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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등뻐꾹이2

비 개인 후, 적상산계곡 옛말에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들을 일러 '돌담장 배부른 것(石墻飽腹)', '사발에 이 빠진 것(沙鉢缺耳)', '흙불상 업고 물 건너는 것(泥佛渡川)'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리고 요며칠 날씨에 딱 어울리는 말이 하나 더 있지요. '봄비 잦은 것(春雨數來)'입니다. 잦은 봄비는 농사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연 나흘을 비가 내렸습니다. 덕분에 뒤란 계곡에 생기가 돕니다. 연 나흘 쉬지 않고 내리던 비가 그쳤습니다. 뒤란 계곡의 물소리가 요란합니다. 시원한 물줄기를 보니 알탕이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나 봄날 계곡은 꼭꼭 숨겨져 있습니다. 박물관 뒤 마을숲에 가려 있어 소리로 찾지 않으면 아무도 모르지요. 봄인가 했더니 어느새 알탕의 계절입니다. 초록옷을 갈아 입었군요. 불과 며칠.. 2010. 5. 26.
'홀딱벗고' 새소리 들어보셨나요? 이제 곧 많이 듣게 되는 새소리가 있습니다. 깊은 산, 도시 근교의 야산을 가리지 않고, 멀리서, 때론 아주 가까이서 들립니다. 오, 오, 오, 오……. 새소리가 독특하지요. '검은등 뻐꾹이'의 울음 소리로 일명 '홀딱벗고새', '빡빡깎고새'라고도 합니다. 듣다보면 '오, 오, 오, 오' 소리가 '홀, 딱, 벗, 고' 또는 '빡, 빡, 깎, 고' 소리로 들립니다. 그렇게 부르는 이유가 있습니다. 수행하는 스님들도 사람인지라 계절적인 특성을 피해가지 못할 수밖에요. 나른한 봄기운에 잠이 쏟아질 때 '검은등 뻐꾹이'가 나타나 귀를 따갑게 하겠지요. 그런데 이 새소리가 스님들을 조롱하는 소리로 들린다는 겁니다. '빡, 빡, 깎, 고' '밥, 만, 묵, 고' '잠, 만, 자, 고' '똥, 만, 싸, 고' ……... 2008.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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