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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보리밭4

따뜻한 봄날 걷고 싶은 길, 여덟 곳 살아 숨 쉬는 모든 생명체는 동면을 한다. 사람도 예외일 수는 없다. 그런 이유로 봄은 생명의 계절이다. 긴 겨울 축적 된 기운을 모아 새순을 돋고, 꽃을 피운다. 사람은, 가슴을 열고, 오감으로 대지의 힘찬 기운을 받아들인다. 문 밖으로 나가고 싶은 욕구가 넘쳐나고, 움츠린 어깨와 굳은 몸에 생기가 돈다. 자연과 가장 가까이 마주하는 방법으로 걷기만큼 좋은 수단이 또 있을까. '걷기'의 의미는 죽자 사자 이를 악물고 걷는 고행의 길과는 다르다. 굳이 거리와 시간에 의미를 부여할 이유도 없다. 보고 싶은 만큼, 걷고 싶은 만큼만 걸으며 자연과 호흡하면 되는 것이다. 오래 묵을수록 좋은 것들이 많다. 길도 그렇다. 사람의 발자국을 먹고 자란 옛길은 발바닥으로 전해져 오는 감촉이 다르다. 길에서 향기가 난다.. 2017. 3. 3.
[전남 장흥] 2번 국도 따라가는 남도 봄마중 멀리 보이는 덕유산 능선에 잔설이 서서히 녹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봄기운을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다. 대개는 4월까지 눈이 쌓여 있어 산촌의 봄은 멀고도 험하다. 볕 좋은 날이면 몸이 먼저 반응을 한다. 자연스레 집 밖으로 내몬다는 얘기다. 어디를 갈까 단 1초도 고민할 이유가 없다. 긴 겨울의 끝자락에 갈 곳이라고는 남도 땅 말고 또 어디가 있겠는가. 순천에서 2번 국도를 탔다. 고속도로가 목포까지 시원스럽게 뚫렸다는 얘기를 익히 들었지만, 봄마중 나온 여행자에게는 한시가 급한 게 아니라 눈에 담을 풍경 하나가 그리운 법이다. 남는 건 시간 밖에 없으니 굳이 고속도로를 탈 이유가 없다. 국도도 빠르다는 생각에 고흥 어디쯤인가에서 좁고 굽은 길로 들어선다. 아니나 다를까 고질병인 안구건조증이 순.. 2016. 2. 28.
고창 청보리밭축제 오늘 날씨 굿!이었죠. 비 개인 후의 쨍한 날씨에 바람은 살랑살랑 불고, 콧바람 쐬기 딱 좋은 날이었습니다. 더불어 눌산이 횡재한 날이기도 합니다. 왜냐면요, 아침에 이불 빨래를 하면서 이런 생각을 했죠. 오늘 같은 날 고창 청보리밭이나 가면 딱 좋겠다고. 그런데 때 맞춰서 전화벨이 울립니다. 모 회사에서 급하게 청보리밭 사진 좀 취재해서 보내달라고. 세상에나, 이런 횡재가 어딧습니까. 돈 받고, 가고싶은 곳 다녀왔으니. 횡재 맞죠? 평일이라 한산합니다. 아마도 주말이라면, 어마어마 했겠죠. 차도, 사람도 말입니다. 입구에는 유채밭이, 뒤로는 청보리밭이 펼쳐집니다. 아직은 어린 보리지만, 싱그러운 봄빛이 예술입니다. 설렁설렁 걷기 좋은 보리밭 사잇길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촉촉한 황톳길이라 발바닥도 호강하.. 2013. 4. 24.
자, 잠시 보리밭으로 추억여행 한번 하시죠. 차릿! 고창 청보리밭의 증명사진이죠. 소풍나온 아이들. 틈바구니에서 삐죽 솟아 난 유채꽃. 사랑 고백이라도 하려는 모습 같습니다. 이런 분위기라면. 괜찮겠죠? 보통의 축제장을 가면 요란하죠. 하지만 청보리밭 축제장의 풍경은 그다지 요란 할 것도 없습니다. 드넓은 보리밭 자체가 치장이니까요. 종종 걸음으로 선생님의 뒤를 따라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귀엽습니다. 보리피리도 만들어 불어보고. 무작정 뛰는 아이들. 아마 맨흙을 밟은 기분이 좋은 가 봅니다. 사진: 2007. 4월 중순 보리밭엘 가면 생각나는 것이 있습니다. 홍어 맛을 아는 분이라면 아! 그거. 할겁니다. 홍어하면 무침도 있고, 삼합도 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보리애국입니다. 홍어 내장과 보리 새순을 넣고 끓인 애국 맛은 홍어요리의 진수라 할 수 있지.. 2008.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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