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전체 글보기2285 감꽃의 추억 감나무는 나무 중에 가장 늦게 잎을 틔운다. 잎이 커서 그런가, 신록이 우거지고 마당에 그늘을 만들 만큼 어느 정도 제모습을 했을 때 감꽃이 피어난다. 팝콘 모양의 감꽃은 피어도 잘 보이지 않는다. 나무 잎에 가리고, 아래를 향하고 있기 때문인데, 무심코 지나친다면 감꽃은 만나기 힘들다. 하지만 꽃이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하면 땅바닥을 나뒹군다. 보기에는 먹음직스러워도 향기도 없을뿐더러 맛또한 떨떠름한 맛. 그 끝에 단맛이 배어 나온다지만 떫은맛이 입안에 배 결국 뱉고 만다. 어릴 적 감꽃을 명주실에 꿰어 목걸이를 만들고, 슬슬 배가 고파지면 팝콘인양 하나씩 떼어먹던 기억들..... "아! 그랬었지." 모두가 추억이다. 2008. 6. 26. 비 개인 후 순식간에 소나기 한 무리가 스쳐 지나간다. 희미한 산안개가 걷히고 드러난 야릇한 몸매는 구천동 청정옥수에 발을 담근다. “할머니 뭐하세요? “ ”풀 매. “ ”징혀, 매도 매도 끝이 없당깨. “ 그렇지 않아도 제철만난 논두렁 잡초가 한바탕 쏟아진 소나기에 한껏 목에 힘을 주고 서 있다. 잠시, 아주 잠시 농사를 지어본 경험이 있어 알지만 이 풀과의 전쟁은 여름 내내 계속된다. 약 올리기라도 하듯 쑥쑥 잘도 자라는 풀은 뒤돌아보면 금세 또 올라와 있을 정도니……. 그 독하다는 제초제 뿌려대는 것도 이해 못할 것도 없다. 제초제에 죽은 땅을 다시 살려내기란 어렵다고 한다. 어디 비단 땅뿐이겠는가. 한번 병든 사람의 마음 또한 되돌아오기가 그리도 힘들지 않던가. 2008. 6. 26. 또 다른 나를 만날 수 있는 펜션을 꿈꾸다. 어느날. 뜬금없는 펜션 주인이 되었습니다. 언젠가. 산장지기의 꿈을 꾼 적은 있지만. 뭐. 따지고 보면 산장이나 펜션이나 크게 다를 건 없을 것 같습니다. 산중에 살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분명 다른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산장이 사람 중심이라면, 펜션은 분위기 중심이지요. 강원도에 미쳐. 오지여행을 하던 시절 산장의 추억이 많습니다. 혼자가도 편한. 혼자가 더 좋은 산장은 산을 닮은 이들이 살고 있습니다. 요즘 흔한 펜션과는 많이 다릅니다.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모닥불에 쏘주잔을 기울이며 자연과 사람을 얘기합니다. 잠시 현실에서 벗어나 또 다른 나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요즘 펜션은 어떨까요? 한마디로 말하면 시설이 다릅니다. 방에 욕실과 화장실이 딸렸고. 여럿.. 2008. 6. 26. 어진 마음 일깨우는 개인산 자락 오지마을 개인동(開仁洞) 천하 제일의 절경을 자랑하는 내린천 상류 미산계곡과 신령스런 약수골 개인동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과 홍천군 내면 일대를 일컬어 우리 땅의 허파라고 표현합니다. 전란과 화전의 영향으로 원시림이란 말조차도 쓸 수 없는 허허벌판에서 새롭게 시작한 우리나라 산림의 현실을 볼때 이 지역 만큼 울창한 수림을 자랑하는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황사가 온나라를 뒤덮을때도 이 지역 만큼은 예외입니다. 숲이 정화작용을 하기 때문이죠. 동네 앞산까지도 해발 1천미터를 오르내릴 만큼 고봉이 첩첩이 두루고 있어 숨겨진 비경 또한 수두룩합니다. 개인동의 들목은 내린천 상류인 미산계곡입니다. '아름다운 산'이란 뜻의 미산(美山)이란 지명에서도 알 수 있듯 빼어난 산세를 자랑합니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법이죠. 크고 작은 수.. 2008. 6. 2. 산길, 물길 끝자락에서 만난 하동(河東) 하동 송림. 1745년(영조 21) 당시 도호부사(都護府使) 전천상(田天詳)이 강바람과 모래바람의 피해를 막을 목적으로 섬진강변에 식재하였다고 전해옵니다. 섬진강 하구의 약 2km에 달하는 드넓은 백사장을 끼고 260년 된 750여 그루의 노송이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송림 앞 섬진강 백사장. 전라북도 진안 데미샘에서 발원한 섬진강이 이곳 하동포구에 이르러 바다를 만납니다. 장장 600리에 달하는 긴 강행의 끝입니다. 하동포구와 멀리 하동 읍내가 바라 보입니다. 강과 바다의 구분이 모호한 분위기가 이색적입니다. 덕분에 바다와 강이 만나는 부근에 서식하는 해산물이 풍부한 곳입니다. 그 유명한 하동 재첩의 산지이기도 하지요. 마침 하동 장날입니다. 역시 해산물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하동장에는 어패류가 .. 2008. 5. 29. 김삿갓 유적지에서 부석사까지 마구령 옛길 트레킹 강원도 영월 김삿갓 유적지에서 경상북도 영주 부석사까지 사라지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편리함을 쫒다보니 옛길 하나쯤 없애는 일이 뭐 대수냐 하겠지만 그 하나쯤은 남겨두면 어떨까 싶다. 터벅터벅 걸어 넘던 길이 어느날 반듯한 포장도로로 바뀌어 있을때의 기분이란, 꼭 뭐 씹은 느낌이랄까. 개발=발전, 이건 결코 아니다. 언젠가, 좀 더 잘 살게 되었을때 포장 된 그 길 다시 뜯어내고 흙먼지 폴폴나는 비포장 도로로 만들지도 모를 일이다. 김삿갓 계곡에 있는 '민화박물관' 조선후기 방랑시인 김삿갓. 짙은 해학과 풍자를 담은 시들을 비롯, 기이한 행동으로 많은 일화를 남긴 김삿갓의 생애와 업적이 이곳 영월군 하동면 와석리에 모셔져 있다. 큰 삿갓을 쓰고 대나무 지팡이 짚고 한평생을 떠돌아다닌 방랑시인 김삿갓의 본.. 2008. 5. 29. 유럽에 알프스가 있다면 이 땅에는 '영남알프스'가 있습니다. 24번 국도 타고 밀양 얼음골에서 가지산 석남사까지 매년 여름이면 신문지상에 발표되는 휴가지 1순위로 강원도를 꼽습니다. 그것은 수려한 자연경관과 함께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산과 계곡이 많기 때문입니다. 강원도에 못지 않은 풍광을 자랑하는 산군이 펼쳐진 곳이 있습니다. 바로 영남의 지붕이라 불리는 영남알프스가 그곳입니다. 유럽에 알프스가 있다면 이 땅에는 '영남알프스'가 있습니다. 밀양 얼음골 입구의 천황사 백두에서 뻗어 내린 산줄기가 경상남북도 도계에서 힘차게 솟구쳐 올라 1천미터급 산 여덟 봉우리의 거대한 산군을 형성하게 되는데. 바로 이곳을 일컬어 '영남의 지붕' 또는 '영남알프스'라 합니다. 영남알프스의 우두머리격인 가지산(1240m)을 중심으로 고헌산(1032.8m) , 간월산(1083.1m),.. 2008. 5. 29. 터널 속에서 와인을 마신다. 청도 와인터널 청도 IC. 신대구부산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청도여행이 한결 쉬워졌습니다. 동대구 분기점에서 28.5km, 부산을 기준해도 60km 내외입니다. 경상북도의 최남단으로 대구의 동남쪽에 위치한 청도하면 감과 소싸움이 떠오릅니다. 새마을 운동의 발상지로도 알려져 있고. 또 청도하면 운문사가 연상됩니다. 운문사의 새벽종소리와 새벽정취는 '청도팔경' 중 하나로 손꼽히기도 합니다. 이상. 제가 알고 있는 청도에 관한 정보입니다. 청도군 화양읍 송금리 산자락에 위치한 와인터널 내부입니다. 2년 전부터 와인 숙성저장고와 카페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청도하면 연상되는 또 하나의 명물로 자리잡은 셈이죠. 사계절 평균 온도가 13-15도를 유지하고 있어 숙성저장고로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청도 와인터널은 .. 2008. 5. 27. 강원도가 좋다. 강원도가 좋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좋습니다. 그래서 이따금. 강원도가 그립습니다. 그리울때 떠나지 못하면 몸살이 납니다. 만만치 않은 거리 덕분에. 자주가지 못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정선 나들이를 했습니다. 이곳에서 정선까지는 다섯 시간 거립니다. 저 처럼. 강원도를 좋아하는 이들의 아지트에서만. 2박을 했습니다. 출발 전에는 나름. 거창한 계획을 세웠드랬습니다. 덕산기 트레킹도 하고. 몸살의 단초가 된 아침가리도 가고. 방태산 자락에 스며들어 키가 큰 나무 숲에서 낮잠도 한숨자고. 하지만 여행이라는 것이. 그렇습니다. 만나는 사람이 좋고. 그때 그때 분위기에 취하다 보면. 때론 눌러 앉기도 합니다. 더욱이 이번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은 하나같이 강원도를 닮았더군요. 그러니 눌러.. 2008. 5. 26. 이전 1 ··· 224 225 226 227 228 229 230 ··· 254 다음 728x90 반응형