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꽃

남도 들녘에 붉은 융단이 깔렸습니다.


자운영입니다. 매화꽃 산수유꽃 벚꽃이 지나간 남도 들녘을 붉게 물들이는 녀석이지요. 그야말로 붉은 융단이 따로 없습니다.







사람들은 자운영의 진가를 잘 모르시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특히 저 윗동네 사람들은 더더욱 모르구요. 그건 대전 이남지역에서만 만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할겁니다. 눈으로 마음으로 행복하게 해 줄 뿐만 아니라 이녀석은 기특하게도 천연 비료가 되 주기도 합니다. 대부분 논에 피기 때문에 아마 무시당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지난해 보니까 정읍의 한 작은 마을에서 '자운영 축제'를 하더군요. 대전 어디선가도 축제를 한다는 얘길 들었구요. 이제야 그 가치가 빛이 나는 것 같아 다행스럽게 생각됩니다.







보리 새싹이 올라오면 이 녀석도 덩달아 파릇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꽃이 피고 나면 논을 그대로 갈아 업게 되는데, 몸주고 마음주고 남김없이 다 주고 떠나는 셈이지요. 기탁하지요?^^


'사회성' 없는 자운영은 별 대접을 못 받습니다. 작은 풀꽃이라 나홀로 피어 있으면 잘 보이지도 않고. 말 그대로 '뭉텅이'로 몰려 있어야 제 맛입니다.







섬진강 상류 화탄나루랍니다. 이 지역을 아시는 분이라면 '화탄매운탕'하면 아! 거기.하실겁니다. 느리게 흐르는 강물따라 자운영 붉은 빛도 함께 흐릅니다.







이곳은 좀 더 하류 지역입니다. 주로 논에 서식하는 녀석이지만 씨가 날려 저렇게 강변에 피어났습니다.


자운영이 가장 아름다운 곳은 하동 악양벌판입니다. 평사리 최참판댁 주차장 좌측으로 오르면(아스팔트길) 성제봉 등산로 입구인 한산사 주차장이 나옵니다. 바로 이곳에서 바라 보면 말 그대로 자운영의 붉은 융단이 깔린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사진은 몇해 전 사진입니다.  감나무에 이파리가 돋을려면 아직 이릅니다. 감나무는 나무 중에서도 가장 늦게 잎을 틔우기 때문이죠. 가만보니 매력있는 녀석이군요. 남들 다 옷을 갑아입는데 저녀석은 맨 나중에 홀로. 고요히 옷을 갈아 입으니 말입니다. 또 있습니다. 감꽃 아실겁니다. 아, 아마도 모르시는 분들이 더 많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건. 나뭇잎 아래 거꾸로 매달리기 때문에 잘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시골 출신이라면 감꽃의 추억 하나쯤 간직하고 계실겁니다. 주전부리 할 게 많지 않던 시절에는 감꽃을 먹기도 했습니다. 물론 떪고 별 맛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명주실에 감꽃을 줄줄이 꿰서 목걸이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남들 다가는 꽃놀이 아직 못가신 분들 계시다면. 지금 남도 들녘을 찾아보십시오. 늦었지만.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특별한 봄맞이가 되실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