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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여행124

[이색마을] 함양 거기마을 경상남도 함양 해발 500m 산꼭대기 거기(居起) 마을 대전-통영 고속도로 서상IC를 나와 안의 방향으로 달린다. 이 길은 함양의 '선비문화'를 만날 수 있는 '정자탐방로'가 화림동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길이다. 먼 옛날 한양으로 과거보러 가던 영남의 유생들에게 남덕유산 육십령은 큰 고비였다. 높이 1507m나 되는 산 길을 60리나 걸어서 넘어야 했다. 화림동 계곡은 육십령 바로 아래에 있다. 선비들은 험한 고개를 넘기 전 화림동의 정자에 앉아 탁배기 한 사발로 목을 축였을 것이다. 함양에는 지금도 옛 선비가 풍류를 즐겼던 정자와 누각이 100여 개나 남아 있다고 한다. 이 정자와 누각을 엮어서 만든 길이 '선비문화탐방로'로 1구간 '정자탐방로'와 2구간 '선비탐방로'로 나뉜다. 화림동 계곡을 따라가다.. 2013. 7. 26.
정선 민둥산 아래 발구덕마을 간만에 강원도 속살을 더듬고 왔다. 깊은 오지를 찾을 만큼 시간의 여유가 없어 대충 겉만 핥고 왔다. 그나마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다. 나에게 오지는 비타민이다. 먼 길을 운전한 피로도 순식간에 사라진다. 그 순간 만큼은 세상의 모든 흐름이 멈춘다. 억새로 유명한 민둥산 아래 발구덕 마을에 올랐다. 산 중턱에 있으니 올랐다는 표현이 맞다. 움푹 페인 구덩이가 8개라고 해서 붙여진 지명이다. 마을 주민들은 팔구뎅이라고도 부른다. 참 독특한 지형인데, 여기서 지리 공부 좀 하자. 위에서 보면 깔대기 모양의 분지가 여기저기 보인다. 학자들은 발구덕마을에 이렇듯 구덩이가 많은 이유를 '아래에 석회암 동굴이 있어 지표면과 통한 굴을 통해 흙이 자꾸 빠져 나가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런 지형을 전형적인 .. 2013. 7. 22.
[산이 좋아 산에 사네] 경상북도 영양 노루목 김병철 김윤아 부부 ‘어느 날 갑자기’ 시작 된 산골생활, “잘했다” 경상북도 영양 노루목 김병철 김윤아 부부 때 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예년에 비해 일찍 시작된 더위가 한여름 못지않다. 이런 날에는 골짜기 깊숙이 들어가 한 사 나흘 하릴없이 빈둥거리다 오고 싶은 마음이다. 때 마침 지인을 통해 알게 된 경상북도 영양의 어느 오지마을을 향해 달렸다. 산세가 강원도 못지않은 영양은 우리나라에서 교통이 가장 열악한 곳이다. 덕분에 때 묻지 않은 자연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일월산 자락 심산유곡에서 흘러 온 청정옥수가 사철 넘쳐흐르는 골짜기에 7년 전 서울에서 귀촌한 젊은 부부가 산다.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이다. 어느 날 갑자기 서울생활을 청산하고 산골생활을 시작 한 김병철(44) 김윤아(39) 부부를 만났다. 그들이 사는.. 2013. 7. 10.
살고 싶은 집 "눌산은 허름한 집에 살아야 될 팔자야." 오래전, 뭐 좀 볼 줄 안다는 지인이 내게 해 준 말이다. 거의 쓰러져 가는 70년 된 화전민의 오두막에 살 때였다. 그 곳에 있는 내가 가장 행복해 보였단다. 생각해보면, 그 오두막 생활 3년이 내게는 가장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지인의 말 처럼 내 인생 최고의 시간이기도 했다. 뭐랄까, 한마디로 설명은 어렵다. 그냥, 좋았다. 산에서 흐르는 물을 먹고, 그 물로 알탕을 하고, 지천으로 널린 산나물을 먹고 살았지만, 딱히 불편하다거나 부족하다고 느껴본 적이 없었다. 지금도 그 오두막 생활만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경상북도 영양의 어느 오지마을이다. 대부분 빈집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뜨거워 진다. 갑자기 비포장도로가 나타나더니 휴대폰은 먹통이 .. 2013. 6. 4.
[산이 좋아 산에 사네] 정선 오지마을 북동리의 김형구 채희정 부부 정선 오지마을 북동리에 푹 빠진 김형구 채희정 부부 강원도 정선. 참 골 깊은 골짜기가 많은 곳이다. 이런 정선 땅에 일찌감치 터 잡고 들어앉은 지인들이 더러 있다. 들어오기도 힘들고 나가기도 힘든 골짜기 하나 씩 똬리를 틀고 들어앉았다 해서, 자칭 ‘똬리파’라 부르는 그들은 대부분 정선에서도 소문 난 골짜기 하나 씩 차지하고 있다. 농사를 짓는 이도 있고, 목수도 있다. 하릴없이 산을 오르내리는 이도 있고, 철마다 산에서 나는 산나물이나 버섯류를 채취해 장에 내다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이들도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별 욕심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골짜기 하나씩 차지했으니, 더 이상 뭐 바랄게 있냐는 듯. 세상 부러울 것 하나 없는, 여유가 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그들을 좋아하는 이유이다. 70.. 2012. 11. 15.
사람과 산 사이에... 선류산장 그 산에 사람이 있고, 오미자 동동주가 있단다. 더 이상 바랄게 없는 조합 아닌가. 딱 세 시간이면 달려 갈 수 있는 길이다. 경상북도 포항. 포항이지만 바다가 없는 산골에 선류산장이 있다. 칫솔 하나 달랑 들고, 가볍게 떠난다. 여전히 뜬금없는 여행을 한다. 뜻근뜻근한 구들방에서 등 지지고 잤더니, 늦잠을 잤다. 늦잠 잔게 당연한거다. 아침 햇살에 눈이 부시다. 다시, 그 햇살에 등 지지고 아침 커피만 두 잔 째다. 산장에도 가을빛이 완연하다. 산국향이 진하다. 이 방에서 잤다. 울퉁불퉁한 방바닥이 오히려 편한, 구들방이다. 황토에 담쟁이가 붉게 물들었다. 수십 번 만난 풍경이지만, 언제나 새롭다. 니들 뽀뽀하는구나?^^ 똑딱이 덕분에 아침 한나절 잘 놀았다~ 선류산장 -> http://www.sunr.. 2012. 10. 24.
게스트하우스 '정선애인', 그리고 덕산기 트레킹 간만에 정선여행을 했다. 무주에서 고속도로와 국도를 번갈아 타며 달린 길은 왕복 580km. 대한민국 정중앙에 위치한 무주지만, 정선은 먼 길이었다. 애초에 덕산기 트레킹은 계획에 없었다. 덕산기 상류 마을인 북동리 취재가 목적이었기에 시간이 남으면 한번 찾아보겠다 마음 먹었던 것이다. 코 앞에 두고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 부랴부랴 취재를 마치고 무인지경 덕산기 계곡으로 스며든다. 그곳은 길도, 인적도 없는 고요와 적막만이 흐르는 신세계였다. 덕산기계곡은 정선군 화암면 북동리에서 정선읍 여탄리에 이르는 10여㎞의 골짜기다. 두어 해 전인가 '1박2일'이라는 방송에 소개되면서 '걷는 자'들이 심심치 않게 찾는다고 한다. 그 전에야 오지여행 매니아들이나 이따금 찾았던, 정선 땅 최고의 오지였다. 보통은 여탄리.. 2012. 10. 11.
영동 오지마을 자계리에 터 잡은 연극쟁이 박창호 박연숙 부부 [산이 좋아 산에 사네] 영동 오지마을 자계리에 터 잡은 연극쟁이 박창호 박연숙 부부 유난히 긴 여름이었다. 유래 없는 가뭄과 35도를 웃돌았던 폭염은 온 산천을 메마르게 만들었다. 때 늦은 장마로 허기진 골짜기를 채우긴 했으나, 이런 이상기온으로 인한 피해는 커 보인다. 사과는 찬바람이 불기도 전에 발갛게 익어버렸고, 호두알은 채 영글기도 전에 후두둑 떨어져 버린다. 하늘의 뜻이라고는 하지만 한여름 땡볕 아래 힘들게 일한 농부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다. 오지마을에서 문화예술의 중심공간이 된 자계리 충청북도 영동군 용화면 자계리. 예나 지금이나 첩첩산중이다. 오지로 소문 난 덕에 여전히 개발의 손길은 미치지 않았고, 찾아오는 외지인도 없는 곳이다. 논밭은 찾아보기 힘들고 대부분 호두나 감, 사과농사가 주업.. 2012. 9. 13.
영남의 최북단 마구령 아래 오지마을 남대리 늦은 밤 마구령을 넘었다. 마구령은 영주 부석사 뒤를 타고 넘는 고갯길이다. 십승지 중 하나인 충청북도 단양 의풍리와 김삿갓 묘가 있는 강원도 영월 노루목, 그리고 경상북도 영주 땅 남대리가 접한 삼도의 경계지역으로 태백과 소백 양백지간에 걸친 영남의 최북단 고갯길이다. 한때는 오지트레킹 명소로 알려진 곳이지만 지금은 대부분 포장이 되었다. 하지만 경사가 워낙 급해 초행길이라면 만만치 않은 고개다. 더구나 태풍이 훑고 지나간 뒤라 부러진 나뭇가지가 어지럽게 널려있다. 위험하다는 생각보다는 10년 만에 찾는 감회가 더 크다. 곰배령 아래 살던 지인이 남대리에 집을 지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았다. 비 예보가 있었다. 아니다 다를까 보슬보슬 비가 내린다. 기온이 상승하면서 안개가 피어 오른다. 심야의 몽환적인 .. 2012.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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