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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 공공건축프로젝트

무주 공공건축프로젝트 -2 안성面, 평생 잊지 못할 풍경과 사람

by 눌산 2020.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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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땅을 제대로 보고 싶다면, 마을 깊숙이 들어가야 한다.

영원히 사람들이 살아가는 땅을 만들고 싶은 바람

정기용 건축가는 안성 땅과의 첫 만남을 그의 저서 감응의 건축에서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무주를 지나 안성면에 도착하던 날, 필자는 두 가지 놀라움을 온몸으로 느꼈다. 하나는 평생 잊지 못할 안성면의 풍경을 처음 본 일이고, 또 하나는 안성면의 청년들을 만난 일이다.”

안성면 덕곡리 벚나무 가로수길

편안할 ()’, ()’ 자를 쓰는 안성은 지명에서부터 편안함이 묻어난다. 먼저 안성 땅의 지리적 위치와 지형부터 살펴보자. 19번 국도를 타고 무주읍에서 적상면을 지나 안성면으로 향하다보면 가파른 고개 하나를 만난다. 안성의 관문 해발 500m 안성재로 고갯마루에 올라서는 동안 한참을 오르막길이 이어지지만 막상 고갯마루에 올라서면 내리막은 싱겁게 끝이 날 만큼 짧다. , 안성 땅 자체의 해발고도가 높다는 얘기로 좌측 동쪽에 병풍처럼 길게 이어져 있는 산이 해발 1,614m의 덕유산이라는 것을 안다면 오르막만 있고 내리막이 없는, 이 길에 대한 의문이 쉽게 풀린다.

안성면의 독특한 지형은 안성재만이 아니다. 곤돌라를 타고 오르는 덕유산 설천봉에서 서쪽으로 내려다보이는 안성벌판은 마치 새둥지처럼 가운데만 비어있고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안성 땅의 독특함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넓은 벌판에 불쑥 불쑥 솟아오른 작은 산봉우리들이 수십 개는 있고 그 아래 마을이 자리잡고 있다.

안성면 풍경

정기용 건축가가 이런 풍경을 보고 그냥 놓칠 리 없었다. 종이 한 장에 안성의 미래를 스케치하며 안성면의 천혜의 자연환경을 기본으로 자연으로 천국을 만들자는 생각을 한다. 마을 뒷산을 공원으로 조성하고, 유기농 농사에 적절한 생활환경의 구축 등 마을 주민들의 소득 증대까지도 생각한 그림을 그린다. 이농으로 인한 인구감소 등을 고려하여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안성에서 살아야 한다는 전제하에 일시적인 관광명소가 아닌 주민들의 삶의 터전에서 기반을 구축하여 영원히 사람들이 살아가는 땅을 만들고 싶은 바람을 그 그림 속에 넣었다. 지역 특성에 맞는 바람공원, 물공원, 흙공원을 조성하고, 또한 토양에 걸맞은 숲을 조성한다. 안성면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차를 타고 들어올 수 없다. 멀리 차를 세우고 우마차를 타고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

, 이런? 아무리 상상이라지만 이건 좀 심하지 않은가라고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만약에 이것이 상상이 아닌 현실이 됐다면 어땠을까? 감히 예상컨대 디즈니랜드에 대적할 만한 지상 최고의 명물이 되지 않았을까?

심지어 정기용 건축가는 이 땅의 고귀함을 알려줄 요량으로 풍경, 풍수박물관도 안성의 미래에 그려 넣었다. 자연과 공원, 그리고 박물관과 안성의 먹거리를 아우르는 안성투어를 상상하면서 얼마나 행복했을까. 애초에 실현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는 개발이 아닌 안성의 땅을 지키기 위한 많은 아이디어를 생각했지만 그의 스케치는 결국 행복한 상상으로 끝났다.

안성 땅을 제대로 보고 싶다면, 마을 깊숙이 들어가야 한다. 앞서 언급한 안성재나 덕유산 설천봉, 효자촌 마을 뒷산, 사전리 마을의 오두재 옛길 등은 안성 땅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곳으로 부족함이 없지만 안성의 사람과 땅의 고귀함을 알기에는 부족하다. 가장 쉽게 마을로 접근하는 방법은 안성면소재지에서 안성 땅을 가운데 두고 크게 한 바퀴 돌아보는 길이다. 먼저 용추폭포 방향 공정리로 향한다. 용추교 다리를 건너 내당, 외당마을로 간다. 그리고 마을 안으로 들어가면 길은 마을과 마을로 이어진다. 마을마다 뒤에 산을 하나 끼고 있다. 밖에서 보이지 않던 마을과 풍경들이 마을 안으로 들어가면 보인다. 가까이, 깊숙이 들어가야 보인다.

[TIP] 안성재 아래 사전교차로에서 우회전하면 안성면소재지로 향하는 옛 19번 국도다. 사교마을 앞 두문삼거리에서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안성로에서 덕유산로로 이어지는 안성면 가장 외곽도로이고, 또 하나는 구량천로, 칠연로, 덕산로로 이어지는 안성면 중앙 부분을 가로지르는 길이다. 어느 길을 택하든 안성 땅을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다. 이 두 코스를 적절히 이용하면 안성면의 주요 마을들을 거의 둘러 볼 수도 있다.

참고문헌 : 정기용 저 '감응의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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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 윤미라 2020.09.22 13:06

    안녕하세요~ 정기용 건축가님께서 만들어주신 안성면사무소의 목욕탕을 어린시절 이용한 사람입니다. 이 글 속의 익숙한 사진과 지명들에 저의 어린시절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한 글자 한 글자 아껴 읽게 되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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