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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는 여행

CF에도 등장한 금산 보석사 전나무 숲길

by 눌산 2009.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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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나무 숲길이 아름다운 충청남도 금산 보석사


숲길 하나로 유명해진 명소들이 많습니다. 그 중 오대산 월정사나 능가산 내소사 전나무 숲길은 주객이 전도된 느낌을 받을 정도로 명소가 된지 오래입니다. 몇 백 미터에 불과한 산사의 이 짧은 숲길들이 여행자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는 이유는 뭘까요. 제대로 된 숲길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산사의 고즈넉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포장도로와 쌩뚱맞은 거대한 구조물들은 오히려 여행자들의 외면을 받게됩니다. 없다보니 남은 숲길이 귀한 대접을 받을 수 밖에요.

보석사 전나무 숲길은 200여 미터에 불과하지만 좁은 진입로에 빽빽히 들어 찬 전나무가 인상적입니다. 하늘을 향해 곧추선 전나무의 기운은 걷는 것 만으로도 충전 만땅입니다. 워낙 외진 곳이라 아직 유명세 대열에 합류하지는 못했지만 몇해 전 한석규가 등장하는 CF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알음알음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고 합니다. 아직은 덜 유명해서 더없이 좋은 곳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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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채색의 거무튀튀한 일주문을 지나면 영규대사의 충혼을 기리고자 세운 의병승장(義兵僧將) 비각을 만납니다. 영규대사는 임진왜란 당시 승병장으로 계룡산 갑사와 보석사를 오가며 수도한 스님입니다. 보석사에는 영규대사가 머물던 전각인 의선각이 남아 있습니다. 지금의 종무소 건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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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사를 더욱 빛낸 보물 전나무 숲길입니다. 200m 정도로 짧지만 소박한 절집에 잘 어울립니다.

주차장을 지나 만나는 일주문 앞에는 "차는 주차장에 두시고, 경치가 아름다운 숲길을 산책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판이 서 있습니다. 이렇게 멋진 길을 차를 타고 들어가는 사람도 있나 봅니다. 등산을 가도 코 앞까지 차를 끌고 가려는 습성, 이제는 버려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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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나무에 새잎이 돋아나고 있습니다. 골짜기는 온통 연둣빛입니다. 고개를 조금만 숙이면 땅바닥은 죄다 꽃밭입니다. 현호색, 산괴불주머니, 제비꽃, 별꽃이 사랑스런 눈길을 기다립니다. "날 좀 봐주세요."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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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200m, 짧은 길이지요. 하지만 속이 꽉찬 숲길을 느릿느릿 걸어서 올라왔습니다. 먹다 남은 빵조각이 손끝에 매달린 기분 마냥, 아쉬운 마음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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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둣빛 세상 너머로 전각이 나하 둘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 숲에도 곧, 신록이 우거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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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나무 숲길은 계곡을 건너 범종루까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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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종루 아래에 소원지를 걸어두는 곳이 있습니다. 소원지의 공통점은 돈, 합격, 공부, 집이 가장 많습니다. 시주 많이 하면 다 이루어집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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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들어 부처님 오신 날 절집에 걸리는 연등이 많이 줄었습니다. 어려운 경제사정과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어머님 살아 생전에 쌀독은 바닥이 나도 연등 하나는 꼭 걸었던 생각이 납니다. 올 부처님 생신날에는 3만원 짜리라도 하나 걸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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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사 대웅전

유형문화제 제143호
충청남도 금산군 남이면 석동리 711

이 절은 신라 헌강왕 12년(886년)때 조구대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한다. 처음 세울 당시 절 앞에서 캐낸 금으로 불상을 만들었기 때문에 보석사라 하였다. 본래 건물은 임진왜란 때 불에 타 없어졌고, 현재의 건물은 조선 후기에 다시 지어졌다.
대웅전은 정면 3칸, 옆면 3칸의 겹처마 맞배지붕의 다포식 건물이다. 건물 안에 봉안된 불상은 석가모니불, 문수보살, 보현보살 등 3기의 좌상으로 수법이 섬세하다.
이 건물의 앞쪽 오른편에 의승장 영규대사가 머물렀던 의선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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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 맞은편 옛 천왕문

낡아서 좋은, 한번 더 눈길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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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령 1,100년 된 천연기념물 365호 보석사 은행나무
 
높이 40m, 둘레 10.4m의 이 은행나무는 보석사를 창건한 조구대사가 제자 다섯 명과 함께 여섯 그루의 은행나무를 심었는데, 그 나무가 하나로 합쳐진 것이라고 합니다. 마을이나 나라에 변고가 있을 때마다 큰소리로 울어 재난에 대비토록 했다는 얘기가 전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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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사는 금산의 진산인 진악산(732m) 자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작지만 소박한, 충분히 가치가 있는 보석같은 절입니다. 이 길을 따라 올라가면 진악산 산림욕장과 영천암으로 이어집니다. 타박타박 걷기 좋은 길입니다.


비단 강, 금강(錦江)이 감싸 흐르는 금산(錦山)이란 지명은 금수강산(錦繡江山)을 줄여 붙인 이름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자연경관이 수려하다는 의미겠지요.
보석사 또한 금산 땅에 딱 어울리는 기품이 있는 절입니다. 한때는 500명의 승려가 수도할 만큼 대찰이었다고 하지만 현재의 모습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작은 절집입니다. 알이 꽉찬 호두알 같은. 그래서 좋습니다.


[tip] 대전-진주간 고속도로 금산IC를 나와 우회전 - 금산 읍내 - 진안방향 13번국도 타고 공설운동장 지나면 우측으로 들어가는 보석사 이정표가 나옵니다.
보석사 입구 석동마을까지 금산에서 하루 여섯 차례 시내버스가 다닙니다. 약 15분 소요.

<언제나 봄날>에서 30분 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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