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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석봉2

[주간조선] 이야기가 있는 소읍(小邑) 기행 11 / 경남 산청 산 좋고 물도 좋지만 사람은 더 좋은… 한낮의 국도는 정속주행을 해도 눈치 볼 일이 없다.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열었다. 흙내가 훅 하고 들어온다. 가뭄 끝에 내린 비는 달달했다. 저 멀리 논에 물꼬를 보는 촌로(村老)의 굽은 허리 뒤로 안도의 미소가 숨어 있으리라. 상상만으로도 하늘님이 고맙다. 그나저나 이젠 뜨거운 태양과 맞서야 하는 진짜, 여름이다. 이즈음이면 산과 바다를 놓고 피서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다. 더위를 피하고 휴식을 취하는 게 목적이라면 단연 산이다. 그런 의미에서 올여름은 산청이다. 정겨운 골목과 정원 산청! 한자로는 ‘뫼 산(山) 맑을 청(淸)’을 쓴다. 두말할 것 없이 산청은 산 좋고 물 맑은 고장이다. 이 고장만큼 이름값 제대로 하는 곳이 또 있을까 싶다. 민족의 영산(靈山) .. 2017. 8. 1.
산청 수선사 산청읍에서 경호강을 건너 웅석봉 자락으로 들어간다. ‘명산대찰’이라 했다. 지리산에는 걸출한 절집이 많다. 허나 지금 찾아가는 수선사는 여염집 같은 소박하고 정갈한 분위기의 절이다. 대웅보전 앞에는 넓은 잔디밭이 있다. 여백의 미가 돋보인다. 굳이 채우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답다. 그 아래 작은 연못에는 백련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소문난 연지에 비하면 명함도 못 내밀겠지만, 수선사에 딱 어울리는 규모다. 생뚱맞게 현대식 건물에, 그 옥상에는 근사하게 파라솔이 늘어선 카페도 있다. 천년고찰의 무겁고 엄숙한 분위기와는 다른, 언제 가도 편안하게 맞아줄 것 같은 절이다. 2017.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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