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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일기178

은행나무 아래서 태어난 '은행이' '은행이'의 고향은 시골 중학교 은행나무 아래다. 은행이를 처음 발견한 아이들이 은행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은행나무 이파리가 노랗게 물들었던 지난가을 태어난 은행이는 어느 날 혼자가 되었다. 태어나자마자 어미는 사라졌고, 여섯 형제 중 은행이를 제외한 다섯 형제는 차례로 죽었다. 학교 아이들에 의해 처음 발견된 은행이를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우유와 영양제를 먹여가며 보살피다 우리 집으로 오게 되었다. 다행히도 은행이는 아이들과 선생님의 정성으로 어느 정도 건강한 상태가 되었고, 두려움과 낯선 환경에 대한 거부감으로 사람의 손길조차도 피하던 녀석은 우리 집에서 며칠 머무는 동안 안정을 되찾게 되었다. 처음 우리 집에 올 때는 야생에 가까웠다. 예민하고 앙칼지고. 사람에 대한 아픈 기억이 있는지, 경계도 심.. 2016. 3. 3.
겨울과 봄의 밀당 봄볕에 몸 말리고 마음 말려 놨더니,비에, 눈에, 매서운 바람에, 눈보라까지.다시 온 세상이 꽁꽁 얼어붙었다.대충 좀 하지, 밀당 치고는 좀 심하다. 2016. 2. 29.
마감 주어진 시간이 한 달이라고 치자.3주를 널널하게 놀고.남은 일주일 간 이를 악물고 덤벼든다. 학창시절 시험공부가 그랬고.지금은 원고 마감이 그렇다. 그래도 공부 못한다는 소리는 안들었다.역시, 마감을 어긴 적은 없다. 다행인 것은, 머리가 아프지 않다.알고보니, 요 며칠 뉴스를 안 봤구나.... / 라제통문 2015. 1. 8.
다롱이는 누워서 잔다. 벽난로를 사랑하는 다롱이.잠도 벽난로 옆에서 잔다.큰대 자로 누워서. 만세?? 기상~~~~하지만.아침시간에 잠시 나갔다 들어오면, 하루종일 저렇게 잔다. 너를 보면 민망하다. 넌 고양이가 아닐거야. 다시, 잔다.내일 아침까지. 게으르고, 잠꾸러기지만.때론, 부지런한 녀석이다.동네 마실가면 꼭 따라온다.그리고 그 집 앞에 앉아 내가 나올때까지 기다린다. 그러니 널 미워할 수가 없다. 2014. 12. 23.
산골의 겨울 요 며칠, 영하 15도를 오르내리는..., 무진장 추웠다.하루가 멀다하고 내린 눈은 쌓여, 보기는 좋더라.무주는'눈의 나라'니까.대신, 동네 길이 얼어 내내 빙판길이었지만.그러다 오늘, 영상 5도까지 오른 날씨 덕분에 길은 말끔해졌다. 민박집 그만두고 두 달을 놀았다.아무것도 안하고 말이다.그런데도 바빴다.놀면 더 바쁘다는 말이 실감나더만.주말이면 결혼식, 제사, 돌잔치 찾아다녔다.지난 7년을 어찌 살았는지 모르겠다.그런 경조사들 하나도 챙기지 못하고 살았으니 말이다.주말이 더 바쁜 민박집 주인은 다 아는 얘기다. 하여튼, 이런저런 일들로 무주에 있는 시간보다 밖에 나가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다시, 일 시작이다.무주군에서 귀농 귀촌이야기를 책으로 만든다.그래서 요즘 무주에 귀농 귀촌한 이들의 취재를 .. 2014. 12. 23.
방문 노크하는 다롱이 야옹이에 비해 추위를 많이 타는 다롱이의 겨울은 춥다.하루 종일 벽난로 앞에 앉아, 누워 잔다.깨어있는 시간은 아마 서너 시간도 안될껄.... 그래도 제 할 일은 다 한다. 뒷집 카페에 쥐가 들락거린다는 소식에 쥐잡으러 출장도 다닌다.이 집에 쥐새끼 한마리 얼씬거리지 못하는 것도 다 다롱이 덕으로 잘 알고 있고. 얼굴에 안경을 누가 그려놨는지, 괜찮다 야.^^ 다 좋은데 매일 밤 눌산의 잠을 깨운다.방문 노크를 하면서 말이다.야옹~하다 그래도 안나오면 문을 박박 긁는다.잠시 나가야하니 현관 문을 좀 열어달라는 뜻이다.이 집의 안전을 책임지는 녀석이니 그 정도는 봐줘야겠지? 2014. 12. 5.
가을은, 여전히 진행 중인데... 새벽 기온이 0도까지 뚝 떨어졌다.서리도 벌써 올들어 세 번째 내렸다.온 동네가 겨울준비를 하느라 여념이 없다.마지막 추수를 하고, 나무를 베고 장작 패는 소리로 요란하다. 눌산은,이미 겨울준비 끝냈다.지난 해 쓰고 남은 나무를 모두 잘라 집 주변에 빙둘러 쌓았다. 하지만, 가을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붉게 물든 만산홍엽(滿山紅葉)에 눈이부시다. 2014. 10. 29.
잠시, 고요... 여름의 끝이 보인다. 펜션 주인으로 일곱 번째 여름을 시작할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분의 2가 지났다. 잠시, 고요한 시간에는 이불 빨래를 한다. 펜션 주인의 팔자다. 꿉꿉한 요즘같은 날씨에 이런 파란 하늘은, 펜션 주인에게는 축북이다. 열심히 빨자. 저 가로등만 보면 햄버거 생각이 난다. 맥XXX....... 여름시즌이 끝나면 도시에 나가 햄버거를 먹어야겠다. 고르곤졸라 피자도, 해물이 듬뿍 들어 간 매콤한 스파게티도. 아, 그리고 의성 마늘닭하고, 전주 조기조림도 괜찮지. 할 일도, 먹고 싶은 것도 참 많다.^^ 2014. 8. 11.
펜션 주인의 피서법 초속 15m의 강풍과 200mm 이상의 폭우가 내린다는 기상청 예보를 믿고 단단히 준비했다. 바람에 날아갈 위험이 있는 천막이나 기타 위험 요소들을 모두 정리하고, 태풍을 기다렸다. 하지만 고요했다. 강수량은 최대 30mm, 바람은 아마도 초속 4~5m. 좀 허탈하긴 했지만, 아무 피해가 없었고, 가뭄에 목말라하던 계곡물이 채워졌다. 때론, 기상청이 고맙다. 태풍이 지나간 후의 계곡물은 맑다. 그리고 차다. 계곡물에 발 한번 담그고, 펜션 뒤 카페에서 5천원 짜리 팥빙수 한 그릇 먹고, 동네 한바퀴 돌았다. 펜션 주인의 30분 피서법이다. 2014. 8.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