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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읍기행26

[주간조선] 이야기가 있는 소읍(小邑) 기행 9/ 충북 영춘, 전남 곡성 너른 강과 깊은 골짜기가 그림처럼 펼쳐지는… 이야기가 있는 소읍(小邑) 기행 아홉 번째 / 충북 영춘, 전남 곡성 ▲ 영춘초등학교 맞은편 도로에서 내려다 본 영춘 면소재지 전경. 남한강이 곡류하고, 멀리 온달산성이 바라 보인다. 충북 영춘(永春)과 전남 곡성(谷城)을 다녀왔다. 두 지역의 공통점을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이지만 의외로 닮은 점이 많다. 영춘에는 남한강이, 곡성에는 섬진강이 흐른다. 또 하나 공통점은 험준한 산세를 자랑하는 산악지역이라는 것. ‘골 곡(谷)’ 자를 쓰는 곡성은 이미 ‘골짝나라’로 잘 알려져 있고, 영춘은 십승지의 고장이다. 섬진강과 남한강이 흐르는 골짜기가 많은 영춘과 곡성을 일주일 터울을 두고 찾아갔다. 남과 북의 기온 차가 있다 보니 봄에서 여름으로 치닫는 초록 숲이 깊어가.. 2017. 6. 12.
소읍(小邑)기행 지난해 11월부터 주간지에 ‘소읍(小邑)기행’ 연재를 하고 있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 기사까지 포함하면 그동안 열여덟 지역을 다녀왔습니다. 소읍 기행은 행정단위로 면이나 읍, 소규모 시 단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물론 제 기준입니다. 주요 취재 대상은 유명 관광지보다는 사람과 골목, 오래된 가게입니다. 대도시든, 소도시든, 수박 겉핥기 식으로 보자면, 대한민국 어디를 가든 다 똑같습니다. 벽화골목과 거창한 구조물들, 관광지 음식, 소위 향토음식이란 이름으로 개발된 국적도 없는 음식들, 천편일률적인 지역 축제 프로그램들, 이상하게 개량된 옷을 전통 우리 옷이라고 우기는 상술. 소읍여행을 하면서 안타까운 상황을 많이 만났습니다. 지방 소읍들도 이제는 대도시나 관광도시 흉내를 내려고 합니다. 소도시가, 소읍이 .. 2017. 6. 2.
[주간조선] 이야기가 있는 소읍(小邑) 기행 8 / 충북 황간·경북 가은 이야기가 있는 소읍(小邑) 기행 여덞 번째, 충북 황간·경북 가은 봄·여름이 교차하는 곳, 간이역에서 만난 연두 오는 봄날은 반가워도 가는 봄날은 슬프다. 1953년에 발표된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로 시작되는 ‘봄날은 간다’의 노랫말처럼 말이다. “눈을 감으면 문득 그리운 날의 기억”으로 시작하는 가수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 역시 애잔하다. 왜일까. 생각해보니 봄은 화려하지만, 짧아서였다.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화려하고 찬란했던 봄꽃 대신, 낮은 곳에서부터 서서히 높은 곳을 향해 오르는, 꽃보다 더 아름다운 초록이 있지 않은가. 화려하진 않지만 애기손톱 만한 이파리가 돋아 점점 초록을 향해 치닫는 색감은 보기만 해도 짜릿하다. 느린 기차 타고 만나는 물길여행, 황간 충북 영동의 황간(黃.. 2017. 5. 25.
[주간조선] 이야기가 있는 소읍(小邑) 기행 6 / 전남 목포·강원 도계 이야기가 있는 소읍(小邑) 기행 여섯 번째 / 전라남도 목포·강원도 도계 겨울과 봄 사이 느린 도시에서 시간여행자가 되다 소읍(小邑) 뒷골목을 걷다 보면 언제나 화분 몇 개가 놓여 있는 곳이 있다. 스티로폼이나 고무대야도 함께 있는 것으로 보아 텃밭 대용으로 보인다. 먼 걸음 하기 힘든 어머니의 텃밭이다. 무심히 지나쳤던 것들을 발길 멈추고 허리 숙여 바라본다. 새순이 돋고 있다. 봄이 그리 머지않았다는 얘기리라. 어머니의 텃밭은 봄을 기다리는 중이다. 간절한 마음으로 봄을 기다린다. 탄광도시 도계에서, 항구도시 목포의 뒷골목을 걸으며 수없이 만난 풍경이다. 산촌, 어촌 할 것 없이 우리 어머니들의 삶은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근대문화유산의 보고(寶庫), 목포를 걷다 남도 끝 항구도시 선창가에서 때 아.. 2017. 3. 20.
[주간조선] 이야기가 있는 소읍(小邑) 기행 5 / 강원 양양·경북 춘양 이야기가 있는 소읍(小邑) 기행 다섯 번째 / 강원도 양양·경상북도 춘양 폭설 내린 골짜기서 만난 겨울 이제, 겨울답다. 춥고 눈 내리는 날이 잦다. 동·서해안을 중심으로 꽤 많은 눈이 내렸다. 영동지방에는 올겨울 들어 세 번째 폭설이 내렸다. 양양에 사는 후배에게서 연락이 왔다. “선배! 50㎝야, 빨리 와서 눈 치우는 것 좀 도와줘야겠어.” 말이 그렇지, 눈 치워 달라는 얘기가 아니라 눈 핑계 삼아 하던 일 멈추고 좀 쉬자는 얘기렷다. 후배는 요즘 손수 집 고치기에 바쁘다. 열일 제쳐 두고 동쪽으로 달렸다. ▲50㎝가 넘는 폭설이 내린 강원도 양양 어성전 마을. 강원도 양양 / 폭설 속에서 만난 따뜻한 겨울 양양 가는 길은 고속도로와 국도로 나뉜다. 목적지 중심의 여행자라면 고속도로를 탈 터이고, 과.. 2017. 2. 21.
[주간조선] 이야기가 있는 소읍(小邑) 기행 4 / 강원 묵호·전남 구례 바다를 품고, 강을 벗 삼고 삶이 풍경이 되는 곳 / 강원 묵호항, 전라남도 구례 낮은 토담과 시멘트 블록 담장이 거미줄처럼 이어지는 고샅을 걷는다. 오롯이 견디어온 세월만큼이나 나이 먹은 검푸른 이끼가 뒤덮여 있고, 줄줄이 매달린 빨랫줄이 사람이 살고 있는 공간임을 말해줄 뿐이다. 더러 빈집과 빈터가 눈에 띈다. 아이들 웃음소리도, 왁자지껄한 사람들의 소통하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하나둘 떠난 자리는 부지런한 촌로의 텃밭이 되었다. 이제는 사람들의 관심에서 점점 멀어져만 간다. 오롯이 견디어온 세월이 허무해지는 순간이다. 길은 사람의 발자국을 먹고 산다. 사람의 흔적이 뜸해질수록 담장 아래 이끼는 더 짙어진다. 허허로운, 소읍(小邑) 뒷골목 풍경이다. 한번쯤 뒤돌아보고 싶은 삶의 흔적들, 강원 묵호항.. 2017. 1. 24.
[주간조선] 이야기가 있는 소읍(小邑) 기행 2 / 충북 옥천·전북 정읍 시속 300km로 달리는 KTX도 모자라 이제는 ‘달리는 일등석’이라는 프리미엄 고속버스가 등장했다. 속도만으로는 만족이 안 되는 세상이다. 최소한 프리미엄급 정도는 되어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와중에 쇠락해가는 소읍 이야기를 하자니 민망해질 법도 하다. 하지만 속도나 편리함만을 추구하다가 놓치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대부분 그냥 지나치기 쉬운 작고, 낡고, 깊은, 소읍의 뒷골목으로 떠나고자 한다. 소읍 기행 두 번째는 전북 정읍과 과 충북 옥천이다. 향수 30리길에서 만난 늦가을 풍경, 옥천 가는 날이 장날이다! 5일과 10일 열리는 옥천 오일장은 근동에서 가장 큰 장이다. 뻥이요~ 소리와 함께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들린다. 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옥천 읍내를 가로지르는 금구.. 2016. 12. 7.
[주간조선] 이야기가 있는 소읍(小邑) 기행 1 / 전북 순창·충남 강경 소소한 행복이 살고 있는 곳, 소읍을 찾아 / 순창·강경 [글·사진] 눌산 여행작가 혼자 오는 여자 손님을 숙박업소에서 받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여자 혼자 여행을?” “혹시?…” “분명 무슨 사연이 있을 거야” 등 곱지 않은 시선이 따라붙었다. 지금은 감히 상상이 안 되는 얘기지만, 그때는 그랬다. 요즘은 어떤가. 혼밥·혼술뿐만이 아니라 혼여족이란 신조어도 탄생할 정도로 혼자 밥 먹고 혼자 술 마시고 혼자 여행을 해도 아무렇지 않은 세상이 됐다. 덕분에 여행문화도 변했다. 코레일의 자유여행패스인 ‘내일로’를 이용하는 ‘내일러(Railer)’들은 유명 관광지만을 찾아다니는 여행에서 벗어나 지역주민들만 다녔던 맛집을 찾아가고, 뒷골목에 스며 있는 ‘스토리’에 주목한다. 이제 사람들은 소소한 지역문화에 관.. 2016.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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