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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일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연둣빛'

by 눌산 2011.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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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봄날' 뒤란에 520년 된 당산나무가 있습니다.
나무의 둘레가 5m, 높이는 18m로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인간이 500년이 넘은 나무를 보호한다는게 좀 웃기는 일이지만 말입니다.
이 당산나무는 적상산 등산로 입구인 서창마을의 수호신입니다.
마을과 마을 사람들의 안녕과 풍년농사를 기원하는 제를 지내기도 했습니다.
처음 서창마을을 찾는 사람이라면  입구에 떡 버티고 선 기개에 놀랍니다.
여름이면 시원한 그늘을 선사하고, 휴식의 공간을 제공합니다.
500년 세월 한결같이 서 있는 나무가 참 고마운 이유입니다.


딱 일주일 만에 완전한 연둣빛으로 옷을 갈아 입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이파리는 짙어집니다.
그늘을 만드는 속도와 상승하는 기온이 일치한다고나 할까요.
참 신비한 일입니다.





여름이면 차례를 기다려야 할 만큼 저 당산나무 아래 평상은 인기명소가 됩니다.
뒷집 어르신이 오수를 즐기기도 하고, 적상산을 찾는 등산객들의 쉼터가 되기도 합니다.
더불어 눌산은 그 등산객들이 남기고 간 쓰레기를 치웁니다.^^





당산나무 주변에는 마을숲이 있습니다.
수령은 그보다 못하지만 무리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 숲이 왜 만들어 졌을까 생각해봤더니 방풍림 역활이 아닐까 합니다.
적상산이 동쪽에 위치해 있고, 북쪽은 낮은 산이 가로막고 있어 아무래도 겨울 북풍을 막아 줄 이 숲이 필요했겠지요.
조상들의 지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허투루 여기지 않는 삶을 살아 온 조상들에게 있어 자연은 숭배의 대상이었고, 더불어 살아가는 동반자였습니다. 숭배의 대상 자연은 그에 대한 보답으로 삶의 터전과 양식을 제공했습니다.





"나는 끌어안은 나무에서 많은 평화와 위안을 얻습니다. 나무와 접촉하는 것은 우리와 나무 모두에게 큰 즐거움을 주지요. 나무는 아름답고 우리 마음을 충전시켜 줍니다. 우리가 나무를 포옹하고 싶을 때 나무는 거절하는 법이 없습니다. 우리는 나무에 의존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나무를 만지고 포옹하는 것과 같이 우리는 자신과 남을 열정을 가지고 사랑할 수 있습니다." 베트남 출신의 세계적 평화운동가 틱낫한 스님의 나무 예찬론입니다.


인간에게 나무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경제적인 가치로만 따질 수 없겠지요. 자연과 사람은 함께이니까요.

일주일 뒤에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아마 무성한 숲이 되어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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