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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 언제나 봄날802

복수초. 스러지다. 느린걸음으로 다가왔던 봄이. 우거진 복수초 이파리 사이로 멀어집니다. 변덕쟁이 봄은. 이렇게 서둘러 떠나나 봅니다. 도톰한 털목도리 두루고. 뽀얀 속살을 드러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치렁치렁한 치마에. 새생명을 잉태한. 완숙한 여인의 모습으로 나타났군요. 그래도 좋습니다. 뽀얀 속살 감춰도. 보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니까요. 보이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바람처럼 말입니다. 게으른 녀석들은. 마지막 황금빛을 토해내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그래도. 지난밤 눈보라에 잘 견뎌주었구나. 숲은 어느새. 새옷을 갈아입고 있습니다. 홀로 새벽을 맞이한 복수초는. 그래서 외롭지 않아보입니다. 친구가 생겼으니. 그 여리디 여린 새순에. 노란 꽃이 피더니. 어느새. 거목이 되었습.. 2009. 3. 26.
'할미꽃'은 왜 묘지에서 잘 자랄까? '할미꽃'은 양지바르고, 오래된 묘지 주변에서 잘 자란다. 실제로도 그런 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꽃으로 독성을 가지고 있지만. 보송보송한 솜털이 온몸을 감싼. 검붉은 속살에 꽃자주색 할미꽃의 자태는 가히 매혹적이다. 나무하다 뚜렷한 길의 흔적을 따라 걸었다. 고상하게 표현하면 그렇고. 실제로는 농띵이쳤다. 그러다 양지바른 산사면 곳곳에 자리한 묘지를 만났고. 딱 이 정도의 장소라면 할미꽃을 만날 수 있겠다.했더니 여기저기서 할매들이 손짓을 한다. 꾸부정한 허리에 보송보송한 흰머리, 여전히 고운 얼굴, 인자한 미소까지 영락없는 할머니를 닮았다. 할미꽃이 묘지 주변에 잘 자라는 여러 이유가 있다. 양지바른 곳을 좋아하고. 키가 작아 다른 식물로 인해 그늘이 지면 번식에 어려움도 .. 2009. 3. 25.
'바람난 여인(얼레지)' 여기 다 모였네. '바람난 여인'은 얼레지의 꽃말입니다, 오해 없으시길.^^ 예년에 비해 이른 개화를 시작한 봄꽃들을 죄다 만났습니다. 복수초를 시작으로 노루귀, 바람꽃,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얼레지까지. 원없이 만났습니다. 눈이 시리도록. 지난 일요일.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또 다른 얼레지 군락를 만났습니다. 얼레지밭입니다. 꼭 누가 심고 가꾼 것 처럼 '밭'을 이루고 있습니다. 도로에서 빤히 보이는 산자락 밤나무밭입니다. 한적한 지방도로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더군요. 발자국을 보니 제가 처음인 것 같았습니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 진다고 했던가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운전을 하면서도 늘 주변을 두리번 거린 덕분에. 이런 거대한 얼레지 꽃밭을 만난 것 같습니다. 장소는 하동인근입니다. 사진에.. 2009. 3. 24.
전설 속 절터를 찾아서 무주 적상산에는 천년고찰 안국사가 있다. 그 외에도 역사 속 사찰은 몇 더 전해져 온다. 펜션 '언제나 봄날' 뒷산이 적상산이다. 집에서 바라 보면 거대한 단애(斷崖)층이다. 다들 미리 겁먹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절벽때문인데. 등산로는 절벽을 모두 비켜지나간다. 오히려 이런 단애를 구경하기 조차 힘들다. 등산로만 본다면 육산에 가깝다. 뒷집 식당 아주머니 왈, "옛날에 저 절벽 밑에 암자가 있었는데, 스님이 아홉 분이나 살았데요." 봄꽃 얘기가 나와서였다. 암자터에 가면 꽃이 많다고. 가보란다. "이판나물도 많고, 금낭화는 말도 못해요." 이판나물은 나중에 알고보니 윤판나물이었다. 궁금하다. 안가본 길이니 더 궁금하다. 며칠 장거리 여행을 했더니 몸도 무겁고. 무거운 몸 푸는데는 산행이 최고기에. .. 2009. 3. 24.
추락한 버스의 유일한 생존자는 이름 때문? 1985년 충청북도 영동군 심천면 고당리 양강교에서 버스가 강으로 추락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사망자는 40명, 대형참사였지요. 이 사고에서 살아 난 유일한 생존자가 한명있습니다. 이름은 강유일, 이름 덕분에 살았다 해서 한때 화제가 됐었죠. 화제가 될만 하죠? 강유일, '강'에서 '유일'하게 살아났으니까요. 40명의 사망자를 낸 대형참사 현장입니다. 지난 2007년 영동군은 '국악의 거리' 조성사업 일환으로 이 다리에 가로등을 만들고 다리 난간을 전부 교체했습니다. 교각은 옛날 모습 그대로, 다리 난간과 나머지 부분은 완전 교체한 흔적이 보입니다. 그런데. 뭔가 어색합니다. 고무신에 양복입은 꼴이랄까요. 이 나라는 '신상'을 너무 좋아합니다. '국악의 거리'는 이 일대에 국악의 3대 악성 중 한사람인 난.. 2009. 3. 20.
죽었다 살아난 간이역, 충북 옥천 지탄역 죽었다 살아난 간이역이 있습니다. 지난 2007년, 코레일의 운영 효율화 조처로 전국 80여 곳의 다른 간이역과 함께 폐쇄됐던 충청북도 옥천의 '지탄역'이 바로 그곳입니다. 지탄역 인근 마을 주민들은 그동안 이용하던 기차가 서지 않게 되자 불편을 호소하며 백방으로 간곡한 청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대전과 대구 등으로 농산물을 내다 팔아야 하는 지역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옥천까지 버스로 이동한 후 기차를 갈아 타야 하는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을 겁니다. 그 결과 주민들의 소원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코레일은 2007년 6월 1일 폐쇄했던 지탄역에 만 2년 만인 5월 1일부터 하루 두 차례 정차하기로 한 것입니다. 폐쇄된 후 다시 부활하는 경우는 지탄역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대전에서 옥천을 지나, 영.. 2009. 3. 20.
하심(下心)으로 이끌었던 사라진 배알문(拜謁門), 태안사 국보 1호 남대문이 화마에 휩싸였을때 우리 국민들은 한없는 허탈감에 빠졌습니다. 하룻밤 사이에 불타버린 처참한 흔적은 너나없이 책임감에, 죄책감까지 느껴야 했습니다. 국보 1호라는 상징성 뿐만이 아니라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난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으니까요. 여행을 하다보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문화재 복원 현장을 만납니다. 잘못된 문화재 복원은 화마에 사라진 남대문 만큼이나 어이없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바로 태안사의 배알문 처럼 말입니다. 산사의 숲길은 마음을 씻어 주는 길입니다. 절집은 숲길이 끝나는 곳이 있습니다. 태안사는 2km에 이르는 울창한 숲길이 제대로 남아 절집 중 하나입니다. 기생오래비 같은 포장 도로가 아닌, 먼저 폴폴 나는 흙길입니다. 매표소를 지나 조태일 시문학관, 능파각, 일주.. 2009. 3. 19.
꽃은 더디게 피어도 향은 더 진한 순천 향매실마을 전라남도 순천에도 매화마을이 있습니다. 그윽한 매향때문에 '향매실' 브랜드로 출하되는 순천시 월등면 계월리의 향매실마을입니다. 섬진강 자락 하동이나 구례, 광양에 비해 열흘은 늦게 꽃을 피웁니다. 마을 안 산자락 30여 만 평에 이르는 매화나무에 꽃이 피면 가히 장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한 계월마을을 지난 월요일(16일) 다녀왔습니다. 매화꽃이 필 무렵이면 어김없이 황사에 꽃샘 추위가 찾아옵니다. 지리산 자락 골 깊은 섬진강 덕분이지요. 하지만 계월마을은 그런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솥뚜껑 모양의 오목한 분지를 이룬 지형 덕분에 언제나 포근합니다. 계월마을에 갈때 마다 눈여겨 보는 글귀입니다. 내려 놀 짐도 없지만. 저 지게가 너무 힘들어 보여서요. 이젠 너무 늙어 허리까지 꾸.. 2009. 3. 18.
가야산 야생화 식물원에서 만난 봄 가야산하면? 합천이죠. 그동안 저도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사실을 하나 알았습니다. 가야산의 60%가 경상북도 성주 땅이라는군요. 사실, 이런 지역의 경계가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만은 그 지역의 주민들은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성주 땅 가야산 자락에 자리한 '가야산 야생화 식물원'에서 또 다른 봄을 만나고 왔습니다. '가야산 야생화 식물원'은 580여 종의 나무와 야생화가 식재 된 국내 유일의 군립식물원입니다. 1, 2층 전시관과 야외전시원, 온실을 갖추고 있습니다. 조류와 곤충, 야생화 드라이플라워가 전시된 전시관을 지나 온실을 찾아갑니다. 저의 관심사니까요. 돌단풍입니다. 이파리가 단풍잎 처럼 생겼다해서요. 꽃은 봄에 피고, 가을이면 이파리에 단풍이 듭니다. 꽃이 피기 전에는 이런.. 2009.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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