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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일기

비오는 날 소소한 풍경, 그리고 횡설수설

by 눌산 2008.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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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화.

'해당화 피고 지는 섬마을에~' 못부르는 노래지만. 이리 곱게도 핀 해당화를 보니 괜히 흥얼거려 봅니다. 뭐. 술 한잔 하면 곧잘 부르긴 합니다. 저 딴에는 그런대로 부른다고 생각하지만. 듣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더군요. 이미 음치로 소문난 걸 보면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노래방 가 본 지가 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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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쭉꽃.

해당화는 남도에서는 흔히 만날 수 있는 꽃입니다. 강원도 동해안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보기 힘든 꽃이 되버렸습니다. 한때 자주가던 작은 포구가 있습니다. 주문진에서 양양 방향 7번 국도를 타고 가다 보면 광진리란 곳이 있지요. 휴휴암이란 표지판을 따라 좁은 골목길을 들어가면 여느 부잣집 마당 만한 바다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름하여 '큰바다마을'이라고들 합니다. '언덕 위에 바다'라는 예쁜 카페가 있고, 어느날 갑자기 중창불사를 하더니 대찰이 되어버린 휴휴암, 그리고 민가 서너 채가 전부인 마을입니다. 재밋는 것은 군부대 철책선 안에 민가가 있습니다. 그리고 정말 손바닥 만한 백사장이 있고요. 철책선 안이지만 낮에는 출입이 가능합니다. 유일한 민가인 그 집은 민박을 치거든요. 이 '큰바다마을'에 해당화가 참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기 힘듭니다. 주민들 말에 의하면 죄다 캐가서 그런다네요. 꽃이 좋아서 가까이 두고 보고 싶은 마음이야 이해하지만. 야생의 꽃을 캐가는 사람을 보면 욕부터 나옵니다. 뭐랄까. 혼자만 보겠다는 욕심때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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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언덕 위에 바다'에 외상값이 있네요. 십 수년 전부터 다닌 집인데 어느날 갔더니 카드가 안된다는 겁니다. 그동안 현금으로만 계산을 해서 잘 몰랐던 것이죠. 그래서 외상을 했습니다. 멋쟁이 주인장님께 이자리를 빌어 죄송하단 말씀드리고요. 조만간 외상값 갚으러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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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

말이 나온 김에 그 집 자랑 좀 하겠습니다. 예쁘다는 표현도 모자라는 집이죠. 건평이 한 너댓 평 쯤 될까요. 그 좁은 공간에 다락방도 있습니다. 미군부대에서 나온 방부목으로 주인이 직접 꾸몄습니다. 원래 감각이 좀 있는 분이죠. 두 명이 앉을 수 있는 탁자가 두 개에, 벽탁이라고 하나요? 분식집가면 벽에 붙은 미니 탁자 말입니다. 그게 전부랍니다. 다락방 또한 두어 명 앉을 수 있는 탁자 두 개에 벽탁 하나. 한 열명 들어차면 더이상 발디딜 틈도 없는 좁은 공간입니다. 하지만 강릉-속초 사이 동해안에서 가장 먼저 생긴 카페라는군요. 찾아오는 손님들 또한 중년이 많구요. 요즘은 소문 듣고 찾아오는 젊은 친구들도 많다고 합니다. 사장님! 이 정도면? 외상값 퉁칩시다.^^
아. 제가 이 집을 좋아하는 이유를 얘기 안했군요. 공간이 좁은 만큼 창문도 아주 작습니다. 그 좁은 틈으로 바다가 보입니다. 그 넓은 바다가 창문 크기만하게요. 틈새로 보이는 바다를 보면서 맘껏 담배를 피울 수 있습니다. 가리비 재떨이도 멋지구요. 뭐. 이 정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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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약

큰바다마을 얘기 하나 더 하겠습니다. 한 십 수년 전 얘기 같습니다. 수원에서 직장 다닐땐데요. 토요일이면 무조건 강원도로 달립니다. 산행도 하고, 오지도 찾아다니고, 여기 큰바다마을에 들러 회도 먹고. 그랬드랬습니다. 큰바다마을이 좋은 점은 횟집이랄 것도 없는 포장마차였거든요. 딱 한 집. 더구나 원두막 포장마찹니다. 아까 말씀드린 손바닥 만한 백사장 위에 세워진 원두막요. 바닷물이 들어 올 때면 말 그대로 수상가옥이 됩니다. 발 밑에서 물이 찰랑찰랑하는거죠. 그 위에서는 부어라 마셔라하고. 아마 바다에 가장 가까운 집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지금은 그 집 없습니다. 언덕 위에 새로 지어 이사를 했지요. 그러고 보니 큰바다마을의 추억이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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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꽃이름은 모릅니다.


갑자기..... 강원도가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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