아남을 수 있는 땅’을 말한다. 전쟁이 나도 안전한 곳, 흉년이 들지 않는 곳, 전염병이 들어오지 못하는 곳으로 풍기 금계촌, 예천 금당실, 봉화 춘양, 속리산 우복동, 개령의 용궁. 합천 가야산 만수동, 공주의 유구-마곡, 남원 운봉, 부안 호암아래 변산, 태백산, 영월 연하리, 그리고 무주 무풍이 기록으로 전해는 곳이다. 승지마을 무주군 무풍면 철목리에서 설천면 벌한마을을 이어주는 '사.. 2017. 2. 13.
[강원 양양] 폭설 후, 양양 눈길을 달린다. 심장이 쫄깃쫄깃해지는 긴장감이 좋았다. 백설기 가루를 뿌려 놓은 듯, 눈길은 포근포근하다. 한 시절, 아니 한 평생 눈 속에 살아도 좋을 것 같았다. 바람이 만든 눈 더미를 넘을 수 없어 고립되기 일쑤다. 몇 해를 그렇게 설악산 아래에서 보냈다. 원 없이 눈을 볼 수 있는 곳이라는 이유로. 여전히, 눈길을 달린다. 2017. 2. 6.
폭설에, 솜이불 폭설이 몰고 온 강추위에 온 세상이 꽁공 얼어버렸다. 무려 50cm란다. 올들어 세 번째, 동해안 일대에 내린 폭설이다. 부처님! 솜이불 덕분에 추위 걱정 덜게 되셨습니다. 2017. 1. 24.
[주간조선] 이야기가 있는 소읍(小邑) 기행 4 / 강원 묵호·전남 구례 바다를 품고, 강을 벗 삼고 삶이 풍경이 되는 곳 / 강원 묵호항, 전라남도 구례 낮은 토담과 시멘트 블록 담장이 거미줄처럼 이어지는 고샅을 걷는다. 오롯이 견디어온 세월만큼이나 나이 먹은 검푸른 이끼가 뒤덮여 있고, 줄줄이 매달린 빨랫줄이 사람이 살고 있는 공간임을 말해줄 뿐이다. 더러 빈집과 빈터가 눈에 띈다. 아이들 웃음소리도, 왁자지껄한 사람들의 소통하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하나둘 떠난 자리는 부지런한 촌로의 텃밭이 되었다. 이제는 사람들의 관심에서 점점 멀어져만 간다. 오롯이 견디어온 세월이 허무해지는 순간이다. 길은 사람의 발자국을 먹고 산다. 사람의 흔적이 뜸해질수록 담장 아래 이끼는 더 짙어진다. 허허로운, 소읍(小邑) 뒷골목 풍경이다. 한번쯤 뒤돌아보고 싶은 삶의 흔적들, 강원 묵호항.. 2017. 1. 24.
[산사랑] 우연한 발걸음으로 덕유산에 안착한, 정정용·김현정 부부 의미 있는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사람들은 새해 첫날에 산을 오르거나 바다로 향한다. 그곳에서 떠오르는 새해 첫 해를 바라보며 한 해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는 시간을 갖기 위함이다. 설국으로 알려진 무주 덕유산은 일출 명소로도 소문난 곳이다. 무주 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타면 설천봉(1,529m)까지 단숨에 올라간다. 다시 20여 분만 걸으면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높은 산인 덕유산 최고봉 1,614m의 향적봉이다. 12월부터 3월까지는 설경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안개나 구름 등의 미세한 물방울이 급냉각 되어 나무에 얼어붙은 얼음꽃인 상고대는 덕유산 최고의 명물이다. 연간 70만 명이 방문하는 이러한 덕유산의 자연환경에 반해 아예 눌러 앉아버린 이들이 많다. 은퇴 후를 위한 준비로 시작한 펜션 어느 날 갑.. 2017. 1. 7.
[주간조선] 이야기가 있는 소읍(小邑) 기행 3 / 충남 홍성·경남 의령 “뭐 볼 거 있다고 여까지 왔능교?” 소읍 기행 취재를 하면서 만난 대부분의 지역 사람들의 반응은 이랬다. 유명 관광지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여행하기 좋은 철도 아닌데, 취재할 만한 게 뭐 있겠냐는 식이다. 상권은 대부분 전국 어디에나 있는 체인점들이 점령을 했고, 골목과 낡은 주택이 있던 자리에는 아파트가 들어섰다. 구멍가게는 편의점으로 바뀌었고, 5일 장터에는 현대식 마트가 들어앉아 도시의 흉내를 낸다. 하지만 변화의 물결 속에 여전히 수십 년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들이 있었다. 너무나 익숙하여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았고, 그래서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이 시대의 자화상을 담고 있는 소읍 기행 세 번째는 충남 홍성과 경남 의령이다. 천년 역사의 고장으로 떠나는 시간여행, 충남 홍성 충남.. 2017.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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