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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 이야기

너무 짧아서 아쉬운 숲길! 무주 태권명상숲길

by 눌산 2022.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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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무진(無窮無盡)! 무주 한 바퀴 /  태권명상숲길

숲으로 가자. 고요히,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것도 좋지 아니한가!

2022년을 앞두고 전국 지자체에서 으레 해오던 해넘이와 해맞이 행사가 대부분 취소됐다.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성스러운 시간을 굳이 요란하게 보낼 필요는 없다. 고요히 새해를 맞이하는 것 또한 의미 있는 일이다. 코로나 시대, 번잡함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있다. 한겨울 맨얼굴을 드러낸 숲이다. 짧아서 너무 아쉬운 수준 높은 숲길, 태권명상숲길로 다녀왔다.

이런 길이라면 종일 걸어도 좋겠다!

태권명상숲길은 태권도원 주변에 조성된 1,318m에 이르는 숲길이다. 태권도의 성지 무주를 상징하는 의미에서 태권 품새(팔괘)를 주제로 각 품새에 맞는 시설물과 조형물들이 설치돼 태권명상숲길이란 이름이 붙었다.

20206월에 조성이 완료된 이 길은 설천면 청량리 52번지 백운산 일원 27,800의 면적에, 길이는 총연장 1,318m이다. 건의 하늘터널을 시작으로 태(명상촌)~(파노라마안내판)~(이벤트존)~(생태관찰존)~(평상쉼터)~(생태쉼터)~(어머니조형물)순으로 걷기길이 이어지는데 각각의 위치마다 안내판과 조형물을 설치되어 있다. 조형물이라고 해서 거창하거나 요란하지 않다. 기존 자연환경을 활용해 자연스럽게 길을 내고 상징 공간을 조성했다.

들목은 태권도원 정문을 지나 곧바로 우회전해 700m 가량 야트막한 오르막길을 올라가다 보면 첫 관문인 하늘터널을 만날 수 있다. 타원형 파이프를 세워 터널을 만들었는데 이 하늘터널이 태권 팔괘 중 건()을 상징한다. 팔각정을 지나 첫 관문을 통과하면 걷기 편한 야자수 매트와 판석이 깔린 폭 2m 내외의 길이 이어진다. 주변은 나뭇잎을 모두 떨군 활엽수림이다. 혹자는 겨울 숲의 쓸쓸하다고 표현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속살을 훤히 드러낸 겨울 숲은 가장 맑고 순수하다. 눈이라도 쌓여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매력적인 숲으로 변한다. 취재를 위해 찾아간 날은 눈이 온다는 예보를 굳게 믿고 갔지만, 아쉽게도 눈은 다음날 내렸다.

두 번째 상징 공간은 늪과 연못을 상징하는 태(). 대나무 조형물이 설치된 명상 공간이다. 사진 한 장 남겨도 좋을 멋진 조형물이다.

이어서 태권도의 품새를 글과 그림으로 안내하는 파노라마 공간과 다양한 행사와 공연을 할 수 있는 이벤트존을 만나게 된다. 여기까지가 오르막 구간이다. 그렇다고 가픈 숨을 몰아쉴 만큼 힘들지는 않다. 한겨울 산행의 묘미가 땀으로 촉촉이 젖은 몸과 시린 얼굴, 적당히 긴장된 발걸음이라 한다면, 여기까지의 오르막 구간은 오히려 너무 밋밋하다는 소리가 나올 법하다. 하지만 이 길에서는 머무는 시간이 자꾸 길어진다. 인기척 하나 없고 인공의 소음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오로지 새와 바람, 나뭇잎이 뒹구는 소리만이 가득한 이 길을 걷고 있노라면 머리와 가슴과 오감이 깨어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길은 여기서 임도를 겸한 태권도원 산책로와 교차한다. 생태관찰존과 평상존을 가리키는 직진방향 표시를 따라가면 태권명상숲길이 계속된다. 우측 임도를 따라 걸으면 태권도원 전망대로 이어지는데 거리는 약 2km.

평상존은 쉬어가는 공간이다. 소나무 숲 아래 넓은 평상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곳에 앉아 명상을 하게 된다면 숲의 기운을 온 몸에 맘껏 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숲길의 백미는 생태존에서 만날 수 있다. 하얀 가지가 하늘 높이 쭉쭉 뻗어있어 얼핏 자작나무숲처럼 보이는 은사시나무 여러 그루가 이 숲의 주인이라도 된 양 제 모습을 뽐내고 있다. 은사시나무는 겨울 들어 수피가 더 하얗게 변해 파란 하늘과 잘 어울린다.

팔괘 중 맨 마지막 공간은 땅과 음을 상징하는 곤(), 쉼터를 겸한 어머니 조형물 공간이다. 자연석이 멀리서 보면 아기를 안고 있는 어머니의 형상이다. 숲을 벗어나면 태권명상숲길이 끝나고 출발지였던 하늘터널이 보인다.

태권명상숲길은 여기까지다. 생각보다 짧았다. 이 길의 매력은 천천히 걸으며 오래 머무르는데 있다. 한겨울 숲의 주인공인 나목(裸木)의 아름다움과 무소음의 고요를 즐기다보면 자연스럽게 걸음이 느려진다.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마무리하는 공간으로 이 숲을 추천한다.

[알고가면 좋은 TIP]

태권명상숲길을 소개하는 표지판에는 출발지와 도착지가 다른 곳으로 표시되어 있지만, 실제는 원점회귀가 가능하다. 태권도원 정문에서 우회전해 700m 거리에 있는 하늘터널이 들목이다. 아쉬운 점은 태권도원 정문 어디에도 태권명상숲길을 알리는 표지판이 없다는 것이다. 주차장도 따로 없다. 앞만 보고 걷는다면 1시간이면 족하지만, 숲에 들어가는 순간 걸음은 느려진다. 사진을 찍으며 천천히 걸었더니, 1시간 30분쯤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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