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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 공공건축프로젝트

무주 공공건축프로젝트 -18 안성면 행정복지센터 (안성면사무소)

by 눌산 2020.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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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사무소가 주민들의 공간으로! 목욕탕이 있는 면사무소

무주에서 진행된 30여 채의 공공건축물의 방향과 지향하는 바를 제시하는 기준

안성면행정복지센터는 무주읍사무소, 적상면사무소, 부남면사무소로 이어지는 무주군 읍면주민자치센터 프로젝트의 첫 사업으로 무주에서 진행된 30여 채의 공공건축물의 방향과 지향하는 바를 제시하는 기준이 되었다. 중앙정부의 시책을 하달하고 집행하는 최일선의 행정기관인 면사무소가 주민들의 공간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알아보는 것이 바로 공공건축 프로젝트의 의미를 알아보는 방법일 수가 있다.

정기용 건축가는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사무 공간 이외에 주민들을 위한 별도의 공간을 계획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대강당과 소수 인원이 모일 수 있는 교육문화정보공간이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지역주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공간이 무엇일까를 고민한다. 주민들이 요구하는 많은 필요 공간들 중에 공통적인 대답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목욕탕이었다.

면사무소는 뭐 하러 짓는가? 목욕탕이나 지어주지.”

당시 안성면에는 일상 생활에 필요한 상업시설은 대부분 갖추고 있었지만 대중목욕탕은 없었다. “봉고차를 빌려서 대전으로 간답니다.”라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은 정기용 건축가는 안성면주민자치센터에 대중목욕탕 시설을 함께 지었다. 하지만 유지비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남녀를 구분하는 목욕탕 시설을 아닌 하나의 공간만 만들어 홀숫날은 남탕, 짝숫날은 여탕이라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동원해 저비용 고효율 공간을 창조해 냈다.

평생을 뼈 빠지게 일만 했던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이런 정도의 서비스는 공공(公共)이 해야 하는 최소한의 예의다.”

정기용 건축가는 철저히 주민을 우선으로 한 건축을 설계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면사무소에 목욕탕을 들일 수 있는 생각을 감히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10여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도 안성면 주민들은 면사무소 목욕탕을 즐겨 찾는다. 특히 명절 직전에는 줄을 서야 할 정도로 많은 주민들이 찾는다고 한다. 대신 찾는 사람들이 뚝 끊기는 7월과 8, 한여름 두 달은 문을 닫는다.

안성면은 해발 500m를 오르내리는 고원 분지 지형이다. 해발 1,614m 덕유산 향적봉을 등지고 동그란 원형의 땅에 나지막한 산봉우리들이 올록볼록 들어 앉아 있다. 산 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과 마을로 들어가 바라보는 느낌은 전혀 다르다. 그런 독특한 지형 위에 안성면 행정복지센터가 오롯하게 들어서 있다.

정기용 건축가는 건물은 필연적으로 하늘과, 땅과 주변 건물과의 관계 맺기라고 표현했다. 그런 의미에서 안성면행정복지센터는 동쪽 덕유산 자락을 각별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점에서의 설정을 중요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행복자치센터 로비공간에 들어서면 맞은편 1층과 2층을 아우르는 여러 개의 창이 한쪽 벽면을 대신하고 있다. 창문 너머로 덕유산의 파노라마를 조망할 수 있는 동시에 창으로 햇살이 받아들여 건물 안을 밝혀준다. 건물 밖의 좌측 진입로는 안성면의 상징과도 같은 칠연 폭포의 물길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또한 동서로 길게 드리운 건물은 그 뒤로 보이는 덕유산과 조화를 이루게 했고, 남북으로 출입문을 만들어 마을에서의 접근이 편하도록 했다. 정문 현관으로 향하는 좌우 회랑 공간은 현재 무주의 특산물인 머루넝쿨이 심어져 터널을 이루고 있다.

[TIP] 안성면은 덕유산을 품고 있는 땅이다. 반대편 리조트 단지에 비해 크게 개발된 곳이 없고 등산로와 칠연계곡, 칠연폭포 등만 있어 좀 더 한갓지게 덕유산을 만날 수 있다. 안성면에는 무주읍 다음으로 정기용 건축가의 공공건축물이 가장 많다. 행정복지센터를 시작으로 청소년 문화의 집, 폐교를 활용한 무주예술창작스튜디오, 진도리 마을회관이 4km 이내에 있어 함께 둘러보면 좋다. 주소 : 전북 무주군 안성면 안성로 24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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