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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일기180

오전 10시 50분 글이 좀 뜸했습니다. 게으름 피기 좋은 봄날이니까요. 멍하니 앉아 두어 시간 노닥거리다 보면 하루가 훌쩍 지나갑니다. 봄볕이 가장 따뜻하게 느껴지는 시간입니다. 곧, 나른해집니다. 뒤란 당산나무는 어느새 무성한 초록 옷을 입었습니다. 감나무 잎이 맨 나중에 나옵니다. 산색은 봄인데, 몸은 이미 여름입니다. 한가로운 풍경이죠? 낮밥 먹고 늘어지게 한숨 때리면 딱 좋은 날씹니다. 2011. 5. 17.
폭설 후, 무주 적상산 요 며칠은 눈과의 전쟁이었습니다. 눈을 기다리고, 눈을 즐기지만, 민박집 주인에게 눈은 힘겨운 대상입니다. 얼마나 내린지도, 며칠을 내린지 모르겠습니다. 현재 쌓여 있는 양만 20cm는 될 것 같습니다. 밤부터 다시 눈이 내린다고 하지만, 지금 날씨는 다행이도 맑음입니다. 길은 녹을 테니까요. 완전 무장하고 나갑니다. 간만에 눈 좀 즐겨볼라고요. 저 정도면 눈밭에 굴러도 끄떡 없겠지요?^^ 거짓말 같은 하늘빛입니다. 아침나절까지 눈이 내렸으니까요. 적상산 눈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가고 싶은 맘 굴뚝 같지만 오늘은 좀 쉬어야겠습니다. 가래질을 얼마나 했던지 팔목이 시큰합니다. 이란 말이 무색한가요? 누가 뭐래도 내내 '봄날'이 맞습니다.^^ 체인없이도 잘 내려갑니다. 비료포대 타면 딱이겠죠?^^ 이렇게 멋.. 2010. 12. 29.
개망초밭에 사는 야옹이 주말이면 야옹이가 사라집니다. 펜션 손님들을 피해 어디론가 사라졌다 일요일 오후가 되야 나타납니다. 참 궁금했는데, 그 장소는 바로 개망초밭이었습니다. 사람들을 싫어하는지, 귀찮은건지, 손님들이 몰려오면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일주일 중 최소 금토일 3일은 그렇습니다. 잠깐 얼굴을 보이지만 사료만 먹고, 그것도 눈치 슬슬 보면서 또 사라집니다. 밥상 차려 놓고 먹는 거 지켜봐 줘야 할 정도로. 손님이 없는 날이면 이 집의 주인은 야옹입니다. 온 집안을 뛰어다니고 슬슬 장난까지 걸어 옵니다. 휴가철이면 한달 내내 그럴텐데... 걱정입니다. 야옹아~ 우리 앞으론 주말을 즐겨보자! 2010. 6. 22.
기묘한 야옹이의 잠버릇 야옹이 녀석 잠버릇 하나는 참 고약합니다. 뒹굴뒹굴 구르다 그대로 잠이들면, 거의 묘기대행진 수준입니다. 누굴 닮아 그럴까요... 동물은 주인 발자국 소리에 안심을 합니다. 사람도 그러나요? 아무튼 주인이 없다면 이렇게 편안하게 잘 수 없겠지요. 낮에는 이렇게 종일 잡니다. 주인 뭐하나 감시도 하고, 그렇게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겠지요. 슬슬 장난을 걸면 눈만 슬쩍 떴다 감아버립니다. 귀찮다 이거지요. 마지막, 꼬리 빨기. 엄마가 그리운 걸까요? 꼬리 물고 노는 걸 좋아합니다. 다 큰 녀석이 말입니다. 2010. 6. 16.
심심한 야옹이, 나보고 어쩌라고 심심해~ 놀아줘~ 아마 야옹이가 말을 할 줄 안다면 이렇게 외치고 다닐 겁니다. 눈빛이 그리 말합니다. 나른한 오후 햇살을 피해 요리조리 그늘만 찾아다니면서 말입니다. 나 바뻐, 너랑 놀아 줄 때가 아니란다! 저 눈빛, 아시겠지요? 눌산 발가락을 향해 있습니다. 빈틈만 보이면 장난을 칩니다. 놀아달라고. 놀아주면, 더 놀아달라고 하니, 나보고 어쩌라고. 사진기 들고 나서면 어김없이 졸졸 따라 나섭니다. 저 녀석도 사진 찍히는 걸 아는 모양입니다. 그 틈에도 녀석의 혀는 눌산 발가락에 있습니다. 햇볕이 얼마나 뜨거운지 잠시만 나가도 살갗이 타들어가는 느낌입니다. 야옹이라고 별 수 없지요. 그늘만 찾아 졸졸. 졸졸 따라 다니다, 눈치만 슬슬. 그래서, 저 녀석하고 눈 안 마주칩니다. 무주에도 월드컵 열기가 .. 2010. 6. 10.
저 하늘물에 퐁당 빠지고 싶다 구름 한 점 없는, 기가막히게 파란하늘이 유혹을 합니다. 저 하늘물 속으로 퐁당 빠지면 온 몸에 파란물이 들겠지요?? 딱 적상산 머리 위로만 파란하늘입니다. 눈이 시리도록.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렌즈 속에 먼지는 보이네요. 눌산의 요즘 취미는 빨래입니다. 볕 좋은 날 뽀송뽀송하게 마른 이불을 탈탈 터는 맛 아실런지요. 저 윗동네 아주머니가 사발이를 타고 밭에 가십니다. 아침 한나절, 그리고 늦은 오후에 잠시. 요즘은 너무 더워 한낮에 밭에 나갔다가는 쓰러집니다. 다 요령이지요. 2010. 6. 9.
벌집 퇴치에는 뿌리는 모기약이 최고! '풀과의 전쟁' 만큼 신경쓰이는 일이 '벌과의 전쟁'입니다. 장맛비가 그치고 난 뒤 미당은 그야말로 풀밭입니다. 낫으로 베고, 손으로 뽑고를 반복하며 끊임없이 이어지니까요. 봄부터 여름 내내 풀뽑는 일은 일상입니다. 인내와 지구력의 싸움이죠. 어떤 책에서 보니까 도 닦는 일에 비유했던데,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또 하나, 벌집이 문제입니다. 요녀석들이 앙큼하게도 꼭 구석진 곳에 벌집을 만듭니다. 잘 안보이는 곳들이죠. 갑자기 달려들기도 하죠. 그럼? 벌침 맞는거죠.^^ 하지만 갑자기란 표현은 틀린 얘깁니다. 스스로 위협을 느꼈을때죠. 지난 여름에도 그렇지만 올 해도 손님이 벌에 쏘인 경우는 없고, 저만 피해를 당했습니다. 주인을 알아보나 봅니다. 벌집은 간단하게 퇴치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뿌리는 모기.. 2009. 7. 23.
산중일기 저~기 저 아래. 산중일기 카테고리가 있습니다. 시골살면서 보고 느낀 소소한 일상을 적어보자는 마음이었는데. 일기라는게 국민학교 다닐때나 지금이나 꼬박꼬박 쓴다는게 어렵습니다. 그동안 너무 소홀이 한 것 같아. 앞으로 잘 쓰겠다고 다짐해봅니다. 쓸려고 마음만 먹으면. 하루 하루 한 일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으니까요. 마당에 두어번 나갔다오면 하루가 갑니다. 산골생활이 적적하지 않느냐는 사람들의 질문에. "도시 생활보다 더 바쁜데요."하면 이해하기 힘들겠지요. 하지만. 사실입니다. 아무것도 한 일은 없는데. 하루가 금방가니까요. 아마도. 눈에 보이는 일들이 아니어서겠지요. 손가락을 다친 후 처음으로 나무하러갔습니다. 6월 초까지는 벽난로에 들어갈 땔감이 필요하니까요. 겨울동안 부지런히 한다고 했는데. .. 2009. 3. 24.
아침에 만난 백련 지난 여름 이른 아침. 섬진강 상류 진안 신암리를 지나다 작은 못에 핀 백련을 발견하고 차를 멈췄습니다. 특별히 알려진 관광지가 있는 것도 아니다 보니 지나는 차도 뜸한 한적한 곳이었습니다. 사람도 그렇듯 꽃도 누군가 바라봐 주면 좋아합니다. 관심은 사랑이고 애정의 표현이니까요. 근 한달간. 이런 저런 일로 피곤에 지쳐 아침이면 몸이 무거웠는데 오늘 아침은 많이 가벼워졌습니다. 산중 생활에 익숙해지고 있다는 증거겠지요. 그렇다고 산중 생활을 처음하는 것도 아닙니다. 한 10년은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유독 기온차에 민감한 제 몸은 그걸 받아들이는데 약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한 여름에도 늘 가벼운 자켓 하나쯤 차에 실어놔야 맘이 편할 정도로 급격한 기온차는 몸을 무겁게 합니다. 아무튼. 오늘 아침은 몸.. 2008. 7.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