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달산 오포대
목포는 항구도시입니다. 노래도 있죠. 목~포~는 하~앙~구~다~아~~ ^^ 크고 작은 고갯배와 섬으로 나가는 여객선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서남해안 최대의 항구도시입니다. 멀리 홍도나 제주도를 오가는 페리가 연신 드나드는 분주함에 익숙한 도시 목포는 자주 찾진 못합니다. 아마. 계절에 한번 정도로 섬여행이나 좋은 횟감 소식을 접했을때 찾습니다.
유달산에서 내려다 본 목포 시가지
목포를 찾을때 마다 그 느낌은 비슷합니다. 처음 찾은 건 아마 30년 가까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아버지을 따라 갔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별 달라진 느낌은 없습니다.
영산강 방조제 일몰
있다면. 밤의 불빛 정도랄까요. 낙후된 느낌보다는 정체된. 시간이 멈춘 도시라는 인상이 강합니다. 수많은 배가 드나드는 항구도시지만 그리 복잡하지도 않습니다. 사람들 걸음거리까지도 느리구요. 저만의 느낌일지 모르지만 말입니다.
유달산에 오르면 목포시가지와 들고 나는 배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목포하면 유달산이 떠오르고. 유달산하면 노적봉이 떠오를 만큼 연관이 많습니다. 충무공의 흔적과 함께 목포시민들에게는 무한한 자긍심이 아닐까 합니다.
유달산 자락에는 일본식 가옥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고만고만한 좁은 골목마다 한 두 채는 만나는 일본식 가옥들은. 한때는 잘(?)나가던 동네였음을 의미합니다. 충무공의 흔적과 일본식 가옥들. 참 아이러니한 일이죠.
영산강 하구둑에서 만난 해질녘 하늘
하지만 이 시대에 만나는 옛 건물들은 그 시절 영화와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야인시대'란 드라마가 먼저 떠오르는 걸 보면 말입니다. 썩 좋은 느낌은 결코 아니죠. 아!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란 노래가 있었군요. 그 노래가 왜 지금 생각나는지 모르겠지만. 드나드는 배들을 보면서 고무다라이 가득 담은 생선을 파는 아주머니들을 보면서. 아무튼 그 노래 생각이 납니다. 남자와 배. 항구와 여자. 그 상관 관계야 나름의 법칙에 의한 하나의 단정이겠지만. 저까지 굳이 휩쓸려 인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떠남에 익숙하다보면 항구도 배와 멀어질 수 있으니까요.
영산강 하구둑은 낚시꾼들의 천국입니다. 갈치낚시로 유명한 곳이죠.
남도에 전해오는 말 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목포가서 돈 자랑 하지 말고. 벌교가서 주먹 자랑 하지 말고. 순천가서 얼굴 자랑 하지 말라는. (여기서 목포는 여수로. 벌교는 다시 목포로 바뀌어지기도 합니다.) 아마. 잘나가던 시절 나온 얘기겠지요.
부디. 개(犬)도 돈을 물고 다녔던 그 시절 처럼 잘 나가는 목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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