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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일기

비 개인 후

by 눌산 2008.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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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소나기 한 무리가 스쳐 지나간다.

희미한 산안개가 걷히고 드러난 야릇한 몸매는

구천동 청정옥수에 발을 담근다.


“할머니 뭐하세요? “
”풀 매. “
”징혀, 매도 매도 끝이 없당깨. “

그렇지 않아도 제철만난 논두렁 잡초가
한바탕 쏟아진 소나기에 한껏 목에 힘을 주고 서 있다.

잠시, 아주 잠시 농사를 지어본 경험이 있어 알지만

이 풀과의 전쟁은 여름 내내 계속된다.

약 올리기라도 하듯 쑥쑥 잘도 자라는 풀은

뒤돌아보면 금세 또 올라와 있을 정도니…….

그 독하다는 제초제 뿌려대는 것도 이해 못할 것도 없다.

제초제에 죽은 땅을 다시 살려내기란 어렵다고 한다.

어디 비단 땅뿐이겠는가.

한번 병든 사람의 마음 또한 되돌아오기가 그리도 힘들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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