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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일기

아침, 산책, 숲길, 그리고 들꽃

by 눌산 2009.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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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좋습니다.

티없이 맑은 어린아이들이 좋고, 온실의 화초보다 들꽃이 예쁘듯이 말입니다. 그렇다고 아침형은 아닙니다. 산중에 살다보니 일찍일어나게 되는 것이죠. 뒷집 어르신이나 마을 분들을 보면서 따라하게 된 것 같습니다.

시골살이는 해가 뜨는 시간에 일어나 일찍 잠자리에 들 수 밖에 없는, 자연에 흐름에 따라 살아가는 방식입니다. 도시의 화려한 불빛과는 거리가 먼, 달과 별빛이 주는 편안함도 한 몪 했을 겁니다.

계절에 따라 일어나는 시간의 차이는 있습니다. 봄이면 새소리에 잠을 깨지만, 여름은 아침햇살에 잠을 깹니다. 늦잠을 자고 싶어도 잘 수 없는 환경인 것이죠. 해가 늦게 뜨는 겨울은 좀 더 잘 수 있습니다.

아침산책을 했습니다. 그 길입니다. 눌산이 겨울내내 나무하러 다니던 길. 산을 보고, 하늘을 보고, 들꽃을 보고 걷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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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는 숲길을 홀로 걷는 재미 쏠쏠합니다. 온통 달맞이꽃 천집니다. 숲에도, 길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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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가 산을 향해 달려갔다. 이번은 소년이 뒤따라 달리지 않았다.
그러고도 곧 소녀보다 더 많은 꽃을꺾었다.

"이게 들국화, 이게 싸리꽃, 이게 도라지꽃,……."

"도라지꽃이 이렇게 예쁜 줄은 몰랐네. 난 보랏빛이 좋아! …… 그런데,
이 양산 같이 생긴 노란 꽃이뭐지?"

"마타리꽃."

소녀는 마타리꽃을 양산 받듯이 해 보인다. 약간 상기된 얼굴에 살포시 보조개를 떠올리며.

다시 소년은 꽃 한 옴큼을 꺾어 왔다. 싱싱한 꽃가지만 골라 소녀에게 건넨다. [황순원 / 소나기]

기억나시나요? 황순원의 소나기.... 바로 그 마타리입니다. 큰 키에 노란 꽃이 이국적이지만, 소나기를 연상하면 참 정겹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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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개비, 또는 닭의장풀

너무 흔해서, 너무 작아서 주목을 받지 못하는 꽃이죠. 금방이라도 날개를 펴고 날아갈 것 같은 나비를 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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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은 비슷한 모양의 꽃이 참 많은데, 이름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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칡꽃입니다. 현기증이 날 만큼 향이 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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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죽나무 열매. 꽃도 저 처럼 대롱대롱 매달리며 핍니다. 때죽나무꽃 -> http://nulsan.net/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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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리나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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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맞이꽃, 그리고 오동나무 이파리. 갑자기 소나기로도 만나면 우산 대용으로 쓰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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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산책길의 주인공은 달맞이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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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증명사진 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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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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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하늘, 적상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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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봄날]에서 여기까지 다녀오는데 한 시간 정도 걸립니다. 아침산책으로는 딱 좋은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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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상산을 끼고 도는 길입니다. 보는 각도에 따라 참 다양한 모습으로 변하는 산이지요.


산, 꽃, 길, 하늘만 보고 평생 살 수 없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럼 너무 재미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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