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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꽃

무주구천동에서 만난 '얼레지'

by 눌산 2012.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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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일주일 전 찾았던 얼레지 밭을 다시 찾았다.
무더기로 활짝 피었다.
맨날 남의 동네 얼레지만 보다 무주에서 만난 얼레지라 더 반갑다.
더구나 천하의 구천동계곡이 아니던가.
아쉽지만 계곡 주변은 아직 이르다.
비교적 햇볕이 잘 드는 숲 한가운데만 가득 피어있다.


도데체 얼레지가 뭐길래 올들어 벌써 여섯 번째 포스팅이다.
1년에 딱 한번.
이맘때 아니면 볼 수 없는 녀석이기도 하지만,
마른 낙엽더미 속에서 만나는 저 화려한 자태를 보면 아마도 다들 빠지고 말것이다.





자, 얼레지가 누구냐.
꽃말은 '바람난 여인'이다.
바람을 만나야 제맛이라는 얘기다.
가는 바람에도 여린 대궁은 여지없이 흔들린다.
무더기로 피어나는 얼레지는 바람과 함께 춤을 춘다.
파인더로 보는 것보다, 눈으로 먼저 봐야한다.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껴야 얼레지를 알 수 있다. 





얼레지는 백합과의 다년생초로 숲속 나뭇그늘에서 주로 자란다.
나무에 잎이 나오기 전에 피었다가 잎이 나올 무렵에 열매를 맺고 사라진다.
감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멀리서도 얼레지밭은 찾을 수 있다.
이즈음 저리 큼지막한 이파리를 가진 녀석이라면 얼레지 밖에 없으니까.





무주구천동 얼레지는 색감이 좋다.
숲그늘이 적당해서 햇볕을 딱 좋을 만큼만 받는다.
얼레지 고유의 연보라빛이다.





요즘은 좋은 카메라들이 너무 많다.
프로와 아마추어를 구분하지 못할 만큼 고급기종의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만난다.
소위 말하는 쨍한 사진에 촛점을 맞추면 장비병을 앓는다.
하지만 야생화 고유의 느낌을 중요시한다면 누구나 멋진 사진을 담을 수 있다.
눈으로 본, 가슴으로 느낀, 그 느낌 그대로만 담으면 된다.
사진은 또 다른 언어이기 때문이다.













얼레지의 꽃말은 '바람난 여인'이지만,
눌산이 붙여 준 꽃말은 '바람 만난 여인'이다.
사진이 목적이라면 바람은 가장 큰 방해꾼이지만,
얼레지를 즐기기에는 바람부는 날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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