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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칼럼

자연과 인물과 역사의 섬 '거문도'

by 눌산 2011.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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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곳을 아름답다고 말하는 것은 시인의 몪이다. 거문도는 참 아름답다. 거문도에 가면 처음엔 자연에 취하고 다음엔 인물에 감동하고 나중엔 역사에 눈을 돌린다. 거문도에는 아름다운 자연과 그 자연을 아름답게 키우는 강인한 생명력이 있다. 그것은 우리 나라 무인도 중 가장 아름다운 백도의 실력이다."

이생진 시인은 거문도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자연의 아름다움 뿐만이 아니라 인물과 역사의 섬으로 표현했습니다. 1박2일 정도의 일정이면 거문도의 속살까지 구석구석 만날 수 있습니다. 거문도는 시인의 표현처럼 참 아름다운 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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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도하면 왠지 멀게만 느껴집니다. 고흥 녹동항을 출발한지 1시간 10분 만에 거문항에 도착합니다. 청해진 해운 소속의 3천 톤급 쾌속선 '가고오고호' 덕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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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항 풍경

거문도는? --> 100년 역사의 등대와 영국군 묘지, 동백숲, 천혜의 비경 백도 등 섬 전체가 명소로 가득한 보물섬입니다. 서도와 동도, 고도 세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고도와 서도는 연도교(삼호교)로 연결 되어 있습니다.
 

옛 이름은 삼도, 거마도등이었으나, 중국 청나라 제독 정여창이 이 섬에 학문이 뛰어난 사람이 많은 것을 보고 문장가들이 많다는 뜻인 '거문도(巨文島)'로 개칭하도록 건의하여, 거문도가 되었다고 합니다.


세 개의 섬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마치 어머님의 품처럼 아늑하고 포근한 자연항만이 호수처럼 형성되어 있는 곳을 ‘도내해(만내)’라고 하는데, 깃을 세운 파도도 내항에만 들어서면 숨을 죽일 만큼 항상 바다가 잔잔하기 때문에 옛날에는 러시아, 영국, 미국, 일본 등 열강들이 탐냈던 천혜의 항구였습니다.


산 능선을 따라 음달산에서 불탄봉-보로봉-수월산 거문도 등대 까지 단장된 등산로는 동백나무 등 아열대 산림욕을 만끽할수 있는 국내 최고의 섬 산행코스라 할 수 있습니다.
 

거문항에서 쾌속선으로 40분 거리에 있는 백도는 국가명승지 제 7호로 지정되 있으며, 39개의 크고 작은 바위 섬으로 이루어진 무인도로 거문도 여행의 백미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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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처럼 휘어진 해안선이 부드러운 유림해수욕장

거문도 투어의 첫번째 목적지는 거문항-유림해수욕장-기와집 몰랑-신선바위-보로봉 트레킹입니다. 걸어서 두세시간 거리로 동백숲과 탁트인 바다 조망이 멋진 곳입니다. 거문항이 있는 고도에서 삼호교를 건너 서도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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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항 방향입니다. 시야가 흐려 아쉬움은 남지만 불과 2-30분 걸어서 만난 풍경치고는 과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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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숲 오르막을 치고 오르면 불탄봉과 보로봉 갈림길이 나옵니다. 탁 트인 바다를 만날 수 있고, 억새 군락지가 있는 곳이죠. 보로봉 방향의 거북이 등 같은 바위 능선은 '기와집몰랑'이라고 부릅니다. 바다에서 바라보면 영락없는 기와집을 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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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담을 수 없는 풍경은 틈틈이 사진으로 담아봅니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와 기암적벽이 아름답다는 말로는 부족합니다. 오랜만에 두 눈이 호강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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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도 어둠이 내렸습니다. 낮에 건넜던 삼호교가 또 다른 그림을 만들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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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 안쪽 주택가 깊숙히까지 바닷물이 들어옵니다. 바다에도 뒷골목이 있더군요. 주택가 골목길 마냥 말입니다. 서서히 물이 들어오는 모습을 지켜보다 잠자리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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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도는 거문항에서 동쪽으로 28km 떨어진 섬으로, 쾌속 유람선을 타고 30분 정도 거리에 있습니다. 상백도와 하백도를 포함해 39개의 무인군도로 이루어진 백도의 아름다운 자연을 만나러갑니다.

거문항을 출발한지 약 30여 분이 지나자 여명이 밝아 오고 해가 떠오릅니다. 아쉽게도 3분 정도가 늦어 백도 일출은 유람선 객실에서 만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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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멈추고 선상에서 백도를 가까이 만납니다. 유람선이 8자형의 코스로 한 시간 가량 백도의 기암괴석과 절경을 보여줍니다. 드넓은 바다 한가운데 불쑥 솟아 오른 기묘한 형상의 바위들이 점점이 섬을 이루고 있습니다.

백도 유람은 하백도가 백미인데 하백도에는 옥황상제의 아들이 바위로 변했다는 서방바위(남근바위), 용왕의 딸이 바위로 변했다는 각시바위, 그들의 패물상자였다는 보석 바위, 그들이 궁성을 쌓고 지냈다는 궁성 바위, 돌부처처럼 우뚝 솟아 있는 석불 바위, 신하가 내려올 때 가지고 왔다는 도끼며 보는 위치에 따라 변하는 요술바위, 촛대바위, 쌍돗대바위, 원숭이바위, 감투바위, 거북바위, 진돗개바위 등이 있습니다. 바위들은 마치 건장한 남성의 근육질처럼 그 질감이 단단하고 섬세해서 백도를 흔히 남성적 매력을 가진 섬이라고도 표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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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도에는 전설에 따라 이름 지어진 바위가 많습니다. 상백도의 형태가 병풍같이 생겼다하여 이름 붙여진 병풍바위, 옥황상제가 연락을 취하던 나루섬, 하늘에서 내려온 신하형제가 숨어있는 형제바위, 먹을 양식을 쌓아 놓았다는 노적섬, 옥황상제의 아들이 풍류를 즐기고 새를 낚아,채려다가 돌로 변했다는 매바위, 신하가 내려올 때 쓰고 왔다는 갓 모양의 탕건여 등 수많은 이름의 바위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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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트레킹을 했던 신선바위-보로봉 능선입니다. '기와집 몰랑'이라고 부르는 곳이지요. 화각이 좁아 다 담지 못했는데 멀리서 보면 영락없는 기와집으로 보입니다. 검게 보이는 아열대 식물들이 기와 지붕인 것이지요. 절벽에 새겨진 용무늬도 보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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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유람선 투어를 마치고 거문도의 제 1경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동백숲으로 들어갑니다.
 
평생 섬을 노래해온 이생진 시인은 거문도를 “적어도 열흘쯤의 여유가 있다면 사흘은 자연에 취하고 사흘은 인물에 취하고 나머지 나흘은 역사에 취해 볼 만한 곳이다.”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여행 길에 시집 한 권 쯤 들고 떠난다면 거문도를 좀 더 이해할 수 있겠지요.

숲속을 나와 다시 숲속으로
나는 천국에서 걷는 걸음을 모르지만
이런 길은 이렇게 걸을 거다
가다가 하늘을 보고 가다가 바다를 보고
가다가 꽃을 보고 가다가 새를 보고
머리로 생각하지 않아도
머리로 고민하지 않아도
웬일로 나를
나무가 꽃이 새가 혹은 벌레가
아직 살아 있는 나를
행복의 길로 몰고 가는지 모르겠다
너무 행복해서 죄스럽다
까닭 없이 내게만 편중된 행복
남들이 시기하겠다
사람들에게 매맞겠다
사랑도 속박이니
지나친 행복도 구속이니
다시 슬프고 외롭게 해다오

(이생진의 '거문도 등대로 가는 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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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선 선착장에서 등대까지는 약 1.4km의 짧은 길입니다. 너무 짧아서 아쉬운 길이지요. 숲은 온통 동백나무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두 개의 등대가 있습니다. 하나는 1905년부터 불을 밝힌 '옛 등대'이고, 사진의 등대는 점등 100주년을 맞아 지난 2006년에 임무교대 한 '새 등대'입니다. 옛 등대(6.4m)에 비해 훨씬 높은 34m의 새 등대에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어 거문도와 삼부도, 멀리 백도까지 한 눈에 감상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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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도 명물 갈치조림입니다. 전혀 비릿하지 않은 국물 맛이 일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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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도 등대 트레킹을 마지막으로 일정이 모두 끝났습니다. 잠시 틈나는 시간을 이용해 영국군 묘지를 찾아갑니다. 어린 나이의 영국군이 먼 이국 땅 거문도에 뭍히게 되었을까요. 아픔의 역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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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와 동도, 서도로 이루어진 거문도.


[여행정보] 섬여행의 특성상 개별 여행보다 단체로 이동하는 기차여행상품을 이용하면 편리합니다. 코레일에서 지역별로 출발하는 여행상품을 운영 중입니다. 일정별 거문도 여행상품은 코레일 홈페이지(www.korail.com)의 ‘기차여행’ 코너나 철도고객센터(1544-7788, 1588-7788)로 문의하면 됩니다.

거문도행 배는 여수항(07시 40분, 13시 40분)과 고흥 녹동항(08시, 14시)에서 청해진해운 소속의 3천 톤급 쾌속선이 하루 두 차례씩 운항합니다. 여수항에서는 2시간 20분, 녹동 항에서는 1시간10분 소요. 녹동항(061-844-2700), 거문도항(061-666-2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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