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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킹106

강원도 정선 연포마을-소사마을-평창 문희마을 그래도, 동강이더라. 세상은 변해도 동강은 흐른다. 참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이다. 세상이 그러하니 사람이 따라 갈 수밖에 없지 않는가, 오랜만에 소주잔을 앞에 한 친구는 반문한다. 그렇다고 오랜 지기와의 술자리까지 번갯불에 콩구워먹 듯 급해서야 되겠는가. 소달구지 덜컹대던 시골길이 그립고, 느리게 흐르는 강가에서 뒹굴던 그 어린 시절이 그립다. 그럴 때면 찾던 곳, 조양강이 정선 땅을 파고들다 몸서리치며 똬리를 트는 곳, 바로 동강 변 오지마을 연포와 소사마을이다. 참으로 오랜만에 동강을 찾았다. 흐르는 듯, 멈춰선 듯 느리게 흐르는 물줄기만은 여전했다. 10여년 전 댐이 생긴다고 난리법석을 떨기 전 동강은 삶에 지치고, 고향이 그리워 힘겨워 할 때 요긴한 위안이 되어주던 곳이다. 언제 찾아도 넉넉하게 .. 2008. 4. 29.
걷자!! 두 다리 멀쩡할 때. 걷기, 걷는 여행....., 좀더 고상한 말을 붙이자면 트레킹(trekking)쯤이 되겠다. 나는 걷는 여행을 즐긴다. 두 다리 멀쩡할 때 걷자는 논리다. 국내든 해외든, 유명 관광지는 휠체어 타고도 볼 수 있으니까. 사람들은 여행을 무슨 고행쯤으로 여긴다. 걷기란 무지막지하게 걷는 게 아니라 느긋하게 쉬엄쉬엄 걸어야 한다. 맘껏 해찰도 부리고, 온갖 것 다 참견해가면서 말이다. 사실 바쁘게 걷다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오로지 길이 끝나는 곳, 길의 끝만 머리 속에 있을 뿐이다. 사실 길의 끝은 의미가 없다. 그냥 걷다 보이는 것만 보면서 말이다. 아무 생각없이 걸을 수만 있다면 더 없이 좋다. 유명산을 가보면 앞사람 엉덩이 밖에 안 보인다. 정신없는 산행인 셈이다. 바지 끝에 달라붙은 라벨을 보면.. 2008. 4. 25.
아내 몰래 숨어 들어가 살기 딱 좋은 곳 / 강원도 평창 문희마을 '육지 속의 섬' 강원도 평창 문희마을과 절매마을 저에게 동강은 천국이었습니다. 한때였지만요. 더없이 아름답고. 지친 몸 편안히 쉴 수 있었던 안식처이기도 했습니다. 줄배 없인 꼼짝달싹 할 수 없는 '육지 속의 섬'과도 다름없는 오지 중의 오지였지요. 지금은 대부분 다리가 놓이고 길은 반듯하게 포장이 되었습니다. 그 중 유일하게 남아 있는 강 건너 마을이 문희마을과 마주 보고 있는 절매(折梅)마을입니다.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하는 여인이 있다면. 그 여인과 몰래 숨어들어가 살기 딱 좋은, 그런 곳이죠. 한때 동강 지킴이로 알려진 정무룡 씨가 사는 절매마을이다. 영락없는 '육지 속의 섬'으로 저 철선이 아니면 꼼짝달싹 할 수 없는 갇힌 신세가 된다. 강원도 평창군 미탄(美灘) 면소재지에서 42번 국도 정.. 2008. 4. 24.
삼십리 골짜기 끄트머리에서 만난 '사람의 마을' <강원도 인제 연가리골> 조상들의 삶을 가장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그곳이 어디일까. 아마 오지마을이 아닌가 싶다. 현대 문명과는 동떨어진 자연에 가장 가까운 삶을 영위하는 곳 또한 오지마을이라 할 수 있다. 핸드폰도 필요 없고, 컴퓨터도 필요없는 이 땅의 속살을 찾아가 본다. 눈 녹은 물이 흐르는 연가리 계곡에서 만난 돌단풍 새순 하늘과 맞닿은 골짜기 끄트머리에 사람의 마을이 있었다. 연가리골은 유독 산세가 부드럽다. 인접한 아침가리 곁가리 명지거리 모두가 걸출한 산봉우리를 머리에 이고 있지만 연가리골의 끝은 백두대간 주능선이 지난다. 정상은 따로 없지만 해발 1천m를 오르내리는 백두대간 주릉이 휘감고 있어 골이 시작되는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맞바우 마을부터 시작해 끝이 나는 백두대간 주능선상까지 오르막을 느낄 수.. 2008. 4. 24.
돌배나무 꽃향기 따라 봄햇살 밟아볼까.<평창 봉산리 자개골> 신기천이 합류하는 오대천의 봄 4월이면 저 아래 남도에서는 두어 번의 꽃잔치가 끝나고 봄농사가 한창이다. 허나 심산 골짜기로 대변되는 강원도 땅은 이제 막 피어오르는 싱그러운 이파리에 현기증이 날 정도. 긴 겨울의 기지개를 막 펴고 문밖을 나선 촌부들의 움직임이 바쁘기만 해 보인다. 오대천을 떠나 보내고 신기리로 접어들었다. 흐드러지게 핀 돌배나무 꽃향기에 어지러워 가다 쉬다를 반복한다. 아, 눈이 부실만큼 싱그러운 연둣빛 세상, 내게 있어 그것은 차라리 고문에 가까운 여행병을 도지게 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돌배나무 꽃이 흐드러지게 핀 신기리 민가 무인지경 60리길, 가다 쉬다 느리게 걷기에 딱 좋다. 봉산천과 자개골 만큼 길고 깊은 협곡이 우리나라에 또 있을까, 평창군 진부면 신기리에서 봉산리를 지나 .. 2008. 4. 24.
하늘과 맞닿은 지리산 자락의 오지마을 산이 높으면 골이 깊고 골 깊은 산자락에는 어김없이 사람의 마을이 있습니다. 하늘과 맞닿은 곳. 더이상 오를 수 없는 산꼭대기 오지마을을 찾아갑니다. 산으로 오릅니다. 길은 하늘금과 맞닿은 사람의 마을에서 끝이 납니다. 산꼭대기 오지마을에도 봄은 찾아왔습니다. 산자락 빼꼼한 틈이라도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산수유 나무가 심어져 있고. 돌담을 층층이 쌓아 올린 다랭이 논은 농부의 손길을 기다립니다. 첩첩산중에도 봄 기운이 완연합니다. 산과 농토의 경계에는 산수유꽃이 피었습니다. 경계와 구분의 차이를 느껴봅니다. 오지마을이 다 그렇듯. 이곳 또한 물이 좋습니다. 눈 녹은 물이 흘러 철철 넘치는 계곡에는 바람을 만난 버들강아지가 춤을 춥니다. 이런 오지마을에 범죄가 있을리 없지요. 산에 살때 "무섭지 않아요?".. 2008. 4. 24.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유홍준 님은 섬진강 하동포구 80리 길과 해남 대흥사 숲길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고 썼습니다. 만약에 유홍준 님이 강선마을 길을 다녀갔다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은 하나 더 늘었을 겁니다.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강선마을 가는 길을, 저는 주저없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고 소개합니다. 점봉산을 오르는 길목으로 마을은 해발 900미터에 위치에 있습니다. 마을까지 걸어가는 2킬로의 계곡을 낀 숲길은 국내 최대 원시림지역으로 손꼽이는 이 땅의 허파와도 같은 곳입니다. 양양에서 진동리를 갈려면 조침령을 넘습니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 길은 사륜구동아니면 엄두도 못낼 만큼 험한 고갯길이었습니다. 그런데! 버스를 만났습니다. 터널이 하나 .. 2008.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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