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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44

봄의 여왕, 얼레지가 좋다. 그냥. 좋습니다. 보기만 해도 행복하니까요. 어제 또 바람 폈습니다. 얼레지랑.^^ 밤나무밭 한가득 얼레지가 피었습니다. 누가 심어 놓은 것 처럼 말입니다. 얼레지만 보면 환장하는 사람이 이런 얼레지 군락을 보고 절대 가냥 지나칠 수 없지요. 그건 예의가 아니니까요. 얼레지도 기분 나쁘죠.^^ 이른 봄 피는 꽃은 많습니다. 지역에 따라 다르기도 하고요. 섬진강 봄꽃은 대한민국 사람들 죄다 불러모으지만 그건 나무꽃입니다. 매화나 산수유같은. 비슷한 시기 산중에는 땅꽃이 피어납니다. 키작은 풀꽃이지요. 키가 커야 한뼘 정도 하는 아주 앙증맞은 꽃들이 대부분입니다. 얼어 붙은 땅에서, 그 여린 새순이 돋아나는 것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자연의 위대함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저는 그런 땅꽃을 좋아합니다. 특히.. 2009. 4. 7.
보물주머니 속에는 비밀이 가득, 현호색 진득한 사람이 있다. 꽃으로 치자면 '현호색' 같은 사람. 너무 흔해서가 아닐까. 하지만 그 기억은 오래간다. 은근한 매력이 아닐 수 없다. 요란하지 않다. 특별히 튀지 않으면서 오랜 여운을 주는. 현호색은 습한 곳을 좋아한다. 계곡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이유다. 지난 밤 비에 촉촉히 젖은 이파리. 꽃잎은 금방이라도 날아 오를 듯 힘이 넘친다. 양귀비과의 여러해살이 풀로 속명 corydalis는 종달새란 뜻의 그리어스에서 유래되었다. 그래서 일까, 꽃잎이 새의 부리를 닮았다. 현호색 꽃말은 '보물주머니, 또는 '비밀'이다. 긴 꽃잎 끄트머리 어디쯤에 보물이라도 숨겨 두었나 보다. 비밀스럽게. 모데미풀이 아닌지.... 하얀 꽃을 피우는 녀석인데. 적상산에 거대한 군락을 이루고 있다. 현호색 무리 속에.. 2009. 4. 3.
눈 속에 핀 적상산 '복수초' 지난밤 비가 내리더니, 적상산에는 눈이 내렸나보다. 집에서 바라 본 능선에 하얗게 눈꽃이 피었다. 3월 마지막 날 만나는 춘설, 근사하잖아~ 혹시 설중 복수초가 나를 간절히 기다릴지도 모르는데... 가자~ 산으로! 춘설 내린 적상산으로! 경고 : 금방 담아 온 따끈따끈한 사진입니다. 뜨거우니 조심하세요....^^ 아니 이게 왠 떡이란 말인가. 아직 잔설이 남은 산자락에 황금빛 복수초가 피었다. 아니 피었다가 춘설에 잔뜩 움추린 모습이다. 워낙 늦게 피는 곳이라 전혀 기대를 안했드만. 때아닌 횡재네.... 유일하게 활짝 핀 녀석. 하지만 매서운 봄바람에 꽃잎은 파르르 떨고 있다. 후~ 불면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은. 가여운 녀석... 햇살이 다가와 주길 기다렸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진 않았지만 약하다... 2009. 3. 31.
종달새를 꿈꾸는 봄의 전령 '현호색' 너무 흔해서일까. 현호색은 제비꽃과 더불어 우리 산야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봄꽃이다. 앙증맞은 모양의 현호색은 낮은 자세로 바짝 엎드리지 않으면 제 모습을 볼 수 없다. 양귀비과의 여러해살이 풀로 속명 corydalis는 종달새란 뜻의 그리어스에서 유래되었다고. 그래서인지 자세히 보니 종달새를 닮았다.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듯 잔뜩 움추린. 볕좋은 날 등산로를 따라 오르다보면 옹기종기 모인 종달새 가족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한창 제철을 맞아 유심히 보지 않아도 될 만큼. 너무 흔해서 귀한대접은 받지 못하지만. 그 아름다움만은 어느 풀꽃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 현호색은 잎모양과 분포 지역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다. 왜현호색, 들현호색, 댓잎현호색, 빗살현호색 등 짖궂은 바람은. 여린 대궁을 마구마구 .. 2009. 3. 28.
늙은. '바람난 여인' 얼레지 간밤에 꽤 거센 눈보라가 지나갔습니다. 우아함을 지키기 위해 안감힘을 쓰던 여인은. 결국. 고개를 떨구고 말았습니다. 늙은. 여인의 자태는. 그래도 곱습니다. 꼿꼿한 허리는. 아직 힘이 느껴지는 대궁은. 마지막까지 우아함을 잃지 않았군요. 눈보라에 갈갈이 찢긴. 처참한 모습 속에서도. 여인의 자존심이 느껴집니다. 사이좋은..... 바람은. 결국. 떼어 놓고 말았습니다. 야속한 바람. 스러지는 순간까지도 우아한 자태를 잃지 않는. 얼레지랍니다. 묘한 표정이군요. 쪽진머리 곱게 빗어 넘기고. 어딜가시려나... 헝크러진 머리. 바람을 원망하진 않습니다. 아직 새파란 청춘은. 늙은 얼레지의 마음을 알까요. 새생명을 부러워 하지도 않습니다. 나도 한때는 말이다.... 장렬히 쓰러져가는 전사처럼. 여인은 그렇게. .. 2009. 3. 26.
복수초. 스러지다. 느린걸음으로 다가왔던 봄이. 우거진 복수초 이파리 사이로 멀어집니다. 변덕쟁이 봄은. 이렇게 서둘러 떠나나 봅니다. 도톰한 털목도리 두루고. 뽀얀 속살을 드러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치렁치렁한 치마에. 새생명을 잉태한. 완숙한 여인의 모습으로 나타났군요. 그래도 좋습니다. 뽀얀 속살 감춰도. 보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니까요. 보이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바람처럼 말입니다. 게으른 녀석들은. 마지막 황금빛을 토해내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그래도. 지난밤 눈보라에 잘 견뎌주었구나. 숲은 어느새. 새옷을 갈아입고 있습니다. 홀로 새벽을 맞이한 복수초는. 그래서 외롭지 않아보입니다. 친구가 생겼으니. 그 여리디 여린 새순에. 노란 꽃이 피더니. 어느새. 거목이 되었습.. 2009. 3. 26.
'바람난 여인(얼레지)' 여기 다 모였네. '바람난 여인'은 얼레지의 꽃말입니다, 오해 없으시길.^^ 예년에 비해 이른 개화를 시작한 봄꽃들을 죄다 만났습니다. 복수초를 시작으로 노루귀, 바람꽃,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얼레지까지. 원없이 만났습니다. 눈이 시리도록. 지난 일요일.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또 다른 얼레지 군락를 만났습니다. 얼레지밭입니다. 꼭 누가 심고 가꾼 것 처럼 '밭'을 이루고 있습니다. 도로에서 빤히 보이는 산자락 밤나무밭입니다. 한적한 지방도로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더군요. 발자국을 보니 제가 처음인 것 같았습니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 진다고 했던가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운전을 하면서도 늘 주변을 두리번 거린 덕분에. 이런 거대한 얼레지 꽃밭을 만난 것 같습니다. 장소는 하동인근입니다. 사진에.. 2009. 3. 24.
매화꽃, 산수유꽃에 이어 벚꽃이 만발한 섬진강 섬진강 자락에는 매화꽃, 산수유꽃, 그리고 벚꽃까지 만발했습니다. 더 정확히는, 동시에 꽃을 피웠습니다. 참 묘한 현상입니다. 매화꽃이 피고, 다음으로 산수유이 피고 질때면 벚꽃이 폈는데.... 꽃이 피고 지는 건 자연의 순리인데. 이 순리에 역행하는 현상이 일어난 것이죠. 위 아래도 없는, 질서가 무너진 것입니다. 아마도. 날씨 탓이겠죠. 더 나아가서는 지구 온난화와도 연관이 있을 겁니다. 지난 금요일 사진입니다. 다시 어제 지나다 보니 19번국도 주변 벚꽃이 거의 다 꽃을 피웠습니다. 매화꽃 보러왔다 벚꽃에 취한 여행자도 보입니다. 화개장터 앞입니다. 완연한 봄날을 만끽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수양벚꽃. 치렁치렁한 머리카락이 다르죠? 보성 녹차밭에 가면 멋진 수양벚꽃 한그루가 서 있습니다. 섬진강에 벚.. 2009. 3. 23.
'바람난 여인' 얼레지와 바람난 남자 바람난 남자가 있습니다. '바람난 여인'이 있으니 바람난 남자가 있을 수 밖에요. 그 주인공은 얼레지입니다. 제 고향 섬진강에 얼레지가 막 꽃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무릎팍이 다 까지도록 뒹굴며, 한나절 잘 놀고 왔습니다. 얼레지의 꽃말은 '바람난 여인'입니다. 누가 붙였는지 기가막힌 꽃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봄에, 얼었던 땅이 막 녹기 시작하는 새봄에,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녀석이니. 그것도 어여쁜 여인이니. 바람 안나고 배길 남자가 있을까요. 사이 좋은 자매군요. 이른 봄에 피는 땅꽃 중에 얼레지 만큼 화려한 꽃이 있을까요. 복수초나 노루귀, 바람꽃 따위는 아주 작습니다. 색감 또한 단색이고요. 하지만 저 얼레지는 분홍, 연보라, 흰색 등 색깔도 다양합니다. 치렁치렁한 치맛자락을 휘날리며 곱고 화.. 2009.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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