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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일기

자두가 이렇게 맛있는 건 처음 알았습니다..

by 눌산 2008.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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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 있는 300년 된 고가입니다. 슬레이트 지붕이어서 그렇지 기와지붕이었다면 더 근사했을 겁니다. 이 집은 00김 씨 종가입니다.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지만. 집주인은 대전에 살면서 자주오십니다. 처음엔 마을 주민인 줄 알았으니까요. 대전과 무주 종가를 오가며 농사를 지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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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에 마침 사람이 있어 들어갔습니다. 입구를 지키는 거대한 자두나무에 자두가 주렁주렁 매달렸습니다. 오가면서 군침만 흘렸는데. 한 마을이지만. 주인 없는 집에 들어가 따 먹어서는 안됩니다. 인심이 박하다는게 아니라. 반드시 주인의 허락을 구해야 한다는 뜻이죠.

여름 휴가철이면 시골 주민들과 접할 기회가 많습니다.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예전 같지 않은 인심'입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다 상대적이 아닐까 합니다. 예를들어 허락없이 남의 밭에 들어가 고추 몇개를 딴다고 해서 뭐 어떠냐. 하시겠지만. 이렇게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내 집에 허락없이 누가 들어와 냉장고 문을 열고 고추 몇개를 가져갔다고요. 다를게 없다는 얘깁니다. 시골 인심은 변한게 하나도 없습니다. 단지 무례한 몇몇 사람들 때문에 그런 말들이 나왔다는 얘기죠. 혹 고추가 필요하면 주인에게 먼저 양해를 구해보십시오. "할머니 저 고추 몇개만 따먹어도 될까요?"라고요. 아니면. 갖고 계시는 과자나 사탕, 음료수라도 먼저 권해보시면. 분명 대화가 통할겁니다. 제가 살고 있는 마을 주민들은 하나같이 인심이 후하십니다. 상추며 고추, 배추까지 지나가는 길에 건네주시는 것들만으로도 냉장고가 넘쳐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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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대를 세워야 할 만큼 많이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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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구경도 식후경이라죠. 일단 먹고 봅니다. 찬은 별거 없습니다. 금방 밭에서 뜯어 온 상추에 주인 아저씨가 직접 담궜다는 된장 그리고 파김치가 전붑니다. 맛이죠? 두말하면 잔소리겠지요. 거의 쓰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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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군침이 돕니다. 얼마나 맛있는지. 그 후 두어 번 더 상추쌈을 먹었듭니다. 아. 맥주는 제가 가져간 겁니다. 뭐 드릴만한게 없어서요. 시원한 맥주 한잔은 갈증 해소엔 최고죠.

상추에 얽힌 사연하나 소개하겠습니다. 제 막내 여동생은 직업 군인입니다. 세상 물정 모르는 순진한 녀석이지요. 좋게 표현하면 말입니다. 식당 아주머니가 밭에가서 상추를 뽑아오라고 했답니다. 심부름을 시킨거지요. 그런데. 문제는. 뽑아오라는 말에 진짜로 뿌리채 뽑아서 갖다드렸답니다. 그 아주머니의 표정이 어땠을까요. 보지 않아도 상상이 갑니다. 오지여행 동호회 회원들과 여행을 가서 민박집 주인 도와드린다고 콩밭에 풀 뽑으라고 했더니 콩만 쏙쏙 뽑아버렸던 기억도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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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이지만 관리가 잘 되어 있습니다. 토방 마루 또한 멀쩡하고요. 어릴적 문간방을 썼다는 아저씨는 지금도 가끔 그 방에서 주무신답니다. 사실. 저런 집을 갖고 싶었습니다. 오래 된 고가지만 잘 수리하면 썩 괜찮은 집이 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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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었으니 밥값은 해야겠지요. 가지가 찢어질 만큼 너무 많이 달린 자두가. 보기만 해도 짜증납니다. 너무 많아 찌증나긴 처음입니다.^^ 손으로 하나 하나 따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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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 일 도와드린다고 오신 아주머니들과 자두를 땄습니다. 사실. 먹은 게 더 많습니다. 정말 맛있더군요. 자두가 이렇게 맛있다는 건 처음 알았습니다. 뭐든. 손수 따서 먹으면 맛있습니다. 수분이 많고. 당분도 많아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을 만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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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흔들어 따면 쉽지 않나. 하시겠지만. 그러면 다 상처가 납니다. 상품 가치도 없고 금방 상해버리죠. 그러니 손으로 하나 하나 딸 수 밖에요. 사다리가 동원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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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매미채까지 갖고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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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 해도 먹음직 스럽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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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보리수 열맵니다. 보리똥이라고도 하죠. 당분이 별로 없어 그리 맛은 없지만 눈으로 보는 맛은 초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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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가지 따서 술 한병 담그고. 나머진 설탕과 버무려 효소를 담궜습니다.


오늘도 무척 덥다는군요. 여름다운 날씨죠. 덥다고 짜증내기 보다는 더위를 즐기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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