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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읍기행26

[주간조선] 이야기가 있는 소읍(小邑) 기행 17 / 전북 김제시 만경읍·금산면 지평선 너머 새해 희망을 찾아 ▲망해사 뒤편 전망대에서 바라 본 만경평야. 매서운 칼바람을 맞으며 붉은 노을을 기다렸지만, 날씨가 흐려 결국 만나지 못했다. 새해가 되면 꿈, 각오, 목표, 바람 등을 다짐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그런 의미에서 ‘어디에서 새해를 맞이하는가’는 중요하다. 필자는 그동안 바다는 번잡하고 어수선하다는 생각에 주로 산에서 새해를 맞이했다. 2018 무술년(戊戌年) 새해맞이 장소를 고민하다 산도 바다도 아닌 곳으로 향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지평선 뷰(view)가 펼쳐지는 곳, 광활한 평야 한가운데 서서 한없이 이어지는 땅의 끝을 향해 달렸다. 묵은 해와 새해의 경계를 넘어서는 곳, 그곳은 전북 김제 만경평야다. 광활한 평야지대인 만경읍과 금산사를 품은 금산면을 다녀왔다. ▲7.. 2018. 1. 22.
[주간조선] 이야기가 있는 소읍(小邑) 기행 16 / 충북 영동 도마령과 우두령 눈 한번 내리면 보름은 갇히는 심심산골서 사는 법 충북 영동 도마령과 우두령 산촌마을 바람이 차다. 코끝이 시리다. 슬슬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하는 계절, 12월이다. 만산홍엽(滿山紅葉)으로 불타던 산하에 눈꽃이 피었다. 늦가을 정취를 염두에 두고 떠난 여행길에 눈을 만난 것. 하나 첫눈은 생명이 짧다. 아스라이 매달린 단풍잎이 애처롭다. 충북 영동의 두 고개 도마령과 우두령 자락 산촌은 이미 겨울 채비가 한창이다. 강원 영서지방에서나 볼 수 있는 고갯길과 첩첩산중 한가운데 자리한 오지마을들. 산 아랫동네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서너 시면 해가 떨어지니 기운 또한 서늘하다. 옷깃을 여미고 고샅을 걷다 만난 촌로는 “뭐 볼 거 있다고 여기까지 왔냐”며 타박이다. 그래도 산촌 인심은 여전하다. 낯선 여행자에.. 2017. 12. 8.
[주간조선] 이야기가 있는 소읍(小邑) 기행 15 / 전남 장흥, 충남 장항 삶의 속도 늦추고 구불구불 골목을 걷고 싶다면… ▲ 장흥서초등학교 앞에서 40년 동안 문방구를 하다 학생수 감소로 영업이 어려워 전업했다는 충성슈퍼·분식. 인간 내비게이션으로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웬만한 국도나 지방도 정도는 다 꿰고 있어 붙여진 별명이라 길을 묻거나 지역 정보나 맛집에 대한 문의를 해오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랬던 사람이 이제는 내비게이션 폐인이 되어가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우회도로가 뚫리고 고속도로가 새로 생겨나다 보니 눈 감고도 훤히 그려졌던 전국의 도로가 이제는 길치 수준까지 이른 것. 결국, 취재를 위해 전남 장흥과 충남 장항의 길을 오가는 동안 서운하게도 길에 대한 기억이 하나도 없다. 빠른 길을 안내하는 내비게이션 때문이다. 덕분에 삶의 속도 또한 최고속도 110㎞에 맞춰져.. 2017. 11. 11.
[주간조선] 이야기가 있는 소읍(小邑) 기행 14 / 부산, 초재골목에서 자갈치까지 [이야기가 있는 소읍(小邑) 기행] 도보여행자들의 천국 부산 골목 배낭 메고 지도 들고 골목 따라 시간여행 ▲ 자갈치시장을 지나 만나는 생선 좌판 골목. “부산 간다”는 얘기에 지인은 부산이 그만큼 매력적인 곳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1년에도 몇 번씩 부산을 가는 터였다. 필자의 대답은 간단하다. “부산은 양파 같은 곳이거든.” 까도까도 끝이 보이지 않는 속살을 찾아 부산행 KTX에 몸을 실었다. 부산은 도시여행자들의 천국이다. 과거 해운대, 항구도시로 대변되던 부산이 도시여행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은 감천문화마을과 국제시장, 보수동 책방골목 등 오래된 골목들 덕분이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바퀴 달린 여행용 캐리어보다는 배낭을 선호하며 손에는 지도가 들려 있다. 자가용이 아닌 지하철이나 시내버스를 타.. 2017. 10. 19.
소읍(小邑), 장항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군산! 장항 사람들에게 강 건너 군산은 그런 존재다. 금강하구둑이 생겨나면서 사람들로 북적거리던 도선장은 인적이 끊겼다. 도시는 점점 회색빛으로 변해갔고, 사람들은 떠났다. 장항은 다시 장밋빛 미래를 꿈꾼다. 군산 해망동과 장항읍을 잇는 군장 대교가 곧 개통될 예정이기 때문. 군산은 좀 긴장해야 될 것 같다. 장항의 존재감이 부각되는 건 시간문제로 보인다. 장항 읍내 뒷골목에 감춰진 보물 같은 시간의 흔적들이 그렇다. 군산이 기생오래비 같은 모습으로 변했다면, 장항은 여전히 촌색시 모습이라는 얘기다. 장항 사람들에게 하얀 백지와 붓이 쥐어졌다. 맘껏 그림을 그려보시라. 대신 코 앞을 보지말고 먼 미래를 보시라. 2017. 10. 9.
오래된 골목, 안동 운흥동 벽화마을 안동 운흥동 벽화마을 다녀왔습니다. ‘2017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이 열리고 있는 행사장과 안동역을 사이에 두고 있는 마을입니다. 마을 앞으로는 천리천(川)이 흘러 홍수가 나면 하천이 범람해 침수되기 일쑤였던 저지대에 위치해 있습니다. 더구나 안동역과 접해있어 주거지역으로는 좋지 못한 환경입니다. 2012년 마을미술 프로젝트 공모에 당선된 지역 작가들이 안동 명소와 미로 찾기, 숨은그림찾기 등을 테마로 한 작품으로 운흥동 벽화마을을 조성했습니다. 이삭 대신 골프공을 줍는 ’밀레’의 같은 작가의 재해석이 담긴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화려하고 예쁜 다른 지역의 벽화와는 달리 지역실정에 맞는 작품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소문난 벽화마을은 아니지만, 오래된 마을의 정취가 그대로 남아 있는 미로 같은 .. 2017. 10. 6.
[주간조선] 이야기가 있는 소읍(小邑) 기행 13 / 경북 영양, 경남 화개 언제 더웠냐는 듯 “바람이 좋네” 소리가 절로 나온다. 이제 가을이다. 높은 기온 차와 따가운 햇살은 곡식을 살찌우고 빨갛고 때깔 좋은 사과를 영글게 한다. “고추 따다 허리 한번 펴고 나면 땀이 다 말라요.” 영양 일월산 자락에서 고추농사를 짓는 농부 얘기다. 그는 손바닥을 펴고 바람을 만져 보라고 했다. 순간 땀으로 눅눅해진 손바닥이 바람이 훑고 지나가자 거짓말처럼 보송보송해진다. 섬진강변 화개장터에서 만난 상인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진다. 길고 무더웠던 여름을 무사히 보낸 안도의 미소리라. ▲ ‘제14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도곡리 마을숲. 마을숲 창고 벽에는 도곡리 주민 이산뜻한씨가 과거와 현재의 마을 사람들을 그려 놓은 벽화가 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무공해 청정지.. 2017. 9. 18.
[주간조선] 이야기가 있는 소읍(小邑) 기행 12 / 강원도 인제·홍천 '삼둔사가리' [이야기가 있는 소읍(小邑) 기행] 곰도 길을 잃는 곳, 강원도 인제·홍천 ‘삼둔사가리’ 대한민국 오지를 논하면서 ‘삼(三)둔 사(四)가리’를 빼놓을 수 없다. 삼둔사가리는 세 군데의 ‘둔’ 자가 들어가는 살둔·월둔·달둔마을과 네 군데의 ‘가리’ 자가 들어가는 아침가리·연가리·적가리·명지가리를 일컫는 말이다. 따로 얘기하겠지만 이들 일곱 군데의 마을은 전쟁도 피해가고, 설악산에 살던 곰도 이곳에 들어와 길을 잃었다고 전해질 만큼 가장 외지고, 험하고, 열악한 땅이었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모두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과 홍천군 내면 일대에 걸쳐 있다. 은자들의 고향, 삼둔사가리 혹자는 한 곳을 더해 ‘삼둔오가리’라고도 하는데, 큰 의미는 없다. 중요한 것은 둔과 가리다. ‘둔’은 둔덕의 의미로 골짜기의 펑퍼짐.. 2017. 8. 27.
[주간조선] 이야기가 있는 소읍(小邑) 기행 10 / 전북 오수, 경북 용궁 [이야기가 있는 소읍(小邑) 기행] 전북 오수·경북 용궁 산과 들이 하나 되는 시간 느린 길 따라 풍경 속으로 초록이 짙어졌다. 산과 들이 동색(同色)이다. 어디가 산이고 어디가 들인지 구분하기 힘든 시기, 초여름이다. 산비탈 감자밭에 감자꽃이 만발했다. 수확이 한창이다. 24절기 가운데 열 번째 절기인 하지(夏至)를 전후해서 캐는 감자를 하지감자라 한다. 이즈음에 캐는 감자가 제일 맛있다. 수확과 씨뿌리기로 바쁜 이 시기에 가뭄이 깊어지면서 농부들 애간장은 다 녹아내린다. 옛말에 ‘하지가 지나면 구름장마다 비가 내린다’는 속담이 있다.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는 하지 무렵이 되면, 구름만 지나가도 비가 온다는 뜻이다. 부디 조상들의 믿음대로 시원한 빗줄기가 뿌려지길! 의견(義犬)의 고장, 오수(獒樹) 장.. 2017.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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