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서울에 25cm의 눈폭탄이 쏟아지던 날 눌산은 강원도로 달렸습니다.
그리고 그 눈속에 갇혀 닷새를 지냈습니다.
허벅지까지 빠지는 눈길을 걸었고
앞을 분간하기 힘들만큼 쏟아지는 눈을 바라봤습니다.
영하 30도 추위에 몸은 꽁꽁 얼어버렸습니다.
눈만 보면 환장하는 눌산이지만 설경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인제지역에 30cm 폭설이 쏟아진 날 44번 국도입니다.
체인도 없이 달리다 홍천에서 겨우 체인을 구했습니다.
맨땅이 사라진 눈길을 달리는 기분은
경험해보지 않은 분들은 모르실겁니다.
차랭 통행까지 뜸해 불안과 흥분의 연속이었습니다.
인제에서 31번 국도를 따라 내린천으로 접어듭니다.
눈은 점점 더 쌓여만 갑니다.
이곳은 인제 OOO 마을 입구입니다.
요즘 잘 나가는 방송 '1박2일'에 두 번이나 등장한 곳이지요.
두 번 모두 혹한기 캠프 장소로.
차는 더 이상 오를 수 없어 걸어서 갑니다.
내린천입니다.
이때 상황만 해도 봐줄만 했죠.^^
스패츠 없이 발목까지 빠지는 눈길을 걸어 산꼭대기 마을을 찾아갑니다.
54년을 전기없이 살아오신 할머니가 살고 계시는 마을입니다.
그런데 3일 전 전기가 들어왔다고합니다.
몇해 전까지만 해도 사람이 살던 집인데 인기척이 없습니다.
설경에 취할 틈도 없습니다.
힘드니까요.^^
눌산을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어 여유부릴 틈이 없었으니까요.
할머니 집에 다 다를쯤 트랙터 지나간 자리가 보입니다.
고맙게도 눈을 치워주셨군요.
눌산을 애타게 기다리던 이들이 뛰어나옵니다.
못올 줄 알았다면서....
평생을 전기없이 살아오신 할머니의 집입니다.
3일 전에 전기가 들어왔다네요.
얼마나 좋을까요.
할머니의 소원인 냉장고도 쓸 수 있고
티브이도 볼 수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뜻밖의 대답을 들었습니다.
눌산도 전혀 예상치 못한 얘기를.
할머니의 전깃불 얘기는 다음 포스팅으로 패스~
728x90
'마을-오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원도 산골에서 맛 본 개마고원식 강냉이죽 (6) | 2010.01.14 |
---|---|
54년 만에 전깃불 들어 온 오지마을 (3) | 2010.01.11 |
정선 오지마을에서 만난 영화 '봄날은 간다' (2) | 2009.12.05 |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시내버스 (4) | 2009.11.21 |
고립이 일상인 정선 덕산기 사람들 (2) | 2009.07.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