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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13

[경남 함양] 꽃 피는 골짜기, 거기마을 산 깊은 골짜기 끄트머리 외딴 집. 그런 집에서 살고 싶었다. 탁 트인 전망은 사치라 생각 했으니 굳이 전망 좋은 터는 애초부터 염두에 두지 않았고, 소위 말하는 명당의 가장 기본 조건인 배산임수(背山臨水) 지형이 아니어도 되었다. 단지, 집 한 채 오롯이 서 있을 정도의 공간이면 족했고, 골짜기로 통하는 오가는 길 하나와 사철 마르지 않는 작은 실개천 정도만 흘러도 된다고 생각 했다. 나이 탓인가, 지금 생각은 다르다. 변했다는 표현이 맞겠다. 사람 사는 곳, 사람이 살았던 곳, 옹기종기 모여 있어도 상관없으니 사람 냄새 나는 곳이 더 좋더라는 얘기다. 길도 사람의 발자국을 먹고 산다. 산과 들, 계곡에도 오랜 사람의 흔적이 남아 있다. 작은 돌멩이 하나 풀 한 포기도 허투루 대하지 않았던 옛 사람들의.. 2016. 9. 22.
[귀농·귀촌 이야기] 굴암리 언덕에서 ‘벼룻길야생화‘ 홈카페를 운영하는 / 이선영 씨 전라북도 무주 귀농·귀촌 이야기 굴암리 언덕에서 ‘벼룻길야생화‘ 홈카페를 운영하는/ 이선영 씨 어느 해 봄날,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굴암리 강변길을 걸었던 적이 있다. 마침, 어린 손녀딸의손을 잡고 장에 가는 어르신을 만나 굴암리에 대해 좀 더 알게 되었다. 그리고 강변으로 난 희미한 옛길을 따라 대유리까지 걸어갔다. 지금은 ‘금강마실길’이란 이름의 ‘걷기 길’이 생겼지만, 사실 옛길은 그때 걸었던 희미한 길의 흔적이 진짜 옛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도 굴암리에 가면 아쉬운 마음이 먼저 든다. 이왕 ‘길’을 만들거면 진짜 옛길을 찾아 만들었으면 좋았을 것을 하고 말이다. 강이 보이는 언덕 위에 하얀집 짓고 필자처럼 굴암리의 추억을 안고 이주한 부부가 있다. 아직은 반쪽짜리 살림을 하고 있는 이선.. 2015. 11. 13.
사람이 가장 살기 좋은, 해발 700m 오지마을 '해피 700'강원도 평창군의 슬로건이다.용평을 비롯해서 해발 고도가 700미터인 지역이 많아, 사람이 가장 살기 좋은 높이라는 해발 700미터를 강조하는 말이다. 해발 700미터는 인체에 가장 적합한 표고(땅의 높이)로 알려져 있다. 생체 리듬이 좋아질 뿐 아니라, 충분한 혈류 공급으로 젖산과 노폐물 제거에도 효과가 있어 피로 회복이 빠르다는 얘기다. 따라서 이러한 기압에서는 뇌에서 분비되는 멜라토닌 호르몬이 증가해 5~6시간만으로도 충분한 수면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해발 700m는 사람과 동식물이 살기에 가장 좋은 고도인 것. 전라북도 무주는 산지가 82%에 달하는 전형적인 산악지역이다. 예로부터 오지가 많기로 유명하지만, 지금은 리조트가 들어서면서 개발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하.. 2014. 12. 27.
농촌총각 셋이 뭉쳤다. 농사를 짓겠다고 청년 셋이 뭉쳤다. 원예학과 출신의 선후배인 이들은 26살, 29살, 31살이다. 주변의 우려와 걱정 속에 시작한 이들의 농사는 곧 결실을 눈 앞에 두고 있다.물론 지난 2년 간 많지는 않지만 먹고 살 만큼의 수입도 올렸다. 내년이면 이들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는 블루베리를 수확한다. 알알이 영글어 가는 블루베리가 이들의 희망이요, 청춘이다. 우리 마을에서는 60세가 다 된 아주머니를 새댁이라 부른다. 그 아주머니 이후로 시집 온 새댁이 없다는 얘기다. 마을의 마지막 새댁인 셈이다. 이것이 농촌의 현실이다. 그런데 새파랗게 젊은 청년 셋이서 농사를 짓겠다며 2년 전 전라북도 무주군 안성면 금평리 궁대마을로 찾아 들었다. 이들을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첫마디는 ‘왜?’였다. ‘무슨 사연이.. 2013. 10. 16.
[산이 좋아 산에 사네] 농촌 대안교육을 위해 ‘자연’을 선택한 부부 농촌 대안교육을 위해 ‘자연’을 선택하다. 충북 영동 물한리 신상범 김희정 부부 최악의 여름이었다. 최장 기록을 경신한 장마와 그 뒤에 찾아 온 폭염으로 모두가 지쳤다. ‘풀이 죽었다’는 말이 실감나는 여름이었다. 산과 계곡마다에는 여전히 더위를 피해 찾아 든 사람들로 가득하다. 예부터 물 좋기로 소문난 충북 영동의 물한계곡 역시 예외는 아니다. 물이 차다(寒)는 의미의 물한리로 접어들자 골골마다에는 형형색색의 텐트들이 보이고, 나뭇그늘 아래에는 느긋한 오수를 즐기는 이들이 한 자리씩 차지하고 앉아 있다. 산이 높고 골이 깊은 만큼 더위를 피하기에는 더 없이 좋아 보인다. 자연으로 돌아가자던 부부는 ‘通’했다. 백두대간 삼도봉과 민주지산, 각호봉이 부챗살처럼 둥그렇게 감싸고 있는 물한리에서 참 괜찮은 부.. 2013. 9. 13.
[산이 좋아 산에 사네] 지리산을 사랑한 남자, 그 남자를 사랑한 여자 지리산을 사랑한 남자, 그 남자를 사랑한 여자 양민호 조승희 부부 산 깨나 타는 사람이라면 지리산에 열광한다. 주말이면 구례구행 야간열차에 몸을 싣고 새벽 동이 트기 전 노고단에 오른다. 1박 2일, 혹은 2박 3일의 일정으로 지리산 종주를 하고, 능선을 오르내린다. 똑같은 코스지만 매번 다른 느낌을 주는 산이 바로 지리산이라고들 말한다. 이런 지리산 마니아들이라면 으레 꿈을 꾼다. 지리산 자락에 터 잡고 사는 꿈을. 그렇게 꿈을 이룬 가족이 있다. 경상남도 하동군 악양면의 드넓은 악양 평야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상신흥 마을의 양민호(47) 조승희(39) 부부가 그들이다. 산골생활의 꿈을 현실로 만든 부부 경상남도 하동군 악양 땅을 밟아 본 사람이라면 한결같은 소리를 한다. “이런데서 한번 살아 봤으면.. 2013. 3. 21.
지리산에 흙집 짓고 된장 만드는 총각 구정제 [산이 좋아 산에 사네] 지리산에 흙집 짓고 된장 만드는 총각, 구정제 우수가 지나면서 추위가 한풀 꺾이었다. 스마트폰 하나면 언제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날씨 검색이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지만, 농사를 짓거나 산골에 사는 사람들은 여전히 절기에 의존하며 산다. 어쩜 그렇게 딱딱 들어 맞는지... 절기는 옛 사람들에게 있어 스마트폰이요, 일년 농사의 지표가 되는 셈이다. 꽁꽁 얼어 있던 계곡에서는 물소리가 요란하고, 앙상한 나뭇가지에서는 새순이 돋고 있다. 콘크리트 바닥처럼 딱딱하게 얼었던 땅 속에서는 웅성거리는 생명의 소리가 느껴진다. 만화가 출신 총각이 지리산으로 간 까닭은? 필자는 이맘때가 되면 어김없이 지리산으로 향한다. 지리산은 섬진강을 끼고 있어 봄이 가장 빨리 오는 곳 중 하나이다. 매화와 산수.. 2012. 4. 6.
[산이 좋아 산에 사네] 강원도 양양 느르리골에서 시작한 인생2막 광고디자이너에서 마을디자이너로 변신한 김주성 문정숙 부부 강원도가 좋아 인제에서 4년을 살았다. 겨울이면 고립이 일상인 열악한 환경이지만, 눈 속에 고립되는 그 일상이 좋았다. 철이 덜 들었다고들 얘기하겠지만, 여전히 그 눈이 좋다. 대설이 지나고 며칠 되지 않아 영동지방에 폭설 소식이 들여왔다. 무려 50cm. 영동고속도로 일부 구간이 통제되고, 학교까지 휴교하는 폭설 속에 배낭을 꾸렸다. 눈 속에 갇힌 강원도 양양 느르리골에 7년 전 정착한 부부의 산골생활 이야기를 듣고 왔다. 첩첩산중 느르리골에서 시작한 인생 2막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하월천리 느르리골. 일출의 명소인 남애해수욕장에서 불과 8km 거리에 있는 산골마을이다. 하지만 그곳은 국내 오지여행가인 필자도 깜짝 놀랄 만큼 첩첩산중 오지였다. .. 2012. 2. 3.
산골생활 귀농이든 귀촌이든 서울을 벗어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납니다. 하지만 막상 실천에 옮기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마음 뿐이죠. 이런 저런 이유를 내세워 그냥 꿈만 꾸고 삽니다. 더구나 젊은 사람이 산골로 들어간다고 하면, 그건 필시 무슨 이유가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도시에서의 적응실패나, 낙오자, 사회성 부족한 사람이라 여기는게 현실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눌산이 아는, 먼저 산골생활을 시작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입니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뭘까요? 대답은 간단합니다. '그냥'입니다. '그냥' 산골이 좋아서란 얘기지요. 이 가을에 30대에 산골생활을 시작하고, 전업농의 꿈을 꾸며 사는 부부를 만났습니다. 어디서 사느냐 보다, 누구와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오히려 도시 친구들을 걱정했습.. 2011.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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