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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일기

Slow, Slow, Slow... 느린 삶

by 눌산 2008.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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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 라이프, 슬로비족, 슬로우 푸드, 슬로시티...
Slow, Slow, Slow.....

요즘 참 많이 듣는 말입니다. 느리게 살자는 것이지요. 이 바쁜 세상에 말입니다.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로 보이지만. 찬찬히 들여다 보면 '좀 더 인간답게 살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다운시프트(Downshift)族' 이라고 있습니다.
다운시프트는 자동차의 기어를 한단계 낮춰 저속기어로 변환 한다는 뜻으로 '다운시프트족'은 속도의 경쟁에서 벗어나  좀 더 여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90년 대 미국에서 등장한 '슬로비(Slobbie)족' 또한 '다운시프트족'과 비슷한 의미입니다. 물질보다는 마음을, 성공보다는 가정을 더 소중히 여기며 느리게 사는 삶의 여유를 찾으려는 사람들이죠.

무엇이 이런 생뚱맞은 집단을 만들어 냈을까요. 살만하니까? 그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 먹고 살기도 힘든 시절이었다면. 아마도 이상한 집단 취급을 받았을 겁니다. 사실 요즘도 크게 차이 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 어려운 시기에 '느림'이란 곧 '게으름'으로 들릴테니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든이 넘으신 어르신입니다. 매일같이 지게를 지고 나무를 하러가십니다. 대부분의 마을 분들은, 저를 포함해서, 경운기나 차로 나무를 합니다. 지게로 나무를 하시는 분은 저 어르신 뿐입니다. 옛날에는 다 그랬죠. 불과 얼마 전의 일이지만 말입니다. 경운기며, 자동차가 없었으니까요. 편리한 수단이 생기면서 그만큼의 수고도 덜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톱으로 나무를 자르는게 아니라 엔진톱으로 힘 안들이고 순식간에 자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만큼의 비용이 들죠.

어르신은 지게로 나무를 하고, 톱으로 자르고, 아직도 군불을 지펴 난방을 하십니다. 세상은 변했지만. 어르신의 생활은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스스로 땀 흘려 집을 짓고, 땅을 일구어 양식을 장만했던 헬렌 니어링과 스코트 니어링 부부는 "우리는 의무를 피해 달아나려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더 가치 있는 의무를 찾고 있었다." 고 했습니다. 도시적인 기준에서 보자면 분명 도피였지만. 그들은 또 다른 세계를 찾아 떠난 것이지요. 조화로운 삶을 위해서 말이죠. 그들이 떠난 건 1910년의 일입니다.


온 나라가 변화와 개혁, 혁신을 부르짓고 있습니다. 제 귀에는 일단 살고보자는 식으로 들립니다. 대책이 없다는 것이지요. 목숨만 건지고 보자. 그 다음은? 알아서 잘 될 것이다. 뭐. 이런 식 말입니다.

급할 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모두가 어렵지만. 먹고 살기에도 바쁘지만. Slow의 의미를 한번쯤 생각해 볼 때가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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