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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산상의 화원' 만항재의 주인은 바람이었다.

by 눌산 2013. 7. 11.












산안개가 강물처럼 흘러 간다. 위에서 아래로 흐르다 하나가 되고, 다시 흩어지기를 반복한다. 이 산 저 산 넘나들기를 몇번이고 반복하더니 이내 하늘이 열린다. 그 산 아래 숲에서는 바람을 만난 키작은 풀꽃들이 춤을 춘다. 잠시 후 바람도 멈췄다. 일순간, 세상의 모든 흐름도 멈췄다. 다시, 고요가 흐른다.

해발 1,330m 만항재에 올랐다. 우리나라에서 자동차가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갯길 만항재는 '산상의 화원'이란 이름으로도 불린다. 차에서 내리는 순간 펼쳐지는 드넓은 야생화 군락 때문이다. 이른 봄부터 가을까지 피고 지기를 반복하는 만항재 야생화는 한여름이 제철이다. 


정암사를 그냥 지나쳤다. 만항재에서 좀 더 이른 아침을 만나기 위해서다. 여름 풀꽃은 아직 이르지만, 초록 속에 피어 있는 성급한 녀석들을 만났다.










터리풀.










아름드리 낙엽송 숲에 핀 터리풀 군락.










터리풀 군락 속에서 노루오줌도 함께 어울린다.










이른 봄 얼레지가 피는 곳이다. 해발 1,330m 만항재다.




















여름꽃은 아직 이르다. 요즘은 터리풀, 노루오줌, 범꼬리, 동자꽃, 뱀무 정도가 무리지어 피어 있다.































만항재는 야생화 명소다. 하지만 만항재의 주인은 바람이다. 산너머 동해바다가 지척이지만, 한여름에 이따금 나타나는 저온현상이 바람과 함께 산안개를 만들어 낸다. 서늘한 기온과 함께 이 땅에서는 보기드문 이색지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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